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이병헌 "'연기 잘한다'는 말 지겹지 않아, 들을 때마다 행복해"[인터뷰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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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이병헌이 '남산의 부장들' 이후 팬데믹을 거쳐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나는 소감을 전했다.
영화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개봉을 앞둔 이병헌이 28일 오전 화상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비상선언'은 28000피트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항공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병헌은 이번 작품에서 아토피를 앓는 딸의 치료를 위해 비행 공포증을 참고 하와이행 비행기에 오르는 재혁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남산의 부장들'이 영화관에 걸리고 많은 관객 분들의 사랑을 받던 중에 팬데믹이 시작됐다. 그 이후에도 영화 촬영은 쉼없이 했는데 공개가 되는 건 '비상선언'이 몇년 만에 처음이었던 것이다. 사실 1년에 한 두번, 적게는 한 번 영화를 공개하고 무대인사를 통해 극장에서 관객들을 직접 만났다. 그런 것들이 계속되는 저의 일상이었는데 어느 순간 뚝 끊기고 몇 년을 소통이 없이 촬영만 하고 지냈다. 며칠 전에 시사회를 통해 극장 안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되게 감정이 새로웠다. 늘상 하던 일인데도 참 감사한 일이구나 새삼스럽게 하게되고 너무 좋았던 날이었다"고 말했다.
송강호, 전도연 등 든든한 선후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그는 "어떤 작품을 할 때 결과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지 않나. 시나리오가 아무리 좋아도 촬영 과정에서 더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 좋은 이야기임에도 만드는 과정에서 잘못된 길을 따라가다가 영화가 사랑을 못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함께 호흡하게 되는 캐스트가 훌륭한 경우에는 자신감이 생긴다. 의지할 수 있고, 영화가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신나게 일할 수 있는 배경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은 기분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의 빌런이자 자신과 대립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임시완에 대해서는 "워낙 임시완 배우가 그 역할에 맞는 표정과 눈빛을 연기를 잘 해냈기 때문에 제가 같이 호흡하면서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임시완 배우는 영화에서의 모습과 달리 정말 굉장히 귀여운 후배다. 귀엽고 영뚱하다. 질문 많고, 질문도 되게 엉뚱하다. 그리고 쉽게 답할 수 있는 그런 질문이 아니다. 저도 많이 생각해야하는 질문들이다. 굉장히 고민하게 만드는 아주 엉뚱함을 가진 귀여운 후배다. 개인적으로는 저에게 문자로도 질문을 많이 하고 가끔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하는 후배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재혁이란 인물을 준비했던 과정에 대해 "처음 이 캐릭터를 받았을 때 평범한 딸 아이 아빠의 모습이면 좋겠다고 했다. 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의 전사나 과거의 트라우마,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인지, 왜 이렇게 공포스러워하고 이 사람이 불안해하고 있는지 나중에는 이야기가 나오긴 한다. 저는 재혁이란 인물은 당황스러움, 공포감을 가장 먼저 표현하고 승객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비행기 탑승하면서 아주 큰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이라 작은 것 하나에도 반응하는 것이 그렇지 않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실제 한 아들의 아버지로서 딸을 가진 아버지를 연기한 것에 대해 "영화 안에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 나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지 않나. 당연히 저는 아직 그정도는 아니지만 애가 있는 아빠로서 '어? 아빠가 되면 어떤 기분일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될까', '보통 아버지는 아이가 이러면 어디를 터치할까', '어떤 눈빛, 어떤 말투로 말을 해줄까' 고민이 많았을텐데 직접 경험이 되게 큰 확신과 자신감을 줬다. 다만 저는 아들밖에 없으니까 아들을 가진 아버지와 딸을 가진 아버지가 어떻게 다를까는 주변 사람을 관찰했다. 지인들도 딸 아버지들이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놀러오면 계속 관찰했다.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노는 방법도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최근 '우리들의 블루스' 등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과 만나는 것에 대해 "작품 선택할 때 다음 행보를 어떻게 할지 생각 안 한다. 이거 하나 들여다보고 '너무 좋다' 생각하고 그런 식으로 하나 하나를 선택한다. 우연치 않게 '우리들의 블루스'가 보이고 '비상선언'을 보이게 됐다. 주변 어떤 사람은 이 영화를 '우리들의 블루스' 영화 버전 같다고 하더라. 각자의 얘기가 다 있다는 측면에서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얘기하고 간 드라마였다. '비상선언'은 캐스팅이 화려하고 정말 여러 배우가 나온다. 하지만 막상 영화보면 각자 히스토리가 있고 각자 역할이 있고 사연들이 다 다르다. 그런 측면에서 비슷하다 하신 분들이있다. 그렇게도 보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저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스파이라든가 무슨 재벌의 모습이라든가, 그런 상상만으로 하는 캐릭터보다는 진짜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의 모습을 연기할 때 확신을 갖는다. 직접 경험한 것이 많은 캐릭터를 연기할 때 확신을 갖게 되고 도움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병헌은 '비상선언'의 장점에 대해 "일단 재밌다. 실제와 같은 상황들, 촬영 기법이나 조명이나 배우들의 연기 톤이 처음부터 다큐같은 느낌으로 리얼하게 가자는 것이 있어 더 실제같은 느낌이 든다. 비행기 안의 상황들을 객석에서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촬영에 모든 걸 쏟아부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경험 자체가 더 새로울 수 있을 것 같다. 중요한건 이 팬데믹 시기를 지나고나서 한 번쯤 인간성에 대해서 우리가 깊이 생각해보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병헌은 '연기 칭찬' 반응에 대해 "정말 행복하다. 사실 같은 말을 계속 듣는 것에 대해 지겹지 않냐는 질문을 주변에서 받을 때도 있다. 그 말은 들을 때마다 굉장히 기분 좋고 뿌듯하고 너무 행복하다. 배우로서 너무 행복한 말이다. 그런데 이제 계속 듣다가 또 '내가 다른 작품에서 관객들에게 기대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는 순간도 있을텐데' 그런 생각도 사실 들기도 한다. 온전히 내가 내 역할에서 진정성있게 최선을 다했다고 판단이 들면 그 이후는 관객들이 몫인 것이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이 들면 그걸로 저는 다 했다고 생각이 된다. 보통 그런 경우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되니까. 그런 것에 기대서 일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비상선언'은 오는 8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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