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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아들의 이름으로' 가해자의 눈으로 본 현재진행형 광주

작성일: 2021.05.12 09:0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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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제공|엣나인필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영화 '아들의 이름으로'(감독 이정국, 제작 영화사 혼)는 1980년 광주의 비극 이후 반성 없는 세상을 향한 복수를 이야기한다. 강풀 원작의 '26년'(감독 조근현)이 떠오르지만 그 결은 다소 다르다. 피해자 아닌 가해자를 주인공 삼아 또 다른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주인공은 1980년 광주에 있었던 오채근(안성기)이다. 세상을 등지려 했던 그가 마음을 고쳐먹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40년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광주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그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이들의 밥집을 수시로 드나들며, 사람들을 수소문해 소식을 캐고, 대리운전 기사로서 당시 군 지휘부였던 박기준(박근형)에게 접근한다. 그가 언듯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조금씩 드러난다. 모든 건 아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광주의 책임자를 단죄하려 한다.

그 모두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광주의 비극을 드러낸다. 멀쩡한 듯 살아가지만 가끔씩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 역사가 평가해줄 거라며 기고만장한 사람들의 사이, 괴로워하던 오채근의 반성과 복수가 펼쳐진다. 현재를 배경으로 가해자의 시선에서 광주를 바라보는 '아들의 이름으로'는 그 중에서도 영화는 '복수'보다 '반성'에 방점을 찍는다.

감독은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소크라테스) "악행에 대한 고백은 선행의 시작이다"(아우그스티누스) 등 명언을 통해 주제의식을 선명히 드러낸다. 피카소가 그린 1951년 작품 '한국에서의 학살', 미셸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따온 고통은 철저히 경험함으로서만 극복할 수 있다는 대사 등도 마찬가지다.

묵직한 메시지에 비해 만듦새가 투박하고 덜컹거리는 대목이 곳곳에 눈에 띈다. 그러나 오채근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가며 그의 사연과 비밀이 하나하나 풀리는 구성과 전개는 뒤로 갈수록 힘을 발휘한다. 긴장감과 흡인력이 상당해 어느 하나 눈을 떼기 어렵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담은 '부활의 노래'(1990)로 데뷔한 이정국 감독은 30년 만에 다시 광주를 이야기하며 학교폭력, 태극기부대, 국정농단, 유튜브 등을 더해 현재진행형의 비극을 되새기게 했다.

'화려한 휴가'(2007)에서 광주의 시민군이 됐던 안성기의 출연은 자체가 '아들의 이름으로'의 다른 시선과 메시지를 함축하는 듯하다. 영화의 취지와 이야기의 힘에 공감해 노개런티 출연을 결정한 그는 '안성기의 영화'라는 설명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윤유선, 박근형, 이세은, 정보석, 송영창, 김희찬 등 묵직한 배우군단이 힘을 더했다.

5월 1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0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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