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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언중유향]발품 팔아 4선 성공, 정몽규 회장의 '삼고초려 행정'이 보고 싶다

작성일: 2025.03.01 07:07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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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85%나 되는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85%나 되는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85%나 되는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85%나 되는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85%나 되는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은 4선에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85%나 되는 지지를 받으며 화려하게 귀환했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말고 많고 탈도 많았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끝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오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다. 

"허정무, 신문선 후보의 공약도 살피라"

자신을 대뜸 "축구인 중 한 명이다"라고 밝힌 이는 "이번 선거 투표권자였다. 허정무 후보에게 투표했다"라고 고백했다. 

'축구인'이라는 광대역에는 지도자, 선수, 심판, 산하 지역 협회나 연맹 등 많은 직종이나 단체가 섞여 있다. 지도자도 감독과 코치로 나뉜다. 이번 선거는 3명의 후보에 192명의 선거인단으로 구성됐다. 183명이 투표에 참석해 무효표 1장이 나왔고 정몽규 회장이 156표로 4선에 성공했다. 85.2%의 지지였다. 허정무 후보가 15표, 신문선 후보가 11표를 받았다. 

192명의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회장 선거 규정에 따르면 '정관 제32조에서 정한 대의원'이 눈에 띈다. 시도협회 대표 각 1인(회장), 전국연맹 대표 각 1인(프로축구연맹 등)이 있다. 

다음은 '정관 제10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각 단체의 임원 1인(단, 그 단체의 
대표자는 제외한다)'이다. 1호에는 '정회원-시도협회, 전국연맹 및 프로 1부 리그에 참가하는 팀'과 '준회원- 제1호에 포함되지 않는 등록팀, 등록한 선수, 등록한 지도자, 등록한 심판' 등이다. 

더 자세히 보면 고등 및 대학리그 등록팀 선수 5인, K3-K4 및 WK리그 등록팀 선수 10인, K리그1, K리그2 등록팀 선수 28인, 축구 동호인 선수 20인, 12세 이하 등록팀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지도자 6인, 15세 이하 등록팀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지도자 6인, 18세 이하 등록팀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지도자 6인이 포함됐다. 

또, 대학리그 등록팀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지도자 6인, K3, K4, WK리그 등록팀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지도자 9인, K리그1, K리그2 등록팀의 감독직을 수행하는 지도자 15인, 1급, 2급, 3급 4급, 및 5급 자격증 소지자로 협회에 등록한 심판 8인 등이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과거 독재 시대의 '체육관 선거'는 논리나 인원수에 비교하면 다소 어폐가 있는 주장으로 보인다. 파행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정 회장이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다만, 선거 운영위를 새로 꾸리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출신, 법조계, 언론 등이 감시하며 한쪽으로 쏠리지 않게 관리하려 했다는 점에서 공정성 시비는 줄었다. 모든 것은 후보들의 선거 운동 역량에 달린 셈이다. 이들 선거인단은 무도 3명의 후보와 조직에 공개됐고 똑같이 전화를 받거나 미팅을 가졌다. 3명의 후보자의 생각을 모두 듣고 판단하는 환경이 두 번의 선거 연기라는 파행을 겪으면서 제대로 조성됐다고 할 수 있다. 

다시 허 후보를 뽑았다는 "축구인 중 한 명"의 말을 이어가자면 "정몽규 회장 측에서 선거 운동하면서 보냈다는 맞춤형 영상 메시지도 받았고 허정무, 신문선 후보의 지지 호소도 들었다"라며 "선거인단으로 정해지고 주변에 투표하러 간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정 회장을 뽑으면 안 된다. 축구를 망치고 있다'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뽑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표가 많을수록 정 회장 스스로도 무거움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다른 후보에게 간 표가 많건 적건 견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허정무 후보가 주장한 정 회장에 대한 문제도 공감한다. 신문선 후보의 매출 5천억 원 달성도 이해됐다. 그래서 한 표라도 다른 의견을 들으라고 투표했다"라고 답했다. 

▲ 정몽규 회장 앞에는 젊은 축구인과 나이가 있는 축구인의 세대 갈등부터 국민적인 비판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또, 축구의 산업화를 확실하게 해놓아야 한다. 자금을 투입해 낙수 효과가 생겨야 진정한 산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 앞에는 젊은 축구인과 나이가 있는 축구인의 세대 갈등부터 국민적인 비판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또, 축구의 산업화를 확실하게 해놓아야 한다. 자금을 투입해 낙수 효과가 생겨야 진정한 산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 앞에는 젊은 축구인과 나이가 있는 축구인의 세대 갈등부터 국민적인 비판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또, 축구의 산업화를 확실하게 해놓아야 한다. 자금을 투입해 낙수 효과가 생겨야 진정한 산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합뉴스
▲ 정몽규 회장 앞에는 젊은 축구인과 나이가 있는 축구인의 세대 갈등부터 국민적인 비판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또, 축구의 산업화를 확실하게 해놓아야 한다. 자금을 투입해 낙수 효과가 생겨야 진정한 산업화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합뉴스

 

지역 협회 경쟁력 키워줘야

이 '축구인'이 실제 투표했는지 알기 어려워 번호를 수소문했더니 프로팀은 아닌 일선 지도자였다. 신분을 확인한 뒤 그가 했던 말 중에 현장의 목소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수도권이나 수도권 밖 초, 중, 고 지도자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후학 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어요. 훈련이 없으면 축구부가 없는 다른 지역에 가서 대리운전도 뜁니다. 성인, 그것도 남자 대표팀에 모든 것이 경도 되어 있지만, 각 지역의 축구 환경부터 제대로 봐줬으면 합니다."

"선수들도 마찬가집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주말 리그를 하려면 면적이 큰 지역은 사실상 하루를 버려요. 경상북도로 치면 안동시 소재의 팀이 경산시 소재의 팀과 경기하거나 전라남도 여수팀이 영광군 팀과 경기하면 그냥 주말은 선수들이 쉬지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이건 '공부하는 축구 선수'의 학습권 침해 아닙니까." 

지도자 시각에서 보면 맞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인구 감소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지역 명문 팀이 해체의 길을 걷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면적이 큰 지역은 여러 구장이 있는 특정 지역에서 리그를 치르고 돌아가는 것이 합리적인 면도 있다. 권역별로 선수를 육성하면서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를 발굴하는 골든 에이지 제도에서 정말 현장에서 고생하는 지도자들을 살릴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축구 선진국으로 불리는 영국이나 프랑스는 물론 가까운 일본은 지역축구협회가 탄탄하게 조직되어 있다. 지역 내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를 주관하면서 생기는 수익으로 시설 투자, 대회 유치 등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한국은 여전히 축구협회가 내려주는 지역 협회 지원금(또는 보조금)에 의존하며 1년을 버티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의 보조금까지 더하면 상당한 금액이지만, 일부 지역 시, 도 협회가 이를 엉뚱한 곳에 전용해 경찰 수사를 받는 등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받자, 축구협회가 직접 연령별 대회 기획을 하고 대회 운영을 시, 도축구협회가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일부 지역 축구협회는 전국 대회를 유치 해놓고 지자체가 보조금을 주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은 지역 축구협회가 돈을 버는 구조가 만들어지느냐다. 이는 정 회장 앞에 떨어진 '축구 산업화'에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됐다. 천안시에 조성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가 그 역할을 한다고 하지만, 각 지역에도 인프라 조성을 위한 움직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천안으로 모이기 위해 지역 축구가 유소년부터 동호인까지 '경제적'으로 돌아가야 소위 '중앙(서울)에 오지 않아도 축구로 먹고산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집행부 구성에서 풀뿌리 축구를 이해하는 인물의 등용은 필수다. 대표팀이 모든 것은 아니다. 월드컵이나 아시안컵에서 대표팀 성적이 나쁘다고 무작정 "사퇴하라"는 목소리에도 집행부가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백년대계를 외치는 이웃 일본만 봐도 우직하게 한 세대의 집행부가 끌고 가 다음과 이어줬다. "*** 나가!"라고 외쳤더니 경질 또는 사임하고 다른 팀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여러 지도자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중심을 잡을 '합리적'이고 '열린' 뚝심이 정 회장에게 있어야 한다.  

물론 정 회장 스스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 이상 남은 4년은 분명 달라질 필요가 있다. 정 회장의 공약을 보면 ▲집행부 인적 쇄신 및 선거인단의 확대 통한 지배구조 혁신 ▲남녀 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 진입 ▲K리그 운영 활성화를 위한 세계 기준 규정 준수 및 협력 관계 구축 ▲시, 도협회 지역 축구대회 활성화 및 공동 마케팅 통한 수익 증대 ▲국제심판 양성 및 심판 수당 현실화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위한 유럽 진출 센터 설치 및 트라이아웃 개최 ▲여자축구 활성화를 위한 프로·아마추어 통합 FA컵 개최 ▲유소년과 동호인 축구 저변확대 및 지도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지원 ▲축구인 권리 강화 및 일자리 창출 ▲축구 현장과의 소통 강화 및 인재 발탁 등의 공약 등을 한가득 던졌다. 

이들을 모두 실천하려면 현장과 실무를 겸비한 집행부 구성은 필수다. 정 회장이 두들겨 맞고 축구협회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일찌감치 경력 증명서를 발급해 다른 기관 취업을 시도하려 했다는 소문이 있는 유형의 임원은 불필요해 보이는 것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싫은 소리, 비판하는 인사 삼고초려 임원 등용에 나서야

정 회장 측 선거 캠프에 있었던 전 축구협회 고위 임원은 "현장에서 대의원은 물론 축구인들을 정말 많이 만나면서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됐다. 그동안 일부 임원이 정 회장의 눈을 가리는 행동이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반대나 비판,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인사를 등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 회장에게 전달 가능할 것이다. 정 회장도 충분히 이를 인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2013년 첫 당선 이후 정 회장은 나름대로 여러 일들을 추진했지만, 의욕이 과했거나 오판해서 문제를 확산하며 논란을 자초했던 일들도 있었다. 불통의 이미지를 스스로 만든 것도 사실이다. 선의와 달리 어설픈 여론전으로 작은 문제를 크게 키웠던 것도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는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도 있다. 

스스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정 회장이 외친 이상 임원진에는 꿀만 바른 소리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끝없이 아픈 소리도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다양성이 있는 조직이어야 정책도 치열한 논의 끝에 돌아가고 결론이 도출된다는 점에서 더 발품을 팔아야 한다. 싫은 소리, 아픈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싫다고 해도 투표권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던 것처럼 삼고초려 해서라도 세워야 한다. P급 지도자가 만들어지기까지 정석 코스를 밟으면 최소 5년~최대 10년은 걸리는 것처럼 여론의 파도가 치는 축구협회에서 행정가를 꿈꾼다면 배워 볼 필요가 있다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은 축구협회 전무 시절 이런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전무가 되고 교육인적자원부,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유관 기관에 축구협회 예산 획득이나 정책 관련 협조를 위한 미팅을 가면 처음에는 공무원분들이 '아는 사람이 왔으니' 반겨준다. 제가 인지도가 있어서 그런 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숫자와 정책 이야기로 들어가면 180도 자세가 달라진다. 무엇이 문제고, 이런 정책은 왜 돈이 들어가야 하는지 설명과 설득을 해야 한다. '예산 낭비 아니냐', '이런 정책은 이해 되지 않는다'는 등 칼 지적이 들어오니 정말 쉽지 않더라. 지역 축구인도 만나서 뭐가 어려운지 듣고 반영도 해야 한다. 밖에서 보면 축구협회 행정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안에 들어와 보니 정말 어렵더라. 이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선수 출신 중에 지도자가 아닌 행정을 하고 싶다면 꼭 해봐야 한다."   
 
앞으로의 4년 동안 정 회장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6 북중미 월드컵, 2027 사우디 아시안컵, 2028 LA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들을 소화하게 된다. 정 회장은 자신 이후 새로운 젊은 축구 행정가 육성을 말한 바 있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젊은 축구인들을 찾아가 "도와달라"고 읍소라도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동시에 각 지역에서 애쓰는 일선 행정가들을 중용하는 등 과감한 인사 개편도 조직을 자극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회장이 되기 위한 선거 운동이 끝났다면, 지금부터의 4년은 '임시 직원'이라는 우스갯소리로 불리는 '임원'들을 상징적인 것이 아닌 일하는 사람들로 확실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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