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변화무쌍 슬라이더' 21살 영건의 특급 생존 무기…"AG 당연히 꿈꾸죠"

작성일: 2023.05.03 12:50 김민경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김동주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아시안게임 대표를 당연히 꿈은 꾸죠. 그런데 너무 쟁쟁한 경쟁 상대가 많고 나는 아직 부족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해요."

올 시즌 두산 베어스의 유력한 히트상품 후보는 단연 우완 김동주(21)다. 김동주는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하고 2021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에는 두산 레전드 거포 3루수 김동주(47)와 동명이인이라 눈길을 끌었다면,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순수하게 자신의 실력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선발 등판한 4경기에서 1승1패, 21이닝,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하며 꿋꿋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두산의 위기가 김동주에게는 큰 기회였다. 스프링캠프 도중 2선발 딜런 파일(27)이 골타박 부상으로 이탈하는 바람에 김동주는 5선발로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었다. 딜런이 만약 부상 없이 개막을 맞이했다면, 냉정히 선발투수 김동주의 활약상을 보기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개막부터 맞이한 위기에 "프로라면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동주는 악착같이 기회를 붙들었다. 덕분에 딜런이 합류하고도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동주와 좌완 최승용(22) 사이에서 고심한 끝에 최승용을 불펜으로 보냈다. 최승용이 불펜으로 더 쓰임이 크다고 판단한 결과지만, 김동주가 이 감독이 계속 선발을 맡길 명분을 만들어 준 것도 사실이다. 

올해 김동주의 가치를 높이는 데 가장 공헌한 구종은 슬라이더다. 생존 무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변화무쌍하다는 표현에 딱 맞게 슬라이더를 다양한 궤적으로 던지며 주무기로 활용한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김동주의 슬라이더 회전축은 24도에서 258도까지 다양했다. 슬라이더만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으니 실제 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보다 구사율이 더 높다. 

▲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김동주 ⓒ 두산 베어스

두산 베테랑 포수 양의지(36)는 "(김)동주의 슬라이더는 여러 궤도로 오는 것 같다. 각이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다. 타자 시점에서는 직구처럼 오다가 다 와서 늦게 꺾이면서 변화가 있다. 동주가 타점이 높으니까 각이 좋다. 옆으로 휘는 것도, 종으로 떨어지는 것도 있다"고 설명하며 칭찬했다.   

김동주는 "슬라이더를 직구처럼 세게 채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작년에는 그 느낌이 많이 없었다.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느낌만 찾을 생각으로 그립을 한번 바꿔 봤더니 잘 맞더라. 틀면 트는 대로 공이 회전하고, 누르면 종으로 떨어지고 그런 게 되더라. 스프링캠프부터 (바뀐 그립으로) 계속 던지다 보니 손에 익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카운트 잡을 때는 일부러 틀어서 던지고, 위닝샷은 종으로 누른다. 그래서인지 트랙맨을 보면 (회전축) 수치가 다양하게 나오더라. 그래도 아직 완벽하진 않아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의지 역시 "지금은 초반이고 또 생소한 공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데, 공이 타자들 눈에 익으면 분명 맞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 본인이 연구하고 또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슬라이더를 무기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체력도 중요하다. 김동주는 키 190㎝로 매우 큰 편인데, 몸무게는 90~95㎏를 오간다. 운동선수치고는 살짝 마른 편이다. 김동주는 그래도 몸무게 100㎏ 이상은 나가야 한다는 주변의 조언에 체력 보강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사도 잘 챙겨 먹고 있다. 

▲ 김동주 ⓒ 두산 베어스
▲ 김동주 ⓒ 두산 베어스

김동주는 "비시즌 때는 95㎏까진 찌워뒀는데, 지금은 또 1~2㎏ 정도 빠졌다. 살이 안 찌는 체질이다. 어릴 때부터 특히 부모님이 많이 먹고 더 살쪄야 한다고 했는데 마음대로 잘 안 됐다. 1군에서 일정하게 로테이션을 돈 경험이 없어서 조금씩 힘이 빠지는 것을 느낀다. 그 안에서 요령을 찾고 그에 맞춰 피칭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체력을 잘 보충하면서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밥 잘 먹고, 쉬는 것도 잘 쉬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엄마가 고기를 많이 해주신다(웃음). 팀 승리를 위해서는 이닝도 더 길게 던져야 하고, 점수도 안 주면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주의 바람대로 시즌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건강히 잘 지키면, 오는 9월 열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도 노려볼 수 있다. 김동주는 지난달 28일 발표된 예비 명단 198명 안에 이름을 올렸다. 류중일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은 최근 김동주가 어떤 선수인지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김동주는 예비 명단 합류를 반기면서도 지금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당연히 꿈은 꾸고 있다"면서도 "너무 쟁쟁한 경쟁 상대가 많고, 나는 아직 부족하다. 열심히 해야 한다. 나는 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게 먼저다. 팀에서 잘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리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일단 5월에도 주어진 선발 등판 기회를 차근차근 살려 나가려 한다. 김동주는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 남은 건 당연히 기쁜데, 나는 한 경기 한 경기 잘 보여야 하는 선수라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계속 잘해야 한다"며 4월 성적이 찰나로 끝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