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레오스 카락스가 왔다…'아네트' 뒷이야기부터 한국행 24시간까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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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5일째인 10일 부산 KNN시어터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아네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9년 만에 신작 '아네트'를 선보이며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참석, 부산에서의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레오스 카락스는 '소년 소녀를 만나다'(1984), '나쁜 피'(1986), '퐁네프의 연인들'(1991), '폴라 X'(1999), '홀리 모터스'(2012)를 연출한 프랑스의 대표 영화감독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아네트'는 그가 9년만에 선보인 신작이자 첫 영어 영화. 오페라 여가수와 스탠드업 코미디언 사이에 아네트라는 딸이 태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로, 마리옹 꼬띠아르, 아담 드라이버 등이 출연했으며, 미국 록밴드 스파크스가 참여했다.
레오스 카락스는 '아네트'에 대해 "제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스파크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이분들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다"면서 "장녀스럽게 함께하게 됐다. 뮤지션과 일하는 것이 걱정되기도 했다. 만들어준 음악을 안 좋아하게 도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었는데 운이 좋았다. 어려서부터 들어온 음악이기에 굉장히 편안했다"고 말했다. 스파크스가 제안한 15곡의 노래를 모두 극에서 활용했다고.
늘 뮤지컬 영화와 영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대사 전부를 노래로 하고자 했다. 쉽지는 않았다"면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세계라고 하다면 화장실을 가거나 섹스를 하더라도 다들 노래를 할 수밖에 없다. 노래만 한다는 것이 이상하기도 할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그것이 출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극중 클래식 오페라의 프리마돈나인 여주인공을 언급하면서 "클래식 오페라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죽는다. 목졸리거나, 아프거나, 자살하거나 어떤 이유에서건 죽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죽을 때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른다. 그것을 아리아라고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오페라 가수인 아내와 스탠드업 코미디언 남편의 대조가 흥미롭다고 생각했다면서 "높은 곳에서 아래를 쳐다보면 떨어질 것 같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래를 쳐다봤을 때 그렇다. 심연에 대한 공감, 동정이 생긴다. 오페라같은 영화, 심연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도 말했다.

'아네트'에는 부부의 딸 아네트로 인형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또 아담 드라이버와 마리옹 꼬띠아르 등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두 대세 배우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이에 대해 감독은 "0~5세인데 노래를 할 수 있는 아기 배우를 찾지 못했다"며 "불가능에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3D 이미지를 후반작업에서 구현할까도 했지만 배우들이 아네트와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형(puppet) 밖에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담 드라이버의 경우 처음부터 염두에 둔 배우였다면서, 8년 전 '아네트'를 구상할 때는 너무 어렸지만 지금은 적당한 나이가 돼 출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상대역으로 미국 여배우를 찾다가 결국 프랑스 출신인 마리옹 꼬띠아르를 캐스팅했다며 "아담과 잘 어울렸다. 아름다운 커플이었다"고 만족해 했다. 두 사람은 모두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며 촬영을 해냈다는 후문이다.
더불어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영화를 잘 보지 않아 좋아하는 배우가 없다"면서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 훌륭한 배우를 많이 만났지만 같이 일을 하지 않고 싶었던 경우도 있다"고 밝혀기도 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할 때 대본을 바로 주지 않고 먼저 만난다. 잘 맞지 않으면 대본을 먼저 전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면서 "사실 직접 만나면 따분한 분들도 많다. 아무리 훌륭한 배우라도 따분한 분들과는 잘 어울릴 수가 없다"고 부연했다. 여러 편을 작업했던 드니 라방이나 아담 드라이버의 경우 "굉장히 흥미로운 분들"이라며 "여러분도 보시고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이유도 들을 수 있었다. "16~25세 때 많은 영화를 봤다"는 그는 프랑스와 할리우드는 물론이고 다양한 영화들을 접했지만 불면증이 있고, 또 집에서는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고 코로나19 상황을 간접 언급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좋지 않은 영화도 영감을 줬지만, 요즘은 좋지 않은 영화를 보면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는 "신뢰할만한 영화가 있다면 보지만, 그것이 점점 더 드물어진다"고 밝히는 한편 한국 영화 중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많이 봤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나오는 배우들이 상당히 좋다. 이름은 다 기억나지 않지만 아주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올해 우여곡절 끝에 부산에 도착한 터. 당초 지난 8일 입국, 9일부터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일정을 시작하려 했던 그는 항공편 운항 스케줄 차질로 입국이 하루 늦어지며 기자회견 등 일정을 연기해야 했다. 그는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 ktx를 타고 늦은 밤 부산에 도착했으며, 그 과정에서 수차례 PCR 검사를 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막 도착을 했다. 온 지 24시간이 되지 않는다"면서 "비행기를 타고, 기차도 타고 24시간 가까이가 걸렸다. 도착하니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스고 있었다"면서 "(부산에 온 소감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와서 기쁘다"고 답했다.
'아네트' 촬영을 마친 뒤 코로나19로 프랑스에 봉쇄 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힌 그는 "영화관은 아닐 수 있지만 플랫폼(OTT)에서 영화가 상영됐다. 다들 집에서 머물러야 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이런 플랫폼들이 많은 이득을 누리고 있다. 냉소적일 수도 있고 슬프기도 하다"며 "저는 집에 그렇게 오래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10일 오후 핸드프린팅과 마스터클래스에 나선다. 오는 12일에는 관객과의 만남을 가진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5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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