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정수빈·박건우·박세혁…"우리가 끌고 간다"
작성일: 2021.02.05 07:2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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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생 트리오 허경민, 정수빈, 박건우는 앞으로 두산 베어스를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2009년 나란히 입단해 주전으로 성장하는 속도는 각자 달랐지만, 지금은 다 같이 대체 불가한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두산은 이번 FA 시장에 나온 허경민과 정수빈을 각각 4+3년 85억원, 6년 56억원에 붙잡으며 가치를 인정해줬다. 구단은 두 선수가 계약한 기간만큼 장기적으로 강팀의 자부심을 이어 가 주길 바랐다. 박건우는 올겨울 FA 이적한 중심 타자 최주환(SK)과 오재일(삼성)의 공백을 채울 1순위 타자로 꼽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건우를 올해 5번타자로 기용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1990년생 트리오와 함께 묶여 팀의 리더로 거론되는 선수가 하나 더 있다. 안방마님 박세혁이다. 박세혁은 빠른 1990년생으로 세 친구보다 한 살이 많지만, 허경민에 따르면 이들과 같이 놀고 싶을 때는 친구를 자처한다. 허경민은 "어떨 때는 무리에 들어오려 하고, 어떨 때는 선배이려 한다. 올해는 확실히 정하자"고 했고, 정수빈은 "1990년생은 1990년생"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박세혁은 두 선수의 반응에 "내가 아버지 어머니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나도 사회에서는 1990년생 나이라 친하게 지내는 것"이라고 답하며 웃었다.
어쨌든 1990년생 4명은 이미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천 1차 스프링캠프의 미담 제조기는 허경민이다. 보상선수로 새로 팀에 합류한 강승호와 박계범, 신인 안재석 등은 "허경민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고 장난을 쳐줘서 긴장이 풀리고 고마웠다"고 입을 모았다. 황경태는 훈련을 마치고 방에서 허경민과 타격 영상을 같이 찾아보며 배우는 게 도움이 된다며 고마워하기도 했다.
허경민은 후배들이 날마다 미담을 전달하고 있다고 하자 "다 밥 사달라고 그런 것"이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그렇게 다들 말해주니 정말 고맙다"고 했다.

박세혁은 "(이)영하랑 (함)덕주가 반등해주면 우리 팀 투수진이 정말 강하다. 둘은 어느 해보다 욕심이 있는 것 같다. 지난해 못 던져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생각하는데, 둘 다 국가대표 투수고 원래 잘하는 선수니까 잘했으면 좋겠다. (이)승진이도 작년 한 해 잘해서 올해도 잘 던졌으면 좋겠고, (이)승진이 (홍)건희, (김)민규 다들 작년 포스트시즌처럼 잘 던졌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나도 어린 나이가 아니라서 젊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해야 할 것 같다. 포수가 앉아서 끌고 가야 하는데 어린 선수들은 많은 경험을 안 해봐서 흔들리는 게 당연하다. 작년에 잘 던진 투수들은 자신감이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대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것, 내 생각만 말하지 않고 들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건우는 중심 타선에서 조금 더 힘을 실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공격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내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책임감이 더 생겼고, 이제는 내가 이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선봉장으로 나서서 기대지 않고 해결하려고 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또 올해는 못해도 내색하지 않고 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수빈은 "이제는 두산에서 고참이 된 것 같고,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많아졌다. 앞으로 계약 기간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열심히, 또 잘해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해온 11년(경찰청 복무 기간 제외)보다 앞으로 6년을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서로에게는 더더욱 장난기가 가득하다. 정수빈은 FA 계약 후 박세혁이 "잘할 수 있지?"라고 물어보자 "늘 하던 대로 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셔도 된다. 반대로 세혁이 형이 더 잘했으면 좋겠다. 내가 반대로 잘할 수 있냐고 질문하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박세혁은 정수빈의 역질문에 "돈 받은 자의 여유다. 자기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웃은 뒤 "잘할 수 있냐 없냐는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의 차이다. 다들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믿고 있다. 이제는 변명할 거 없이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수빈이도 건우도 경민이도 잘해야 한다. 우리 넷이 잘해야 신나지 않을까. 4명이 다 잘한 경기에서 분위기가 좋았던 기억이 있다. 우리가 끌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건우의 기억으로는 2017년부터 김태형 감독, 코치진, 선배 선수들까지 이들에게 팀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조금씩 4년 동안 책임감을 배워왔고, 이제 조금씩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1990년생들이 주축이 된 두산은 어떨지 궁금해지는 2021년이다.
스포티비뉴스=이천,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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