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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비극, 반성 있어야" 안성기가 그린 5.18 '아들의 이름으로'[종합]

작성일: 2021.04.28 17:04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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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윤유선, 안성기, 이세은.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제공|엣나인필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부끄러운 비극이 있었습니다."(안성기) "왜 당시의 책임자들은 반성하지 않는가."(이정국 감독)

안성기가 그린 2021년의 광주 이야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가 정식 개봉을 앞두고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2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안성기와 윤유선, 이세은 그리고 이정국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들의 이름으로'는 1980년 5월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반성 없는 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과거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들과 과거를 책임지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반성이 무엇인가를 묻는다.

▲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안성기. 제공|엣나인필름
'국민배우' 안성기가 주연을 맡았다. 그는 대리운전기사로 일하지만 과거 1980년의 광주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오채근을 맡아 극 전반을 이끌었다.

지난해 10월 과로와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 우려를 자아냈던 안성기는 이후 처음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건재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 영화 찍은지 벌써 2년이 가깝게 됐다. 작년에 개봉하려다가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됐다. 이제라도 개봉하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채근이 복수를 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감정들이 쌓여가지 않으면 설득력도 없고 감동도 없을 것 같아서 한 신 한 신 찍어나가면서 그런 감정들을 쌓아가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안성기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데 대해 "5.18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주제를 갖더라도 그 작품이 가진 진정성과 완성도가 있다면 당연히 한다. 이번 '아들의 이름으로' 역시 그런 느낌이 저에게 왔기 때문에 같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 40년 전에 부끄러운 비극이 있었다. 관심있는 사람은 찾아보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면서 "그 아픔과 고통은 아직도 이어져오고 있고, 어떻게든 짚고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몫은 기성세대의 몫만은 아니며 젊은 층이 또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관심을 가지고 남아있는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직접 액션과 등반 장면 등을 소화한 안성기는 "힘든 것은 없었다. 평소에 체력 관리를 잘해서 괜찮았다"고 언급하기도. 그는 "액션신은 짧지만 상당히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했다. 임팩트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나름 했다. 괜찮았어요?"라고 질문하며 "괜찮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이정국 감독. 제공|엣나인필름
30여 년 전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장편 극 영화 '부활의 노래'(1990)로 데뷔했던 이정국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30여 년 만에 다시 광주의 이야기로 관객과 만나게 된 이정국 감독은 "'부활의 노래'로 데뷔한지 30년 만에 2막으로 '아들의 노래'로 여러분을 만나게 돼 반갑다"고 인사하며 "수많은 증언록을 읽고 나서 이걸 다시 한 번 언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 큰 작품을 준비했다가, 트라우마를 다룬 현재의 관점에서 영화를 풀어봐야겠다 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정국 감독은 "늘 아쉽고 분노했던 것이 왜 당시의 책임자들은 반성하지 않는가였다. 예전에 만든 다큐멘터리가 토대가 돼 이번 영화의 토대가 됐다"면서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말,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말 등 이런 명언을 바탕으로 이번 영화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정국 감독은 "직접 책임자가 아닌, 그 명령을 받았던 가해자들은 어땠을까 생각했다. 이전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그런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 역시 명령에 의해서 했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 가족에게도 말하기 부끄럽다고 하더라"라며 밝히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정국 감독, 윤유선, 안성기, 이세은.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언론배급시사회. 제공|엣나인필름
실제 많은 광주 시민들이 영화에 출연하거나 참여했으며, 대부분의 장면을 광주에서 촬영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개봉에 앞서 광주 상영을 통해 광주 시민들을 만났다는 이정국 감독은 "현실로 못하는 것을 영화로 해 주어 고맙다고 하시더라. 많은 분들이 우셨다. 그럴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감독은 특히 안성기에 대해 "예산이 많지 않아 큰 배우를 잡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누군가가 이 역할을 안성기씨가 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하더라. 안면은 있지만 친하지 않은 사이였다. 대본을 보냈는데 다음날 만나자고 연락이 오셨다. 바로 시나리오를 잘 보셨다고 하시면서 관심을 보여주셨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예산도 스태프도 충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시더라. 출연이 불발된 다른 배우가 있었는데 전화위복이 됐다"고 웃음지었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윤유선. 제공|엣나인필름
배우 윤유선은 오채근의 단골 식단 종업원이자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 유가족인 진희 역을 맡아 힘을 보탰다. 실제 광주 유가족들을 만나 자연에 순응하듯 살아가는 이들을 계속 어둡지 않도록, 씩씩하게 그려냈다고.

윤유선은 "좋은 선배님과 오래동안 준비하신 감독님, 후배들과 영화를 찍게 돼 좋았다.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려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따뜻한 드라마가 있었다. 출연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윤유선은 "5.18에 대해서 많이 몰랐다. 어려서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크고 나서도 오해가 많았던 것 같다. 요즘 미얀마 뉴스를 보면서 저런 상황인데 우리가 몰랐고 오해하기도 했구나 생각이 들어 미안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했다. 연기자로서 이렇게라도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윤유선은 "역사를 알고 관심을 가져야 앞으로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저도 모르고 많은 분들이 몰라서 오해하고 서로 서운하고 미워하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극단적인 감정을 가지고 계신다"고 안타까워 하며 "조금 더 알고 서로의 상처를 어우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젊은 세대들은 어른들이 미처 하지 못한 사과와 용서를 하면서 역사를 바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이세은. 제공|엣나인필름
이세은은 오채근의 과거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 세미 역을 맡아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다. 이세은의 스크린 복귀 는 '그해 여름'(2006) 이후 15년 만이며, 연기 복귀는 드라마 '근초고왕'(2010) 이후 11년 만이다.

이세은은 "오랜만에 작품에 복귀하게 됐다. 쟁쟁하신, 말로 설명이 필요없는 존경하는 선배님과 작품을 하게 돼 영광이었다"고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세은은 이어 "선택했다기보다 감사하게도 선택된 것 같다"며 "주제가 무거운데도 불구하고 소설을 읽는 것처럼 스토리의 힘이 있었다. 거창하기보다는 세세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인물을 터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표현이 매력있게 다가온 것 같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세은은 "복귀작으로서 여러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점에서는 출연하는 자체가 영광이었다. 당연히 열심히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는 오는 5월 12일 개봉을 앞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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