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의 패배? 오히려 만족" 방시혁, 'SM 인수전' 이제는 말할 수 있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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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의 시작과 끝을 직접 밝혔다.
방시혁은 15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SM 인수에 도전했다가 인수 중단이라는 중대 결심을 내리기까지 그간의 속내에 대해 언급했다.
하이브는 SM 인수를 두고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1조원 대 ‘쩐의 전쟁’을 벌였다. 하이브가 SM 창업자이자 전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의 지분 14.8%를 넘겨받아 최대 주주가 된 후 한주 당 12만 원을 제시한 공개매수에 실패하자, SM과 손잡고 협업을 준비하던 카카오가 15만 원 공개매수로 전면전에 나서면서 업계가 요동쳤다.
이후 하이브는 카카오와 협상 끝에 SM 인수를 전면 중단했고, 경영권 대신 SM-카카오와 플랫폼 관련 협업하기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에 부쳐졌으나, 업계에서는 위버스 관련 협업으로 추측하고 있다.
방시혁은 이미 2019년부터 SM 인수를 시도하고 있었다고 SM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건 2019년부터”라며 “조용히 오퍼를 넣었기 때문에 루머로만 돌았다. 당시 2차례 조용히 오퍼를 넣었고, 거절당한 것도 사실”이라며 “하이브 내에서도 SM 인수에 대한 찬반양론이 있었따. 찬성 입장에서는 글로벌 성장동력의 일환으로 K팝 덩치가 키울 필요가 있다는 점을 봤고,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그 정도의 돈을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적으로, 혁신적으로 쓰는 게 맞지 않냐는 말이 있었다”라고 했다.
SM은 K팝 시장을 개척하고, 아이돌의 개념을 가요계에 뿌리내리게 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프로듀서로서 SM의 IP와 노하우는 방시혁과 하이브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2019년 두 차례인수 제안이 수포로 돌아갔고, 지난해 다시 한번 SM 인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당시에는 하이브가 오히려 SM 인수를 거절했다. 그러나 경영권으로 분쟁을 겪던 이수만의 제안으로 최대주주가 될 기회가 오면서 다시 한번 SM 인수가 급물살을 탄 것.
방시혁은 “지난해 중순이 넘어가면서 저희에게 조금 좋은 기회가 왔고, 다시 한번 인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미래지향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고, SM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지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라면서도 “이후 저희의 로드맵에 따라서 걸어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발표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희한테도 너무 갑작스럽게 이수만 씨한테 연락이 와서 지분 인수에 대한 의향을 물었다. 당시에는 과거 인수를 반대했던 요인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가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이수만의 요청이 시발점이 돼 SM 인수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시혁은 카카오와 갈등은 미리 예상치 못한 변수라고 했다. 최대주주가 된 후 평화적으로 SM을 인수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카카오가 뛰어들면서 자신들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인수전이 과열됐다는 것이다.
방시혁은 “이수만 씨의 지분을 인수하면 평화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장 과열 등 생각 이상의 치열한 인수전에 대해서는 저희의 예상 밖이었던 게 사실이다. 오랜 시간 동안 SM이라는 회사에 대한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했던 가치가 있었고, 그 가치를 넘어선다고 생각했을 때는 고민이 있었다”라며 “끝끝내 인수하는 게 맞느냐는 논의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이브에는 하이브스럽다는 말이 있었고, 이것이 하이브스러운 결정인가 고민을 했다. 저희가 처음 인수전에 들어갈 때 생각한 가치를 넘어서려고 하는 상황에서 저희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이것을 전쟁으로 보고 들어갈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라고 추가 공개매수 등을 논의했으나 ‘하이브스러운’ 결론을 위해 SM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수 비용은 외부에서는 숫자만 보이지만, 인수하는 입장에서는 인수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비용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게다가 구성원들의 감정 노동까지 들어가는데 이것까지 감내하고 들어가는 것은 하이브스럽지 않다, 원래 로드맵대로 글로벌로 나아가서 혁신 기업에 투자하자는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SM 대신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미래 계획도 밝혔다.
‘하이브스러움’에 대해서는 “우리는 음악을 믿고 그 음악으로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런 믿음을 구성원들에게 갖게 하려면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라며 “투명성과 윤리가 하이브스러움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가 SM 인수전에서 물러나면서 하이브가 패배했다는 시각으로 인수전의 결과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실제로 하이브가 SM의 경영권을 포기했다는 점에서는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승리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방시혁은 “인수를 승패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물론 여론이나 사람들 관점에서는 이렇게 말해도 ‘졌잘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라면서도 “저희가 후퇴하면서 플랫폼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 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 또한 SM의 문제적 지배 구조 해소에 일조했다는 것에 굉장히 큰 가치를 느끼고 있다”라고 했다.
이수만은 하이브가 SM을 문제 없이 인수할 것으로 낙관했던 것으로 보인다. 방시혁은 “(SM 인수 중단 후) 소상히 설명을 드렸고, 왜 우리가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말씀을 드렸다. 특별히 감정을 드러내시진 않았다”라면서도 “있는 그대로 들은 대로 말씀드리자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 하지?'라는 말씀만 하신 게 다다. 실망하셨는지 확인할 수 없고, 실망하셨어도 저처럼 한참 후배 앞에서 너무 실망스럽다고 하실 것 같지는 않다”라고 이수만의 반응을 전달했다.
또한 방시혁은 혼란을 느꼈을 SM 소속 가수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인수를 전쟁으로 바라보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얘기를 하는 순간에도 아티스트들은 가슴앓이 하면서 본인의 업을 충실히 했고, 팬들도 그 자리에 서서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지지했다. 저희나 카카오나 아티스트, 팬들을 위한 인수전이었지만 그 과정에서는 아티스트나 팬들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매니지먼트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가슴이 너무 아팠다. 저희의 본질은 아티스트의 행복과 팬들의 행복이다. 이렇게까지 아티스트들과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는 점에서 너무나 슬프고 밤잠을 못잤다”라고 SM 인수전으로 가슴앓이 한 가수,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수만이 에스파 등 SM 아티스트를 이용해 ‘나무심기’ 등 캠페인을 펼쳐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려 했고, 하이브가 이를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ESG, 나무심기는 이미 하이브가 관심을 가지고 계획한 일”이라며 “인수전 동안 매우 억울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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