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경기를 보면 눈물이 날 것 같다.”
4년 전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많은 명장면을 낳았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동고동락 이야기부터 개회식의 피날레를 빛낸 김연아의 스케이팅, 설상 불모지에서 어렵게 피어난 이상호와 윤성빈, 봅슬레이 4총사의 눈부신 질주 그리고 여자 컬링 팀 킴의 감동적인 은메달 획득까지…. 평창 설원과 강릉 빙판에선 이처럼 다양한 스토리가 탄생했다.
이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장면도 있었다. 이상화의 눈물 그리고 일본 고다이라 나오와 포옹이다.
한일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1989년생 이상화와 1986년생 고다이라는 빙판에서 뜨겁게 경쟁한 라이벌이면서도 함께 여러 감정을 공유한 친구였다.
출발은 조금 달랐다. 이상화는 청소년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며 국제무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반면, 고다이라는 성인이 될 때까지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가 500m 금메달을 연거푸 따내는 장면을 먼발치에서 지켜본 이가 고다이라였다.
그러나 이제 막 서른 나이로 진입한 2016~2017시즌부터 고다이라가 월드컵을 통해 정상급 스프린터로 떠오르면서 이상화와 치열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그리고 이 경쟁이 가장 뜨겁게 펼쳐진 무대가 바로 평창올림픽이었다.
세계가 주목한 대결. 승자는 고다이라였다. 여자 500m 경기에서 36초94라는 올림픽신기록을 쓰며 37초33을 기록한 이상화를 제쳤다.
세계 챔피언의 자리를 내준 이상화는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 눈치였다. 경기를 마친 뒤 한참 동안 울먹이더니 이내 고다이라에게 안겨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든 채 라이벌이자 친구에게 꼭 안겨 눈물을 흘리는 사진은 평창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게 됐다.
당시 대회를 끝으로 이상화는 정든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그러나 고다이라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 선수로 뛰면서 본인 자리를 지켰고, 이번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종목 2연패를 꿈꾼다.
준비는 철저하게 마쳤다. 고다이라는 1월 31일부터 이곳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일본 동료들과 함께 빙질을 점검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한편 이번 대회에선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만남도 기대된다. 이상화는 현역에선 물러났지만, 해설위원 자격으로 베이징올림픽을 함께하고 있다. 최근 현장에서 만나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경기를 보면 마치 내가 뛰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특별한 감정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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