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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소울', 차오르는 감각 - 저세상 힐링

작성일: 2021.01.06 03:01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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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울'.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새 인생을 시작하는 날 죽을 순 없어."

조 가드너(제이미 폭스)는 중학교 밴드부 교사다. 정규직을 제안받고도 기쁘지 않은 건, 그의 진정한 꿈이 재즈 피아니스트이기 때문이다. 동경해 마지않던 재즈 쿼텟의 멤버가 돼 저녁 공연을 앞둔 바로 그 날! 너무 흥분했던 걸까, 그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다. 뉴욕의 거리를 벗어난 그의 영혼이 간 곳은 저 세상을 향하는 컨베이어 벨트.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밤 재즈클럽에 가야하는 조 가드너는 잠자코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 어떻게든 세상으로 돌아가려 애쓰던 그가 떨어진 곳은 어린 영혼들이 성장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 조 가드너는 뜻밖에도 지구에 갈 생각이 없는 문제적 영혼 22(티나 페이)의 멘토가 되고, 속셈 다른 두 영혼의 좌충우돌 동행이 펼쳐진다.

'소울'(Soul, 감독 피트 닥터, 탬프 파워스)은 디즈니-픽사가 2021년 처음으로 선보이는 애니메이션이다. 의미심장한 제목에서 감이 오듯, '소울'은 음악와 영혼을 다룬다. 완벽한 가족영화 '코코'(2018)가 먼저 떠오르지만 궤가 좀 다르다. '소울'의 감독은 '인사이드 아웃'의 피트 닥터다. 역작 '인사이드 아웃'에서 감정에 인격을 부여하고 한 사람 속의 알록달록한 우주를 담아냈던 그는 다시한 번 기발한 세계관으로 인간을 탐구하려 한다.

전연령대를 겨냥한 애니메이션답지 않게 '소울'의 질문은 퍽 철학적이다. 사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사람은 어떻게, 왜 태어나는가…. 허나 답하겠답시고 지루한 강의를 펼친다면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피트 닥터 감독은 땀내가 풍길 듯 생생하게 스크린에 옮긴 뉴욕의 삶 너머에 '태어나기 전 세상'과 '머나먼 저 세상'을 창조했다. 특히 '태어나기 전 세상'은 어린 영혼이 기질과 성향을 부여받고 삶의 '불꽃'을 알아가는 곳. 곱게 물든 파스텔 색감에 몽글몽글 보송보송한 질감이 살아있는 비주얼이 꿈결같다. 환상적인 삶 너머 공간과 카메라로 찍은 듯 정교한 삶의 공간이 이루는 대비는 영화의 주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는데, 디즈니-픽사의 기술력이 새삼 실감난다. 

▲ 영화 '소울'.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물론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적재적소에 풍성하게 담긴 선율은 세계적 재즈 뮤지션 존 바티스트가 참여해 완성도를 자랑한다.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제83회 미 아카데미, 제68회 골든 글로브 음악상을 수상한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음악을 맡았다. 무아지경의 황홀경을 저세상과 교집함으로 설정한 점도 센스가 넘친다.

음악이야 말로 내 삶의 '불꽃'이라는 뮤지션과 그 '불꽃'을 찾지 못해 세상에 나가지 못한 영혼의 동행. 그 끝에서 '소울'은 다시 묻는다. 그리하여 그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이었느냐고. 혹여 이런 류의 질문에 심드렁한 이라도 마음이 움직일 순간이 있다. 차오르는 생의 눈부신 감각은 우여곡절 끝에 '소울'을 만난 2021년의 차디찬 계절에 더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공식 초청작. 극장 나들이가 쉽지 않은 요즘이지만 큰 스크린과 훌륭한 음향으로 접하면 더 울림이 있을 작품이다.

1월 20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 영화 '소울'.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 영화 '소울'.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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