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 인터뷰①] "망친 것 같아요"…오승환·권오준, 함께 돌아본 역대급 은퇴식
작성일: 2021.02.11 10:10
박성윤 기자, 임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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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살얼음판 1점 차 흐름. 어떤 투수가 올라와도 떨릴 것 같은 환경. 그리고 승리. 살얼음판 인생을 20년 가까이 성공적으로 걸어온 두 선수가 있다. 삼성 라이온즈 권오준, 오승환이다.
삼성 왕조가 있던 2000년대 중반과 2010년대 초반. 이들은 삼성의 뒷문을 지켰다. 윽박지르는 듯한 압도적인 투구에 마운드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보여준 이들은 불펜야구의 상징처럼 불렸다. 'K·O 펀치'. 잘 어울리는 별명이다. 말 그대로 상대를 한 번에 휘어잡을 수 있는 펀치를 휘두른 권오준, 오승환을 만났다.
◆ 'K.O 펀치' 전설의 불펜 야구가 시작되다
권오준·오승환의 K.O 펀치 시작은 O.K 펀치가 먼저였다. 2005년 신인이었던 오승환은 선동열 전 감독으로부터 셋업맨 임무를 받았다. 마무리투수가 권오준이었다. 오승환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권오준이 흔들렸다. 선 전 감독은 보직 변경을 결심했다. 오승환이 마무리로 가고 권오준이 셋업맨을 맡으며 OK는 KO로 자리를 바꿨다.
권오준은 당시를 추억하며 "캠프 훈련 때 오승환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강한 선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진지한 오승환이 아직 기억이 난다. 결국에는 시즌 도중에 보직이 바뀌었다. 지금의 오승환이 생길 수 있었던 계기다. 모든 것을 인정한다"며 웃었다. 오승환은 "신인 때는 선배들 대화도 끼지 못했다. (권)오준이형은 큰 산이라고 느껴졌다. 나는 아기였다. 시즌을 치르다 보니 엄청 친해지고, 같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절정은 2006년이다. 권오준은 32홀드로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세웠고, 오승환은 47세이브로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권오준은 "원래는 나는 선발로 준비를 했다. 오승환이 뒤에 있으면서 앞에 있던 투수들은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졌다. 위기 상황이 오더라도 승환이가 항상 잘 막아줬다. 서로 믿음으로 팀이 편하고 강한 팀이 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러면서 그런 분위기가 됐다"고 짚었다.
오승환은 "당시 정말 재미있게 야구를 했다. 개인 성적도 좋고 팀 성적이 좋았다. 동점, 안타 하나로 역전되는 상황, 주자가 있는 상황에 나가면 부담스럽지 않냐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그런데 그걸 진짜 부담이라고 생각하면 진짜 부담으로 다가온다. 나는 반대로 야수들 수비를 많이 믿고 했다. 그때는 정말 재미있게 야구를 했다"며 예전을 추억했다.
◆ 불펜이 이끈 2010년대 삼성 왕조
'K·O 펀치'는 삼성 야구의 뼈대가 됐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삼성은 정규 시즌 5연패, 한국시리즈 5회 연속 진출, 한국시리즈 4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는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기록했는데, 해태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두산 베어스 등 왕조로 불리는 어떤 팀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다.
당시 삼성은 5회까지 리드 시 53연승, 7회까지 리드 시 144연승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었다. 중심에는 정현욱, 오승환, 권오준, 권혁, 안지만으로 이뤄진 'J·O·K·K·A 라인' 막강 불펜진이 있었고 권오준, 오승환은 그들의 중심이 됐다.
권오준은 "기록도 기록이지만, 우리가 하나로 뭉쳐서 운동할 때 기억이 많이 난다. 눈에 불을 켜고 운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경쟁이 엄청났다. 보이지 않은 경쟁이 있었다. 그때 돌이켜보면 운동을 모두가 열심히 했다.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운동량이었다. 선수들이 그때는 강했다"며 보이지 않은, 치열했던 경쟁을 이야기했다.
오승환은 "3000개 이상 투구를 했다. 지금은 스프링캠프 때 던진다는 게… 많이 뛰고 많이 던지고 정말 강했던 것 같다"며 훈련량을 덧붙였다.

◆ 수술 3번도 이겨낸 'K·O 펀치'
팔꿈치 수술은 선수 생명에 영향을 준다. 권오준과 오승환은 힘든 재활을 3번이나 견뎠다. 권오준은 1999년 삼성에 입단하자마자 토미 존 수술을 받았고 2008년 재수술, 2013년 세 번째 토미 존 수술을 했다. 오승환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두 번, 토미 존 수술을 한 번 했다. 2001년 단국대 재학시절 토미존 수술을 했고, 2010년과 2019년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다.
재활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다. 대부분 선수가 재활 과정을 이야기하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과정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야구 선수지만 야구공을 만지지 못하는 고통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회복 과정이 잘 보이지 않는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기도 한다.
권오준은 "평상시 훈련도 그렇겠지만, 자기 자신과 싸움이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서 훈련을 하고 몸을 만들어가냐에 따라 앞으로가 달라진다. 재활하는 시간에 모든 몸을 만들 수 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스트레스를 누르고 휴식을 취하면서 어떻게 하냐에 따라 나중에 결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토미 존 수술 3번이라는 '불굴의 대명사'는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승환은 "재활을 통해서 트레이닝 방법, 야구를 대하는 법이 완전히 달라졌다. 첫 번째 수술을 했을 때 재활을 하면서 운동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체계적인 훈련을 알게 됐다. 수술을 하면서 기회가 됐다"며 수술을 발판 삼아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었고 밝혔다.
◆ 감동의 은퇴식…그리고 홈런 한 방
권오준은 지난해 10월 30일 은퇴식을 가졌다. 22년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그는 시즌 최종전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마지막 마운드에 섰다. 권오준은 삼성이 NC 다이노스에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모창민을 3루수 땅볼로 잡고 마운드를 오승환에게 넘겼다. 공을 건네주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권오준을 향해 오승환은 '90도'로 인사를 했다.
권오준은 "다음날 영상을 보고 알았다. 솔직히 내가 승환이 입장이 돼서 선배를 보내는 자리에 마운드에 올라갔다면, 승환이 행동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사려 깊고 생각이 깊은 친구다. 개인적으로 너무 고맙다. 너무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오승환에게 고마워했다.

그러나 경기에서 오승환은 웃을 수가 없었다. 삼성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2개가 남은 상황. 오승환은 등판하자마자 NC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에게 중월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4-4 동점 경기는 연장 끝에 무승부로 끝을 맺었다. 오승환 블론세이브에 권오준 승리를 눈앞에 뒀던 권오준 은퇴 경기는 무승부로 바뀌었다.
오승환은 당시를 추억하며 "은퇴식을 망친 것 같다. 감동 파괴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감동적인 시간이 1분 만에 없어진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동점이 되고, 승패가 나지 않고 12회까지 갔다. 지금도 생각하면 역대급 은퇴식이었던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를 본 권오준은 "경기 끝나고 팀 회식이 잡혀있었다. 늦은 시간에 회식을 했다.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더라. 시간만 길어졌다고 나한테 사과를 했다. 그때 승환이에게 '그래도 나를 빨리 보내주기 싫어서 그런 상황이 일어난 것 같다' 좋게 생각하려고 하니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감동파괴자' 이런 이야기는 자기가 미안하니까 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 승환이한테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가 하나 맞은 것이다. 타이밍이 안 좋긴 했지만, 그 점에서는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며 오승환을 달랬다.
<2편에 계속>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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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윤 기자, 임창만 기자 ps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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