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3000m 계주 은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대표팀 ⓒ연합뉴스
▲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대표팀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구성원은 달라졌어도 조직력은 그대로였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은빛 질주에 성공했다. 13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주 30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2014 소치 대회부터 2018 평창 대회를 거쳐 베이징까지 계주 3연패를 노렸던 여자대표팀은 그동안 철옹성이라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대표팀 구성은 난항이었다. 심석희가 재판 과정에서 평창 대회 당시 최민정, 김아랑을 험담한 것이 외부로 유출되면서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다.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자신을 상대로 내린 자격정지 2개월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석희가 제외되고 김지유도 부상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한국은 최민정, 김아랑, 이유빈, 서휘민, 박지윤으로 구성해 베이징에 왔다. 역대 최약 전력이라는 평가가 쏟아졌지만,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끈기는 강했고 결선까지 올라갔다.  

평창에서는 최민정, 이유빈, 김예진, 심석희, 김아랑으로 구성해 준결선과 결선을 치러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준결선에서는 레이스 초반 이유빈이 넘어졌지만, 최민정이 바로 배턴 터치를 한 뒤 질주해 거리를 좁혔고 7바퀴를 남은 시점에서 1위로 올라서는 괴력을 과시해 결선에 진출했고 금메달 성과를 냈다. 

이번에도 비슷했다. 준결선에서 3바퀴를 남겨 놓고 러시아 올림픽위원회(ROC)에 2위 자리를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최민정이 결승선 통과 직전 마지막 코너에서 아웃 코스로 빠져나와 날을 들이밀며 극적인 2위 진출에 성공했다. 

결선에서는 중국, 캐나다, 네덜란드와 만났다. 중국은 편파 판정 문제로 예민했고 네덜란드는 수잔 슐탱, 캐나다는 킴 부탱이 팀을 이끌어 쉽지 않았다. 최민정과 김아랑의 노련미를 빼면 이유빈은 이번 대회 예상보다 부진하고 서휘민은 올림픽 경험 부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신예들의 경험 부족은 패기와 용감한 레이스로 상쇄됐고 김아랑의 경험과 최민정의 승부사 기질이 경쟁팀들의 힘을 빼며 은메달을 해냈다. 레이스 초반 후미에서 힘을 아꼈고 15바퀴를 남기고 3위로 올라왔다. 네덜란드-중국-한국-캐나다 순이었다. 

3연속 금메달과 7개째 금메달(1994 릴레함메르, 1998년 나가노,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06 토리노, 2014 소치, 2018 평창)의 대업을 세우려 애를 썼지만, 네덜란드가 압도했다.  

그래도 개인전 1000m와 마찬가지로 최민정이 마지막 주자로 폭발력을 과시하며 꼴찌였던 상황을 2위까지 올려 놓았고 결승선을 통과했다. 엄청난 추격으로 이름값을 해낸 것이다. 

오랜 대회 경험으로 선, 후배 간 노하우를 전수하고 "뭉치자"라며 외쳤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최민정의 말마따나 "대한민국은 쇼트트랙이다"라는 결론에 확실하게 부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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