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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피' 정우 "날것 비주얼 위해 충혈된 눈 유지…라면도 못 먹었다"[인터뷰S]

작성일: 2022.03.26 08:00 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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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 제공ㅣ키다리 스튜디오
▲ 정우. 제공ㅣ키다리 스튜디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정우가 '뜨거운 피'의 건달 비주얼을 위해 고심했던 과정을 공개했다.

영화 '뜨거운 피'(감독 천명관)는 1993년 더 나쁜 놈만이 살아남는 곳 부산 변두리 포구 구암의 실세 희수(정우)와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밑바닥 건달들의 치열한 생존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정우는 '뜨거운 피' 개봉을 하루 앞두고 22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갖고 "어려운 시국에 개봉하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를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시나리오나 이성보다는 본능적으로 이 시나리오에 끌렸다. 소위 말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선택한 작품이다"라고 '뜨거운 피'를 선택한 이유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면 '정우 식의 누아르'는 어떻게 표현될지, 어떤 영화가 나올 지 저도 좀 궁금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시나리오 단계의 '뜨거운 피'에 대해 정우는 거듭 "전형적인 느낌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형적인 시나리오가 되지 않을까 의문을 가졌다. 제가 봤을 때는, 그때 그 느낌으로는 아니었다.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만 그랬다. 한 인물의 서사를 그리는 작품이다보니 그 부분도 크게 와닿았다. 배우로서 성장하고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이번 작품은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정우의 주특기인 경상도 사투리가 진하게 녹아있는 작품이다. 정우는 계속해서 사투리를 쓰는 배역을 맡게 되는 것에 대해서도 부담보다는 '자신감'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우는 "사투리여서 다르게 접근하는 것보다는 누아르 장르 톤을 잡는데 집중했다. 자칫 잘못하면 대사들이 떠보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을 조금은 가벼워보이지 않게 현장에서 했던 대사들을 계속 집중해서 읊었다. 매번 공간이 주는 에너지가 있어서, 현장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대사를 내뱉었다"며 "희수가 처음엔 좀 평범한,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중반 이후엔 감정이 점점 고조된다. 그러면서 점점 이 캐릭터가 욕망에 쌓여서 괴물로 변하게 된다. 그때부터는 제 감정이 대사에 잘 전달될 수 있게끔 톤을 유지하는게 중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수없이 현장에서 대사를 내뱉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 정우. 제공ㅣ키다리 스튜디오
▲ 정우. 제공ㅣ키다리 스튜디오

더불어 캐릭터 비주얼에 대해서도 "제작진은 술, 담배에 쩔어있는 느낌을 원하셨지만 저는 희수가 좀 섹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싶어서 유머를 섞인 캐릭터로 후반부에 진폭을 느껴지게 했으면 했다. 의상도 그렇고 면도도 안했다. 사실 희수를 이해할 수록 날이 섰고 예민해지고, 쓸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고 회상했다.

작품을 희수가 주축이 되어 이끌어가야 하는 만큼 주연 정우의 부담감도 컸다. 감독은 정우에게 "편하게 하라"고 조언했지만, 정우는 "그러기엔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정우는 "저희 영화가 예산이 그렇게 적은 작품은 아니다. 중간에 영화를 진행하면서 투자 부분에서도 난항이 좀 있었다. 근데 그 진행 과정들을 제가 다 알지 못했다면 저도 그냥 편안하게 부산 고향에 내려가서 회도 한 접시 먹으며 촬영하고 싶었을 것이다. 희수라는 캐릭터가 원톱이니 감사하기도 하지만 부담감이 있었다. 잘해내고자 하는 열망이 올라있는 상태였다. 최소한 주연배우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날것처럼 보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시나리오가 날것처럼 느껴져서 그것에 집중하려 했다. 그러다보니 하루하루 편하게 생활할 수 없었다. 다른 유쾌한 작품들은 밝게 즐기면서 촬영했는데 희수를 연기하면서는 현장에서 웃으며 유쾌하게 할 수 없었다. 손에 피를 묻히고 칼을 들고 주변이 전부 쇳덩이다. 그런 낡고 거친 바다내음이 나는 공간에서 희희낙락 하며 촬영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끓어오르는 희수의 욕망과 괴물로 변하는 과정에서 말과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눈이 중요하지 않나.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희수는 맑은 눈이 없다. 항상 충혈되어 있다. 그래서 컨디션 좋은 날은 더 불안했다. '맑은 눈으로 연기하면 이전 신의 희수랑은 연결이 튈 텐데' 싶었다. 항상 볼은 홀쭉해야 했다. 그래서 편안하게 라면 한 그릇도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사실 입맛도 없었지만, 홀쭉한 제 얼굴과 거친 피부, 충혈된 눈을 보며 안심이 되기도 했다. 컨디션 좋은 눈을 보면 속상할 정도였다.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 정우. 제공ㅣ키다리 스튜디오
▲ 정우. 제공ㅣ키다리 스튜디오

정우는 이에 대해 "결과가 좋든 안 좋든, 노력을 하고 안 좋은 것과 안하고 안 좋은 것은 분명히 차이점이 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작품에 임했다"며 "아무래도 진지하게 작품에 임할수 밖에 없었다. 이번 작품의 희수는 참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걸 담아낼 감정 표현을 하는게 충분히 이해가 갔다. 어떻게 뜨겁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희수에 흠뻑 빠진 채 보냈던 뜨거운 시간들을 돌아봤다.

'뜨거운 피'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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