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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포스트 김연아' 갈증, 이번에는 해소될까

작성일: 2016.02.05 05:41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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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26)는 여전히 거대한 산이다. 김연아 이후 등장한 후배들에게 '포스트 김연아' 또는 '연아 키즈'라는 명칭이 붙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그가 남긴 발자국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또한 김연아의 뒤를 이어 국제 대회에서 선전할 새로운 인재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동안 적지 않은 유망주들이 등장했다. 10대 초반 3회전 점프 다섯 가지(토루프 살코 루프 플립 러츠)를 모두 익히고 빠른 속도로 성장한 이들이 속속 나타났다. 그러나 1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갔을 때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새로운 기대주들이 출현했다. 유영(11, 문원초)과 임은수(12, 응봉초) 그리고 김예림(12, 군포양정초)은 올 겨울 빙판을 뜨겁게 달궜다.

유영은 지난달 초 서울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0회 전국남녀종합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11살의 나이에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그는 김연아가 갖고 있던 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넘어섰다.

4일 막을 내린 제 97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는 여자 초등부 3위에 올랐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얼음에 스케이트날이 끼어 프로그램의 흐름을 이어 가지 못했다. 그는 싯스핀을 건너뛰었고 이 기술은 0점으로 처리됐다.

'피겨스케이팅 신동'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은 유영은 "그동안 너무 들떠 있었다. 앞으로 자만하지 않고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동계체전에서 떠오른 기대주는 임은수다. 올해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부 3위에 오른 그는 동계체전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며 여자 초등부 1위에 올랐다. 총점 174.55점을 받은 임은수는 회전력과 비거리가 뛰어난 점프가 일품이다.

임은수는 "우승한 것보다 클린 연기를 한 것이 더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에 대해 그는 "트리플 악셀이나 쿼드러플(4회전) 점프가 필요한 시기가 오는 것 같다"며 "내 꿈에 다가서려면 이러한 준비를 잘해야 할 거 같다. (김)연아 언니처럼 되는 것이 꿈이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며 당차게 말했다.

김예림은 총점 173.20점으로 임은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임은수의 점수에 1.35점이 모자란 김예림은 프리스케이팅을 깨끗하게 해냈다. 프로그램 중반에 시도한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인상적이었다. 기술점수(TES)에서는 67.07점을 받으며 66.92점을 받은 임은수를 앞질렀다. 예술점수(PCS)가 승부를 결정 지었다. 임은수는 예술점수 49.32점을 받았고 김예림은 46.68점을 기록했다.

이번 동계체전 여자 초등부 A조에 출전한 유망주 3인의 기량은 큰 차이가 없다. 피겨스케이팅 전문가 대부분이 "이들의 실력 차는 없다. 경기 당일 컨디션과 집중력이 승패를 결정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다시 찾아온 기회 잡을 수 있을까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3인의 등장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기회다. 과거 '연아 키즈'로 불린 선수들이 선전했을 때 지금과 비슷하게 흥분했고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특별했다. 그러나 '포스트 김연아'에 대한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임은수와 김예림 그리고 유영은 분명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앞으로 성장을 지켜봐야 한다.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가운데 하루아침에 사라진 이들이 적지 않다. 갑작스런 부상과 체형 변화가 이들의 성장에 발목을 잡는다. 또한 좋지 않은 훈련 환경과 부실한 육성 시스템, 선수에게 맞지 않는 지도 방법도 성장에 제동을 건다.

유영은 지난해 1월 최연소 국가 대표로 발탁됐다. 그러나 올해 1월 1일부터 2003년 이전에 태어난 선수만 국가 대표 자격이 주어지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유영은 어쩔 수 없이 태극 마크를 반납하고 훈련장인 태릉실내아이스링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달 17일 '빙상 영재'를 위한 육성 시스템으로 유영이 계속 태릉에서 훈련하도록 조치했다. 임은수와 김예림의 경우 새로운 규정에서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국가 대표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빙판 위에서 펼쳐지는 점프와 안무 그리고 부드러운 스케이팅의 향연, 이러한 요소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기 위해 선수는 얼음을 녹일 정도로 땀을 흘린다. 프로그램을 실수 없이 마치기 위해서는 기술의 완성도는 물론 실전에서 강한 정신력도 필요하다.임은수 김예림 유영은 '완성된 선수'가 아닌 '미완의 기대주'다.

이들은 앞으로 행보에 따라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고 평범한 선수로 떨어질 수 있다. 임은수 김예림 유영은 "김연아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공통된 꿈을 밝혔다. 어린 나이지만 순위나 점수보다 프로그램 클린에 집중하겠다는 성숙한 자세도 가졌다.

프로그램 클린을 위해 달려가는 과정은 쉽지 않다. 선수의 성장이 어려운 만큼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도 만만치 않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이미 많은 과오를 경험했고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3인의 등장이 '포스트 김연아' 갈증을 해결한 것은 아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로 찾아갈 길을 제시했을 뿐이다.

[영상1] 임은수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류도흔 촬영감독, 배정호 편집

[영상2] 유영 인터뷰 ⓒ 스포티비뉴스 류도흔 촬영감독, 배정호 편집

[사진1] 김연아(가운데) 임은수(오른쪽) 안소현(왼쪽)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2] 유영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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