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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 연상호X탁재영 "어른을 위한 스릴러…사적 복수는 정당한가""[인터뷰S]

작성일: 2022.03.29 15:27 장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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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재영 작가, 연상호 감독. 제공| 티빙
탁재영 작가, 연상호 감독. 제공| 티빙

[스포티비뉴스=장다희 기자]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이 TV시리즈로 재탄생했다. 

지난 18일 시작한 '돼지의 왕'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자체 제작한 첫 번째 장르물.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에 노출된 주인공 황경민(김동욱)이 성인이 돼서 트라우마를 겪다가 어떠한 일을 계기로 가해자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는다. 시작부터 19금을 내걸었다.

29일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 탁재영 작가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드라마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동욱·김성규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탁재영 작가) "작가로서 어떤 배우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누가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캐스팅 전 제작사 측에 '이 캐릭터는 이런 성격을 갖고 있고, 이런 느낌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를 캐스팅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를 했다"며 "제작사 측에서 김동욱, 김성규 배우를 캐스팅했다. 적절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스릴러 구성으로 짜게 된 이유가 있다면?

(탁재영 작가) "'돼지의 왕'이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너무 많아서 이걸 원작 팬들 말고도 일반 드라마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로 넘어오면서 조금 더 재밌게,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스릴러를 접목시켰다. 흥미롭게 볼 수 있겠다 생각했다."

(연상호 감독) "저는 '돼지의 왕'이 드라마로 가기에는 내용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제작사 만나기 전 탁재영 작가와 스릴러 구성, 연쇄살인 구성을 같이 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드라마 분량이 나오겠다 생각했다. 탁재영 작가가 스릴러 구성들을 재밌게 만들어 준 것 같다."

-'돼지의 왕' 영화가 시리즈화 됐을 때 우려는 없었는지?

(탁재영 작가) "상당히 걱정을 많이 했다. 일반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게끔 리부트 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작의 메시지, 주제, 의미와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를 많이 했다. 원작에서의 메시지와 그리고 스릴러 장르로서 재미를 조화시키면서 12화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런 고민 과정에서 원작에서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할 때 시청자에게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를 그대로 가지고 가자, 원작 팬들도 재밌게 볼 수 있게끔 노력을 많이 했다. 

원작 같은 경우 과거에 끔찍한 사건을 겪었던 인물이 현재에서 피폐한 상황으로 시작한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회상한다. 애니메이션에서 끔찍한 과거를 겪었던 인물이 현재는 어떤 모습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집중하고 싶었다."

-시리즈화를 통해 어떤 점을 확장하고 싶었나.

(연상호 감독) "원작에서는 지금과 같은 인물들은 아니다. 별개의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원작 상영 때 학교폭력에서 가해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상당히 많이 들었다. 탁재훈 작가가 그들을 한 번 넣어서 드라마화 해보는 게 어떻냐는 이야기를 작품 구상할 때 했었다. 가해자들의 모습을 넣어서 드라마화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부터 영화, 다양한 OTT 등 각종 플랫폼을 섭렵했다. 플랫폼과 분야의 다변화를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연상호 감독) "개인적으로는 이 업계에 데뷔를 하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고정관념 같은 걸 갖지 말자였다. 창작을 하는 노동자로서 삶을 살자고 생각했다. '제안을 주셨을 때 맡은 바 성실하게 임해서 작업을 하자'라는 게 지금까지 여러 분야를 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복수하는 장면이 다소 잔혹하게 그려진다. 이 같은 장면들을 그려내면서 고민은 없었는지.

(탁재영 작가) "학교폭력 피해 장면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어쨌든 성인 배우가 한 게 아니라 아역 배우들이 실제로 연기하는 거라서 마음의 상처가 남지 않을까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제작사 측에서 상담심리사를 모셔서 아역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이건 연기다, 현실이 아니다'라고 마음을 케어해주는 일들을 많이 했다고 해서 그나마 안심했다. 원작이 중학생 이야기고, 중학생 때 가장 많은 학교폭력의 일들을 솔직하게 다루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안전한 현장에서 솔직하게 표현해 냈다."

-원작과 드라마가 가진 메시지에 차이점이 있는가.

(연상호 감독) "사실 대본을 전부 다 못 봤다. 거의 10화 끝부분까지 봤다. 저는 사실 원작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작이 갖고 있는 계급사회나 여러 가지 역전현상, 감정들을 잘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탁재영 작가) "원작의 메시지를 뒤틀어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한 건 아니다. 원작의 울림이 있었고, 시간이 흘러서도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주제였기 때문에 좋은 메시지를 굳이 바꿀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시청자들에게 조금 더 재밌게 보여주는 게 나의 임무 아닐까 생각했다."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졌을 때도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했지만, 지금에도 이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원작자로서도 씁쓸한 것이었다고도 생각된다. 어떠셨나.

(연상호 감독) "애니메이션 때도 학교폭력 문제가 심했다. 사실은 학교폭력의 문제에 대해서도 당시에 많이 얘기했다. 성과주의를 중요시 여기는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학교라는 공간이 너무 전부의 세계다. 그런 게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지배하는 세계가 하나로 돼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연상호 감독 영화 중, 드라마화하면 좋겠다는 작품이 있는지. 

(연상호 감독) "제가 했던 작품 중 거의 다 드라마화 한 것 같다. 조금 더 옛날에 했던 단편 영화들을 드라마화하고 싶긴 하다."

(탁재영 작가) "개인적으로 저는 연 감독의 '염력'을 해보고 싶다. 염력도 사실 히어로물이라는 장르에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돼지의 왕'도 그런 면에서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는다면 '염력'도 의미 있는 사회적인 메시지, 히어로물 장르를 조합해서 잘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원작 팬들에게 이번 시리즈의 장점, 재미를 이야기해준다면. 

(연상호 감독) "드라마 '돼지의 왕'은 연쇄 살인극과 수사 극이 새롭게 결합된 작품이다. 연쇄 살인극 성격이 강하다. 그런 측면에서 원작과 달리 색다르게 볼 수 있다. 또한 원작과 달리 드라마를 통해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이 작품을 통해서 볼 수 있다는 게 차별성이자 재미인 것 같다."

-작품 시청연령 19금을 내걸고 폭력 장면들을 다소 적나라한 수위로 묘사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지.

(탁재영 작가) "지금 4부까지 공개됐다. 초반에는 학교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복수를 하면서 시청자들이 연민과 카타르시스로 시작했다면 5~6부 이후부터는 시청자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경민이가 행동하는 사적인 복수가 정당한 것인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도덕적 딜레마를 시청자들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초반부터 '돼지의 왕'이 어른들을 위한 스릴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폭력이 적나라하더라도 후반부 갈수록 전달하고 싶은 도덕적 딜레마, 복수의 정당화를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리얼하게 묘사하고 싶었다."

-'돼지의 왕'을 통해 학폭을 재차 다뤄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지. 

(탁재영 작가) "여러 작품을 통해 학교폭력 소재를 다룬 바 있다. '돼지의 왕'은 단순히 학교폭력만 다루는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폭력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다룬다. 학교폭력이라는 소재가 필요했다. 4부까지는 학교폭력에 초점을 뒀고, 중간부로 갈수록 더 큰 문제들을 제기한다."

-최근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화두가 무엇인지. 

(연상호 감독) "사회적 메시지에 관심이 많다. 혐오로서 모이게 되는 이데올로기, 이데올로기가 형성되는 과정, 혐오라는 것으로 뭉쳐지는 이데올로기의 정체는 무엇인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돼지의 왕' 해외 팬덤이 탄탄하다. 해외에서 관심 받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연상호 감독) "미국에 있는 친구가 '돼지의 왕' 1~2화를 봤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해외에서도 충분히 공감을 갖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더라. 미국에서는 '불리(Bully)'라고 표현하는데, 미국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소재를 찾을 때 제가 사는 세상에서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것들을 보면 제가 사는 세상이 다른 세상, 그러니까 해외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작품을 보면서 느낀다." 

-끝으로 차기작이나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연상호 감독) "일단 '돼지의 왕'을 끝낸 뒤 '괴이'라는 작품이 티빙에서 선보인다. 또 지금은 '정의'라는 영화를 끝냈고, 후반 작업 중이다. 올해 안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탁재영 작가) "'돼지의 왕'으로 데뷔한 작가라서 '돼지의 왕'으로 시청자들의 반응을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조금씩 쉬어가면서 차기작을 생각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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