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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강한가?" 태권도 버렸던 파이터가 대답하길…

작성일: 2016.01.28 07:13 이교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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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태권도는 강한가?"

로드FC 밴텀급 파이터 문제훈(31, 옥타곤 멀티짐)은 답한다. "강하다. 종합격투기에서 충분히 통한다."

최근 빠르고 정확한 발차기를 내세운 태권도 출신 '키커(kicker)'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앤서니 페티스는 모두가 경계하는 발차기의 소유자다. 'US 태권도 오픈' 3위 제임스 문타스리, 'TUF 라틴 아메리카' 우승자 야이르 로드리게즈도 옥타곤에서 태권도 돌려차기를 마음껏 뿌리고 있다.

레슬링, 무에타이, 복싱, 유도, 주짓수 등 다양한 투기 종목이 섞인 종합격투기에서 태권도나 가라테 발차기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엔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외면당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종합격투기에 맞게 기술을 개량하고 활용하는 실험이 꽤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격투기형 태권도'를 완성하려는 움직임은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도 뜨겁다. TOP FC 밴텀급 챔피언으로 최근 미국 괌 PXC 밴텀급 타이틀까지 차지한 곽관호,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낸 로드FC 페더급 홍영기, 그리고 오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로드FC 28'에서 일본의 네즈 유타(34)와 만나는 문제훈 등이 대표적인 개척자들이다.

그 가운데 문제훈은 가장 오랫동안 담금질을 해 온 '태권도 파이터'다. 부흥중학교, 관악정보산업고등학교, 우석대학교에서 태권도 선수 생활을 했고 2008년 종합격투기 훈련을 시작한 뒤 2009년 프로에 데뷔했다.

전적은 6승 7패. 지기도 많이 졌다. 태권도 선수에서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변태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태권도에서 빠져나오려 애썼다. 일부러 발차기를 하지 않았다. 익숙한 것과 거리를 뒀다. 주짓수 훈련에 매진했고, 경기는 펀치 공격 위주로 풀었다.

"사실 태권도를 내려놓자는 생각으로 이 운동을 시작했다. 주짓수도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서서만 싸우다가 누워서 뭔가 해 보려니 답답할 때가 많았다. 톱 포지션의 상대에게 눌려 있을 땐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주짓수의 체계를 알아가면서 점점 재미를 느꼈다. 발차기는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가드를 바짝 올리고 펀치 연습에 충실했다. 자연스럽게 펀치를 앞세운 타격전을 즐기게 됐고, 펀치 KO승에 중독돼 갔다."

파이터가 됐다고 느낄 때쯤, 그는 다시 태권도 발차기를 장착했다. 2014년 8월 '로드FC 18' 마르코스 비나 전에서 태권도 스텝을 통통 밟기 시작하더니 날랜 돌려차기로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중단 돌려차기(미들킥)'로 1라운드 2분 30초 만에 KO승했다.

이후 김민우 전에선 나래차기 등 태권도 특유의 기술들도 선보였다. 발차기만 하던 태권도 선수→발차기를 봉인하고 주먹만 휘두르는 종합격투기 파이터→태권도 발차기를 효과적으로 쓰는 종합격투기 파이터로 진화했다. 역설적으로 태권도를 완전히 버린 뒤에야 태권도를 얻을 수 있었다.

최근 왼쪽 가슴에 한글로 '태권도' 문신을 크게 새긴 것도 비로소 태권도 파이터가 됐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정체성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문신을 했다. 이번 경기에서 처음으로 팬들에게 문신을 보이게 돼 설렌다"며 웃었다.

문제훈은 이번 경기에서 '문제훈 버전 종합격투기형 태권도'를 다듬기 위한 실험을 이어 간다. 네즈 유타는 19승 1무 7패로 경험 많은 베테랑. 지난해 8월 '로드FC 25'에서 박형근에게 1라운드 21초 만에 TKO승했다. 특히 미들킥에 이은 하이킥 연결 공격이 돋보였다. 만만치 않은 상대다.

문제훈은 "발차기 좀 할 줄 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태권도 발차기에 미치지 못한다. 경기 스타일에서 내게 크게 위협적인 선수는 아니다. 지난해 로드FC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졌기 때문에, 다시 승수를 쌓아야 한다. 네즈 유타를 꺾고 연승을 시작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프로레슬러는 강합니다."

1997년 12월 21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UFC 일본 대회(UFC Japan)'에서 헤비급 토너먼트 우승을 차지한 사쿠라바 가즈시가 한 말이다. 브라질 주짓수를 향한 일본 프로레슬링의 반격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사쿠라바는 프라이드에서 '그레이시 헌터'로 명성을 쌓았다.

네즈 유타에게 승리한다면 문제훈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태권도는 강합니다."

'종합격투기형 태권도'가 그렇게 날갯짓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로드FC 028 대진

[미들급 타이틀전] 후쿠다 리키 VS 차정환
[밴텀급] 문제훈 VS 네즈 유타
[밴텀급] 권민석 VS 알라텡헬리
[아톰급] 박정은 VS 류사오니
[페더급] 조병옥 VS 김형수

■ 로드FC 영건스 26 대진

[페더급] 하태운 VS 얀보
[라이트급] 박찬솔 VS 루카이
[미들급] 최인용 VS 최원준
[밴텀급] 서진수 VS 윤호영
[플라이급] 채종헌 VS 박수완
[밴텀급] 김용근 VS 이윤진

[사진] 문제훈 ⓒ로드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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