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준의 피겨 퍼포먼스] '주니어 최고점' 차준환, 김연아 이후 '제 2차 얼음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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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암울했던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의 지표가 바뀌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둔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제 2의 김연아(26)를 애타게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차준환(15, 휘문중)은 국제 대회에서 김연아 이후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차준환은 1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85.13점 예술점수(PCS) 75.00점을 더한 160.13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79.34점과 더한 총점 239.47점을 받은 차준환은 226.39점을 기록한 빈센트 저우(미국)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두 번째로 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했다. 첫 우승자는 2014년 8월 프랑스 쿠르쉐벨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195.80점으로 정상에 오른 이준형(20, 단국대)이다.
차준환은 우노 쇼마(일본)가 201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세운 종전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총점 최고 점수인 238.27점을 1.2점 넘어섰다.
더불어 그는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그리고 총점까지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김연아가 한국 피겨스케이팅에 새로운 장을 연 뒤 적지 않은 후배가 등장했다. 이들은 국제 대회에서 선전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나 차준환이 세운 주니어 남자 싱글 최고 점수와 주니어 그랑프리 우승은 차원이 다르다. 차준환은 김연아가 빙판을 떠난 뒤 한국 피겨스케이팅에서 제 2의 얼음 혁명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 최초 쿼드러플 살코 성공, 마의 4회전 벽을 넘다
현대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기술은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고 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스(25, 스페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와 쿼드러플 살코 그리고 쿼드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었다.
시니어 정상권은 물론 주니어 선수들도 4회전 점프를 뛰지 못하면 경쟁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차준환은 기초 점수 10.5점인 쿼드러플 살코를 깨끗하게 뛰었다. 그는 지난 7월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6~2017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총점 210.58점으로 1위에 올랐다.
이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를 시도했다. 착지는 깨끗했지만 회전 수 부족으로 언더로테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서 처음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한 이는 전 국가 대표 이동훈(29)이다. '피겨 천재'로 불린 그는 2004년 쿼드러플 토루프를 깨끗하게 뛰었고 2007년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도 이 기술에 성공했다. 이동훈 이후 4회전 점프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이는 김진서(20, 한체대)다. 김진서는 쿼드러플 토루프에 꾸준하게 도전했지만 아직 국제 대회에서 감점 없이 완벽하게 인정을 받은 적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 도전에 성공했다. 쿼드러플 토루프의 기초 점수는 10.3점이고 쿼드러플 살코는 10.5점이다. 쿼드러플 토루프가 아닌 살코에 성공한 한국 남자 선수는 차준환이 처음이다.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에 성공하며 기초 점수 10.3점에 가산점(GOE) 2점을 챙겼다. 점프 하나로 무려 12.50점을 받았다.
4회전 점프를 정복한 차준환은 국제 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동훈 이후 4회전 점프 갈증을 해결한 그는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에 새 장을 열었다.

김연아가 땀을 흘린 크리켓 컬링 & 스케이팅 클럽에서 급성장
차준환은 국제 대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부터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으로 훈련 장소를 옮겼다. 이곳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물론 전 세계 유망주들이 몰려든다. 김연아는 이곳에서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준비했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이곳에서 김연아를 가르친 브라이언 오서(55, 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지난 7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견 선발전에서 오서 코치는 "차준환은 쿼드러플 점프를 꾸준히 잘 연습하고 있고 후속 점프로 트리플 토루프를 넣는 훈련도 하고 있다"며 "그는 쿼드러플 점프를 잘하는 지도자들과 연습하고 있다. 습득력이 매우 빠르다"고 칭찬했다.
이어 "지금대로만 성장한다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점프, 스핀, 스케이팅, 퍼포먼스 등으로 나뉜 전문 지도 시스템에 녹아든 그는 1년 만에 급성장했다.
지난해 차준환은 급격히 키가 자라면서 성장통을 겪었다. 여기에 부상까지 생기며 고생했지만 이를 이겨 냈다.
차준환은 지난 3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ISU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점 207.11점으로 7위에 올랐다. 5개월 만에 그는 자신의 최고 점수를 무려 32.36점이나 높였다.

기술과 표현력을 모두 갖춘 '토털 패키지'로 성장
차준환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 나온 트리플 플립 다음에 연결하는 루프 점프를 싱글로 처리하고 그 다음 연결한 트리플 살코가 언더로테 판정을 받는 실수를 했다.
그러나 쿼드러플 살코를 비롯한 7개 점프를 모두 인정받았다. 그의 프로토콜은 1개의 언더로테 표시가 있을 뿐 깨끗했다. 쿼드러플 살코에서는 2점,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1.2점의 가산점을 챙겼다.
기술도 깨끗했지만 표현력과 스케이팅도 뛰어났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 예술점수(PCS)를 75점 받았다. 다른 선수와 비교해 압도적인 점수였다.
차준환은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주니어는 물론 세계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남자 피겨스케이팅 세계 도전의 길은 여전히 멀다. 주니어 남자 싱글 최고 점수는 차준환이 세운 239.47점이지만 시니어 세계 최고점은 하뉴 유즈루(22, 일본)가 갖고 있는 330.43점이다.

시니어와 주니어의 점수 구성과 레벨은 다르다. 이제 15살인 차준환이 성장해야 할 길은 한참 남았다.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증명한 그는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과 주니어세계선수권 대회에 도전한다.
경기를 마친 차준환은 자신의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에스엠에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는데 좋은 성적을 내서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음 출전하는 주니어 그랑프리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린다. 그때는 반드시 실수 없는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열리는 ISU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는 다음 달 6일(한국 시간)부터 나흘동안 진행된다.
[영상] 차준환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프리스케이팅 ⓒ 촬영, 편집 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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