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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리뷰]'공기살인' 슬퍼하는 대신 분노하라

작성일: 2022.04.12 10:20 김현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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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공기살인'. 제공|TCO㈜더콘텐츠온
▲ 영화 '공기살인'. 제공|TCO㈜더콘텐츠온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어쩌면 나도, 어쩌면 당신도 피해자일지 모른다. 대한민국 초유의 화학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를 다룬 영화 '공기살인'(감독 조용선, 제작 ㈜마스터원엔터테인먼트)은 투박하게, 하지만 우직하게 현재진행형 비극을 담았다. 투박해서, 그리고 우직해서 더 뜨겁게 느껴진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1994년 출시된 가습기 살균제는 17년간 무려 1000만병이 팔린 히트상품이었다. 2011년 원인 불명 폐질환으로 숨진 산모, 영유아의 발병 원인으로 그 속의 독성물질이 지목된 충격은 컸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외원회는 2020년 가습기살균제 연관 질병 사망자가 1만4000명대이며 그로 인한 건강 피해 경험자가 67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원인 규명처럼 피해 구제도 느려, 11년이 지난 2022년 현재까지 조정 성립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를 처음으로 다룬 극영화 '공기살인'은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던 2011년을 배경으로 비극이 한가운데 있던 한 가족을 중심으로 사건을 재구성한다. 6살 아들이 급성 폐질환을 진단받아 사경을 헤메고, 아내 길주(서영희)까지 같은 병으로 갑자기 잃고 만 의사 정태훈(김상경)이 그 주인공. 태훈과 길주의 동생인 검사 영주(이선빈)는 연이은 비극에 의문을 품고 원인을 찾아 나선다. 

소재원 작가의 소설 '균'이 원작으로, '공기살인'이란 제목은 이 비극이 '범죄'임을 강렬하게 환기시킨다. 90회 넘는 수정을 거듭하며 6년간 시나리오를 갈고 다듬었다는 조용선 감독은 가습기 살균제를 둘러싼 방대한 이야기를 108분에 압축했다. 무고한 피해자들, 기막힌 원인 규명, 판매 기업의 뻔뻔한 행태, 속터지는 정부 대처와 책임소재 떠넘기기를 하나하나 짚어 풀어간다. 기사 한 줄로 다 알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고발극의 역할에 충실하다. 

▲  영화 '공기살인'. 제공|TCO㈜더콘텐츠온
▲ 영화 '공기살인'. 제공|TCO㈜더콘텐츠온

실화 소재를 다루다보니 널리 알려진 소재를 단조롭게 구성했다. 허나 멋부리지 않는 투박한 전개, 우직한 뚝심은 할 말은 하고야 말겠다는 영화의 집념과 맞아떨어지는 데가 있다. '공기살인'엔 내 손으로 가습기에 살균제를 부은 피해자의 슬픔이 아니라 기업의 기만과 무책임한 정부에 대한 분노가 오롯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이다. 

"하늘에서 내게 주는 소임"이라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다는 김상경을 비롯해 이선빈, 윤경호, 서영희 등 한 마음으로 뭉친 캐스트의 연기가 큰 몫을 한다. 

2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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