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주현(왼쪽), 김호영.  ⓒ곽혜미 기자
▲ 옥주현(왼쪽), 김호영.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서희 기자] 뮤지컬계가 '인맥 캐스팅'으로 논란인 가운데,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이버 불링이다' 혹은 '터질 게 터진 것이다'는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22일 뮤지컬 1세대 배우인 남경주, 최정원, 박칼린은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뮤지컬을 사랑하고 종사하는 배우, 스태프, 제작사 등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저희는 뮤지컬 세대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뮤지컬의 핵심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 간의 앙상블이기 때문에 동료 배우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 스태프는 배우들의 소리를 듣되,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 작품이 흘러가지 않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작사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와 배우에게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공연 환경이 몇몇 특정인뿐 아니라, 참여하는 모든 스태프, 배우에게 공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참여하는 모두가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기 위해 가장 선봉에 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호영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게재하며 '인맥 캐스팅' 의혹에 불을 지폈다. 이 글로 인해 옥주현이 뮤지컬 '엘리자벳' 10주년 캐스팅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옥주현은 김호영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김호영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일을 업로드한 것"이라며 옥주현을 저격한 내용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김호영 역시 피해가 발생할 경우, 명예훼손으로 강경 대응하겠고 밝혔다.

이처럼 '인맥 캐스팅' 의혹이 소송으로까지 번지자, 뮤지컬 대선배 격인 배우들이 성명문을 내고 직접 진화에 나선 것. 또 김소현, 정성화, 신영숙, 정선아 등 후배 배우들이 해당 성명문을 SNS에 공유했다. 1세대 배우들의 뜻에 함께한다는 의미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사실상 선배들이 김호영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옥주현을 둘러싼 집단 괴롭힘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뮤지컬 배우 선배로서 이 사건에 말을 얹고자 했으면 캐스팅에 온전한 권한을 가진 제작사에 대해서만 비난하고 쇄신을 촉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지금까지 뮤지컬계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뮤지컬 배우들, 이것도 작은 기득권 아니었을까? 옥주현에 의해서 그 기득권 생태계가 파괴되니 그것에 반기를 든 것. 사실 뮤지컬 배우로 누구를 캐스팅하는가는 옥주현 말대로 제작사가 정하는 것이다. 탓을 하려면 제작사를 탓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옥주현을 지지합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도 일었다. 뮤지컬 팬들은 "'옥장판'만으로 옥주현이 잘못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문제", "'고유 권한에 침범하면 안 된다'라는 것은 옥주현이 아니라 제작사에 대한 촉구가 필요한 문제 아닌가"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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