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마다 논란, 올림픽 복싱 판정…"이긴 줄 알았다" 당황한 임애지, 30-27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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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마지막에도 제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경기를 마친 임애지는 판정이 아쉬운 듯했다.
임애지는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4강전에서 아크바스(튀르키예)에게 3라운드 종료 2-3(29-28, 30-27, 28-29, 30-27, 28-29)으로 판정패했다.
아웃파이팅에 장점 있는 임애지는 7cm 긴 아크바스의 거리를 뚫기 위해 전진 기어를 올렸다.
아크바스는 거리 이점을 살려 임애지가 들어오면 카운터로 받아치는 방식으로 맞섰다.
서로 파악이 덜 된 1라운드에선 저돌적이었던 임애지가 특유의 정확성 있는 펀치를 아크바스에게 적중했다. 정확하게 집계되지 않았지만 1라운드에 적지 않은 유효타를 쌓았다. 많은 국내 중계진이 1라운드는 임애지가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런데 판정은 달랐다. 저지 다섯 명 중 세 명이 아크바스가 1라운드를 10-9로 이겼다고 채점했다. 더 공격적이었고 더 많은 유효타를 남긴 임애지로선 아쉬울 수 있는 판정이었다.
2라운드에서도 저지 4명이 아크바스가 이겼다고 바라봤다. 임애지는 3라운드에서 KO 또는 저지 다섯 명 모두에게 점수를 따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2라운드를 확보한 아크바스는 임애지와 전면전을 피하고 더욱 철저한 아웃파이팅으로 굳히기에 나섰다. 3라운드에서도 저지 세 명이 아크바스가 이겼다고 채점했다.
경기가 끝나고 공개된 채점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도 있다. 대회마다 그렇듯이 공개된 저지들의 국적에 따른 의혹도 나온다. 유럽 출신 저지 두 명은 27-30으로 임애지가 1라운드부터 3라운드를 모두 내줬다고 채점했다. 해당 저지는 헝가리와 에스토니아 출신. 반면 28-29로 점수를 매긴 인도 출신 저지는 1라운드를 임애지가 10-9로 이겼다고 바라봤다.
반면 임애지가 이겼다고 바라본 저지 두 명은 스리랑카와 캐나다 국적이다. 가운데 스리랑카 출신 저지는 다섯 명 중 유일하게 임애지가 2라운드를 이겼다고 채점했다.
임애지는 "동메달을 따기 싫었다. 그렇기 때문에 꼭 결승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갈 거라고 생각했다"며 "마지막에도 이겼을까 졌을까 했지만 제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메달은 땄지만 끝까지 가고싶었다"고 아쉬워했다.
올림픽에서 복싱은 저지들의 주관으로 판정이 갈리는 만큼 판정 논란이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인도는 자국 선수 크리샨 비카스가 에롤 스펜스에게 판정승을 거뒀다가 판정 번복으로 탈락한 사건을 스포츠중재판소(CAS)에 제소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판정 논란이 하나가 아니었다. 마이클 콘란(아일랜드)과 블라디미르 니키틴(러시아)의 밴텀급(56㎏) 8강전과 남자 헤비급(91㎏) 결승전 예브게니 티셴코(러시아)가 바실리 레빗(카자흐스탄)에서 나온 판정은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야유를 보낼 정도로 문제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국제복싱협회(AIBA)는 대회 중 일석연찮은 판정으로 논란을 빚은 심판들을 퇴출한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복싱 경력을 시작한 임애지는 2017년 세계 세계 여자 주니어 복싱 선수권 대회A 라이트급(-60kg)급에서 금메달로 한국 복싱 기대주로 떠올랐다.
다만 메이저 국제 대회에선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8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 페더급(-57kg급)으로 출전했다가 8강 탈락 쓴잔을 마셨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선 16강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54kg급에서 북한 방철미를 만나 16강에서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내며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는 한국 복싱에 빛을 밝혔다.
임예지는 16강전에서 타티아나 차가스(브라질)를 4-1 판정승으로 꺾은 데 이어 8강전에서 예니 아리아스(콜롬비아)를 3-2 판정승으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올림픽 복싱은 선수 보호를 위해 동메달을 치르지 않기 때문에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준다.
한국 복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2012 런던 올림픽 한순철(남자 60㎏급 은메달) 이후 임애지가 처음이다. 또 한국 여자 복싱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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