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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한여름 무더위 날린 눈꽃 소녀들의 희망

작성일: 2016.07.31 06:35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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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고 요즘 모든 이들의 시선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집중되고 있다. 국가 대표 선수들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에 도착해 현지 적응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며 한여름 무더위를 날렸다.

지난 26일과 2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는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이 열렸다. 차준환(15, 휘문중)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 겨울 빙판을 뜨겁게 달군 눈꽃 소녀들은 한층 성장한 경기력으로 돌아왔다.

'제 2의 김연아'를 꿈꾸는 김예림(13, 도장중), 김하늘(14, 평촌중), 임은수(13, 한강중)는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선수는 6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1위에 오른 김예림과 2위 김하늘, 3위 임은수는 모두 2개 대회에 나선다.

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는 1~7차 대회에 걸쳐 진행된다. 국내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김예림은 자신이 출전할 대회를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다. 김하늘은 그 다음으로 대회를 고를 수 있고 임은수가 마지막 남은 3개 대회 가운데 2개 대회를 결정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위를 한 선수가 먼저 출전하고 싶은 대회를 고를 수 있다. 선수들이 자신이 나가고 싶은 대회를 신청하고 연맹이 승인하면 최종 결정이 된다"고 설명했다.

▲ 2016~2017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하고 있는 김예림 ⓒ 곽혜미 기자

표현력 보완한 김예림, 두 번째 주니어 시즌 김하늘, 쇼트 실수 이겨 낸 임은수

김에림은 27일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59.16점 예술점수(PCS) 48.69점을 더한 107.8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61.75점과 합친 총점 169.60점을 기록한 김예림은 166.59점의 김하늘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예림은 전날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60점을 넘어섰다. 주니어 시즌에 데뷔하는 점을 생각할 때 높은 점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몇몇 점프에서 실수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프리스케이팅 3위인 107.85점을 받는 데 그쳤지만 최종 1위에 오르며 차세대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경기를 마친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지만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점수와 순위에 상관없이 내가 할 것을 다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새로운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다 보니 긴장을 해서 다 보여 드리지 못했다. 그 점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양한 점프를 뛰는 그는 타노 점프(팔을 머리 위로 올린 상태에서 뛰는 점프)가 장기다. 빠른 회전 속도를 지닌 스핀도 일품이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표현력이 약점이었던 김예림은 이규현(36)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표현력에 집중했다. 새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인 조수미의 '나가거든'은 어린 선수에게 어려운 곡으로 여겨졌다. 새 프로그램을 처음 펼치는 무대이기 때문에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김예림은 큰 흔들림 없이 이를 해내며 1위를 지켰다.

김예림은 "곡이 약간 부담이 됐다. 지난 시즌 마지막으로 출전한 대회가 동계체전이었는데 이 경기가 끝난 뒤 새 프로그램을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롱 프로그램에서는 실수가 있었는데 이런 점을 잘 보완해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시즌 김예림은 선의의 경쟁자인 임은수와 유영(12, 문원초)에게 밀려 좀처럼 1위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선발전에서 그는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 2016~2017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하고 있는 김하늘 ⓒ 곽혜미 기자

이번 선발전에서 눈여겨봐야 할 이는 김하늘이다. 김하늘은 지난해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최고 점수인 150.36점으로 9위에 올랐다. 처음 출전한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 안에 든 김하늘은 이번 선발전에서 상승세를 이어 갔다.

김예림과 임은수가 주니어 무대에 데뷔했기에 김하늘은 부담감이 있었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큰 실수 없이 해냈다. 쇼트프로그램(57.22)과 프리스케이팅(109.37)에서 모두 2위를 차지한 김하늘은 김예림에 이어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을 확정 지었다.

김하늘의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프로토콜에는 롱 에지(잘못된 스케이트 에지로 뛴 점프)와 회전 수 부족으로 나타나는 언더 로테가 하나도 없었다, 깨끗한 기술을 인정받은 그는 두 번째 주니어 시즌에 도전한다.

▲ 2016~2017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하고 있는 임은수 ⓒ 곽혜미 기자

임은수는 지난 2월 동계체전 여자 초등부 A조에서 김예림과 유영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비거리가 긴 점프와 다양한 표현력을 지닌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흔들렸다. 임은수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하며 쇼트프로그램 4위에 그쳤다. 자칫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못 갈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극복했다. 임은수는 프리스케이팅 1위 점수인 113.28점을 받으며 최종 3위를 차지했다.

임은수는 "쇼트프로그램이 점수에 비중을 많이 차지한다. 많이 걱정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점프가 더 많고 중요하기 때문에 프리스케이팅에서 잘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성적'보다 '성장'이 중요한 주니어 그랑프리

김예림과 임은수 그리고 김하늘은 모두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겨냥하고 있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즌을 이제 시작하는 이들이 걸어야 할 길은 멀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중요한 것은 국제 대회 경험이다. 국내 대회에서 아무리 인정을 받아도 국제 심판들의 눈에 자주 띄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아직 국제 대회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곧바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데뷔 시즌에서 중요한 점은 국제 무대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다. 연맹은 이번 선발전에 ISU 국제 심판인 오카베 유키코(일본)를 초청했다. 연맹 관계자는 "국제 심판을 초청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우리 선수들을 보여 주기 위해서다. 유망주들이 국제 대회에 출전해 자신을 알리고 국내 대회에 나갈 경우 국제 심판을 초청해 지속적해서 얼굴을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하는 세 명의 선수는 높은 수준의 점프를 뛰고 스핀도 뛰어나다. 여기에 표현력까지 향상했다. 이런 선수들이 꾸준하게 국제 무대에서 좋은 경기를 펼치면 국제 경쟁력을 갖춘다. 임은수는 "(주니어 그랑프리는) 첫 국제 대회이기에 보고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 공식 경기는 물론 연습 경기도 열심히 해서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영상] 김예림(위) 임은수(아래) 인터뷰 ⓒ 촬영, 편집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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