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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화 "긴 무명, '미스트롯2'으로 기회 얻었는데…엄마 건강하길"[인터뷰S]

작성일: 2021.04.03 11:00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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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화.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가수 윤태화를 처음 보자마자 김태연이 '미스트롯2'에서 한 말이 생각났다. "연기대상에 나오는 사람 같다!" 아름다운 비주얼과 온화한 표정이 카메라에 덜 담겨 아쉬움이 절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태화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말로 아름다운 것은 윤태화의 고운 심성이었다. 윤태화는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가족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트로트를 향한 진정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2009년 만 19세 어린 나이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윤태화는 세 번의 싱글과 정규 앨범을 발매했지만, 이렇다 할 히트곡 없이 긴 무명생활을 보냈다. 지칠 법도 했지만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는 윤태화는 TV조선 '미스트롯2' 현역부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연이어 흥하다 보니 경연에 안 나가면 도태될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나라는 가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 저를 테스트하고 싶기도 했다. '설마 12년 가수 활동이 그냥 흘러간 세월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내려놓고 냉정히 보고 싶었다."

윤태화는 긴 무명생활은 그저 허송세월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미스트롯2'에서 가장 먼저 진은 차지,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당시 '님이여'라는 곡으로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고 마스터 오디션 진이 되면서, 단번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경연 곡을 준비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스트롯2'에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졌는데,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쓰러져 경연곡까지 바꿔야 했다.

"그렇게 도전했는데 100인 마스터 오디션을 보기 전에 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여러모로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내가 노래를 잘해서 쓰러진 어머니를 한번 일으켜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그런데 진을 할지는 몰랐다. 진으로 호명되는 순간 12년의 무명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치더라.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이 들면서 엄청 울었다."

우승 후보로 계속해서 거론됐지만 윤태화의 도전은 준결승전까지였다.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최종 13위로 '미스트롯2'을 마무리한 그는 자신이 결승에 올라가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악플에 대해 언급했다.

"저는 슬프거나 진지한 상황을 싫어한다. 슬픈 이야기를 하고 나면 웃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일대일 데스매치때 (홍)지윤이에게 재밌게 이야기한 것인데 그게 오해를 좀 샀다. 친한 사이라 한 이야기였고, 앞뒤 상황도 있었는데 악플이 좀 달렸다. 사실 당시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결승에 가지 못할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준결승 녹화 당시만 해도 저에 대한 악플이 많았기 때문이다. 언택트 투표와 대국민 투표 비율이 많이 차지해, 이미 떨어질 것을 알고 마음을 비웠다. 이후 제가 좀 엉뚱하고 가식 없는 캐릭터로 알아주시기도 했는데, 당시만 해도 인기가 없었다(웃음)."

담담하게 당시를 떠올렸지만 처음 받아본 악플에 대한 상처는 꽤 컸단다. 그럼에도 많은 팬들이 자신을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윤태화는 '미스트롯2'이 인생의 은인이라고. "사람들이 아예 몰랐던 윤태화를 조금이라도 알아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미스트롯2'에 정말 고맙다. 인생의 은인이 몇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미스트롯2'다."

다만 어머니의 건강이 가장 염려된다고 걱정했다.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완전히 호전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무대도 제대로 못 봤다며 아쉬워했다. "엄마가 아직 인지가 완전히 돌아온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제 무대를 보고 환호하거나 감격에 겨워하시진 않는다. 그냥 물리적으로 무대를 눈으로 본다 정도다. 그래서 저는 엄마가 무대를 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히 최근 재수술이 잘 됐다. 수술 이후에 엄마가 좋아지셨다, 안 좋아지셨다 하는 상황이다. 열심히 재활하고 계신다. 코로나 때문에 면회도 안 돼서 동생이 대부분 왔다 갔다 하면서 외래 진료도 봐주고 도와주고 있다."

윤태화가 가장 아쉬운 것은 트로트를 시작했던 이유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가정 형편으로 할머니 손에서 큰 윤태화는 자연스럽게 트로트를 즐겨 들으며 자랐다. 그런데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생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래서 할머니가 생전 바랐던 트로트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저는 할머니 품에서 자랐다. 엄마가 돈을 보내주고, 할머니가 키워 주신 것이다. 그래서 트로트도 즐겨 듣고 자랐다. 할머니는 제가 트로트 가수가 되는 것을 엄청 원하셨다. 그래서 대학에서 실용 음악과를 전공했던 저는 졸업 후에 트로트 가수가 되겠다고 했다. 그런데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 대학 다녀서 뭐 하겠나 싶더라.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트로트 가수로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다. 그렇게 급하게 시작했는데 12년 동안 너무 안되더라."

준비없는 이별은 큰 상처였을 터다. 그래서 이번 '미스트롯2' 결승전에서는 할머니를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아쉽게도 결승전에서는 부르지 못했지만, 그는 지난 25일 방송된 '미스트롯2 토크콘서트'에서 '못다부른 인생곡'으로 무대를 선보였다. 이 무대 영상은 이날 클립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29일 기준)를 기록했다.

"마음이 준비되어있는 이별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준비도 안 돼 있는 상황에서 할머니를 못 보게 된다는 아픔이 컸다. 마음에는 큰 상처로 자리 잡고 있지만, 노래에서 애절함이 접목되더라. '미스트롯2' 결승에 가면 할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를 부르고 싶었다. 그 가사가 '살아생전 옷 한 벌 못 해주고, 죽어서야 배 옷 한번 해드렸네'라는 내용이 있는데 확 와닿았다. 2절에는 '내가 열심히 살아야 당신을 만나는 길이다'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들고 이 세상을 훌훌 털고 떠나고 싶어도, 가수를 포기 안 한 이유는 1년에 한 번 할머니 납골당에 찾아뵐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윤태화. ⓒ스포티비뉴스

갑작스러운 이별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수로 생계유지도 어려웠다. 자신이 가장으로 가족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가수를 시작했지만 돈을 벌지 못해 서러웠단다.

"사실 음악과 노래가 좋아서 가수를 한 것도 있지만, 가장으로서 내가 잘하는 것으로 돈을 벌고 가족들과 행복해지려 시작했다. 그런데 돈을 못 버니 제일 서글펐다. 특히 엄마를 고생시키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엄마에게 고생을 안 시키려고 가수를 시작했는데, 고생시키다 보니 불효녀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힘든 시간을 버틴 원동력에 대한 답도 놀라웠다. 윤태화는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보낼 때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고. 가수 활동도 계속 이어가고 싶었고, 가족에 대한 책임도 다하고 싶었던 윤태화는 아르바이트를 멈출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엄마에게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아르바이트를 멈출 수 없었다. 당구장, 스크린 골프, 라이브 카페 등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돈을 얼마 벌면 최소한의 제 식비만 빼고 엄마에게 보내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저에게는 위안이었다. '비록 지금 가수 활동이 없지만, 나는 가수를 계속 할 거고 엄마에게 할 도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었다. 가수라는 내 꿈만 꾸자고 엄마와 가족들을 방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증명하고 싶었다. 그렇게 버텨왔다. 이제야 기회가 생겨서 잘 됐는데 엄마가 아프시다."

이제야 '미스트롯2'를 통해 빛을 보게 된 윤태화지만, 어머니가 쓰려지셨다. "기회가 생겨서 잘 됐는데, 이제는 엄마가 아프시다"며 지금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런 만큼 윤태화는 좋은 신곡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그리고 많은 이들을 위로하고 싶단다.

"사실 전 트로트가 붐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정서적인 면에서 트로트를 좋아하게 됐는데, 제 노래를 듣고 위로받았다고 해주실 때 트로트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좋은 신곡을 발표하는 것이 제 목표다. 제가 매일 하는 말이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유명하면 많은 노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신곡을 몇 곡씩 낼 수도 있다. 그런 노래를 발표하면 대중들도, 그리고 우리 엄마도 좋아하실 것 같다."

▲ 윤태화.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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