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박지성도 터졌다 "이미 축구협회 신뢰 떨어져, 약속 자체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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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박지성조차 작심한 듯 대한축구협회 비판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7일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를 선임한 직후부터 후폭풍이 거세다. 의문점 투성이다.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단체인 전력강화위원회에 있었던 박주호의 내부 고발은 화룡점정이었다.
이후 이천수, 이영표 등 홍명보 감독과 함께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주역들이 목소리를 냈다.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 중인 박지성도 가세했다.
박지성은 12일 인터뷰에서 최근 홍명보 감독 선임을 놓고 둘러싼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시스템을 지적했다. "지금은 어떤 체계 자체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우리가 그 체계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 나아갈 거라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지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상황에서 협회 전력강화위를 만들고 거기에서 제대로 된 선임을 한다는 행정적 절차를 밟는다는 얘기를 했을 때 뭔가 변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팬들에게 많이 심어줬다.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팬들에게도 충격이지만 협회 자체 안에서도 큰 충격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체계를 변화한다는 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다. 모든 것을 새로 다시 하나부터 쌓아나가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장 정몽규 회장의 사퇴 가능성도 언급했다. "규정이나 이런 거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협회 회장을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지 말아야 된다는 건 외부의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회장님이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될 상황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회장님이 그만 둔다 했을 떄 다른 대안은 있나 고민을 해야 한다. 지금 당장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결국 어떻게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재확립시키고 신뢰를 어떻게 심어줄지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 그 상황에서 그 답이 맞는 거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무너졌다고 했다. 박지성은 "나도 내부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 내막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결국 진실은 안에 잇는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진실이 답이다. 결국 진실을 알아야하지만 해결책을 가질 수가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이미 대한축구협회의 신뢰는 떨어졌고 그 신뢰를 회복하는데는 아마도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절차대로 밟아서 감독을 선임해야겠다는 약속 자체가 무너졌다. 지금 당장 사실을 말해도 그 사실을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은 앞으로라도 조금은 사실에 입각해서 일을 진행하고 적어도 그 과정 속에서 투명한 것을 사람들이 지켜보고 그것이 이뤄지고 나아가고 있다는 믿음이 쌓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법적 대응 가능성" 경고를 받은 박주호에 대한 미안함도 묻어났다. 박주호에 대해 "가장 큰 생각은 미안함이다. 어쨌든 선배로서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후배들이 그 실력을 뽐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어야 됐는데..."라며 "가장 먼저 느끼는 건 그 회의 기간 내내 상당히 많이 무력감을 느꼈겠구나라는 거다"고 말했다.
다소 강도 높은 비판을 꺼낸 이유는 선배 축구인으로서 갖는 책임감이었다. 박지성은 "내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뭔가 바뀔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을 전달을 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고 알렸다.
박지성에 앞서 박주호, 이천수, 이영표 역시 대한축구협회의 절차를 무시한 홍명보 감독 선임을 강하게 지탄했다.
먼저 박주호는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고 진작에 얘기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니 (위원회가)필요 없다는 생각이, 확신이 든다"고 어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정확한 절차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내가 안에 있었지만 모르겠다. 설명할 수가 없다. 맞는 말이 하나도 없다. (홍명보 감독이)안 한다고 했다가 된 거고, 며칠 안에 어떤 심경 변화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왜 외국에 나가 감독 후보 4, 5명을 만난 건가. 이임생 총괄 이사는 유럽에 왜 간 것인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박주호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고, 진짜 허무하다"며 "누가 됐든 절차에 맞게, 게임 플랜과 한국축구에 맞는 사람이면 되는 거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왜 홍명보 감독이 됐는지 정도는 알아야 되는 것 아닌가. 난 모르겠다. 이제까지 (전력강화위원으로)5개월 일했는데 너무 허무하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를 모두 비판했다. "팬들이 가장 실망하는 포인트를 (홍)명보 형이 했다"며 "협회에서 잘하고 있는 리그 감독과 접촉한 것부터 실수다. (대한축구협회가 K리그를)우습게 보는 느낌이 있다. 울산보다 우리가 위라는 인식이 있다. 1등을 노리는 팀 감독을 데려오는 것 자체가 '우리가 하면 될 거야'라는 마음이 있는 거다. 또 명보 형이 팬들에게 절대 가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을 바꾼 홍명보 감독을 질책했다.
이영표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를 포함해서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느꼈다. 우리는 행정하면 안 된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된다. 선임하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가 좀 믿고 지켜보자'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나도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실망감과 자책을 동시에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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