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6㎞ 총알 타구-주간 타율 리그 1위… 한유섬이 돌아왔다, SSG의 힘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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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홈런의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규격이 상대적으로 작은 인천SSG랜더스필드를 십분 활용한 팀 구색을 맞춰놨다. 하지만 단순히 경기장이 작아서 넘어가는 건 아니다. 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힘을 가진 선수들이 더러 있다. 그리고 한유섬(34)은 그 선봉장 중 하나였다.
2017년 29홈런, 2018년에는 41개의 홈런을 때리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로 성장한 한유섬이었다. 힘 하나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누구나 인정하는 파워였다. 부상으로 부침이 심했던 시기가 있었지만 이를 이겨냈다. 팀이 SSG로 이름을 바꿔 달고, 자신도 한유섬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한 2021년 31개의 홈런을 치며 ‘힘의 건재’를 알렸다. 지난해에도 21개의 홈런과 100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했다. 우승 팀 주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타격이 뜻대로 되지 않으며 답답한 시기가 이어졌다. 지난 시즌 내내 햄스트링 통증으로 고생했고,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햄스트링 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한유섬은 시즌 전 하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타격폼으로 수정했다. 이제 무거워지기 시작한 나이의 무게를 이겨내기 위한 하나의 고육지책이었다. 그런데 시즌 초반 제대로 성적이 나지 않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군에 있다가 부진해 2군에 내려가고, 2군에서 어느 정도 수정이 됐다 싶어 다시 1군에 올렸는데 별다른 성과가 없는 일상이 되풀이됐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도 힘든 시기가 지나갔다. 시즌의 절반이 훌쩍 지난 8월 24일까지 한유섬의 타율이 1할대(.196)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방망이에 공이 안 맞는데 장타가 나올 일도 없었다.
그러나 꾸준했던 노력이 시즌 막판에 빛을 발하고 있는 양상이다. 8월 말부터 서서히 타격감이 올라오더니, 9월 들어서는 안타와 장타를 생산하며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한유섬은 9월만 따지면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9월 7경기에서 타율 0.520, 출루율 0.571, 장타율 0.680, OPS(출루율+장타율) 1.251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어가고 있다. 지난 주 타율(.542)은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팬들이 한유섬에게 기대하는 홈런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건 아니다. 9월 홈런은 1개다. 그러나 앞으로 홈런도 서서히 터질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한유섬이 타구 속도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속 165㎞ 이상의 빠른 타구가 경기마다 자주 나오고 있다. 이 타구 속도가 적절한 발사각을 만나면, 한유섬의 힘을 고려했을 때 외야 관중석을 폭격하는 일이 더 많이 벌어질 수 있다.
1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 한유섬은 이날 4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 역전승에 일조했다. 이중 세 개의 안타가 하드히트(시속 152.9㎞ 이상 타구)였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3회 안타의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80.6㎞가 나왔다. 총알 타구였다. 올해 리그에서 인플레이타구 속도(발사각 5도 이상) 18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10명도 채 되지 않는다.
160㎞까지는 힘이 부족한 선수들도 운이 맞으면 나올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170㎞는 운이나 타격 기술만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 무조건 힘이 있어야 한다. 180㎞는 말할 것도 없다. 한유섬의 운동 능력과 힘이 아직은 건재하다는 좋은 증거가 될 수 있다. 6회 타구 속도도 174.3㎞로 빨랐고, 9회에도 162.3㎞를 기록해 이날 160㎞ 이상 타구만 3개를 만들어냈다.
사실 9월 들어 기술적으로 크게 바뀐 게 있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과정들을 꾸준하게 이어 가고 있고, 이제 성과가 난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SSG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될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SSG 타선의 구상이 꼬이기 시작한 건 한유섬의 부진과도 연관이 있다. 스스로 이를 풀어내야 한다. 한유섬의 힘이 돌아와야, SSG의 힘도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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