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나오기만을 기다린 팀들, 120억 계약이라니… KBO 충격과 공포, 번호표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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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키움 주장이자 핵심 선수인 송성문(29)은 지난해를 통해 ‘좋은 선수’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시즌 142경기에서 타율 0.340, 19홈런, 10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7을 기록했다.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0.500 이상을 기록한 리그 몇 안 되는 타자였다.
평가가 급등했다. 기본적으로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다 여러 타순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2루수와 3루수로 모두 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주루 센스도 갖췄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젊은 선수로 각광을 받았다. 여기에 이른바 ‘워크에식’도 굉장히 뛰어나다는 호평을 한몸에 모으고 있었다. 많은 팀들이 송성문의 거취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올해도 준수한 활약을 하며 한때 메이저리그 포스팅 도전 루머까지 나온 가운데 몇몇 구단들이 송성문 영입으로 두고 꽤 구체적인 계산을 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송성문은 2026년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경쟁균형세(샐러리캡) 한도를 비워두고 송성문이 시장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복수의 팀들이 있었다. 벌써부터 2026년 FA 시장의 최대어로 관심을 모았다.
FA 자격까지 1년 이상 시간이 남았음에도 일찌감치 송성문 관찰이 시작된 것은 두 가지 배경이 있었다. 우선 KBO리그 구단들은 송성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었다. 좋은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거액을 주고 데려갈 만한 선수는 아니라고 본 것이다. 여기에 원 소속팀 키움은 거물급 FA를 잡는 데 있어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한 몫을 거들었다. 실제 나머지 9개 구단에 비해 재정적으로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구단은 아니었다.
그런데 상당수의 예상이 빗나갔다. ‘돈을 쓰지 않을 것’으로 봤던 키움이 거액을 들여 송성문을 눌러 앉혔다. 키움은 송성문과 계약 기간 6년, 연봉 총액 120억 원의 조건으로 비FA 다년 계약을 했다고 5일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연도별 연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송성문의 이번 계약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진행된다. 연 평균 20억 원의 계약이다. 게다가 옵션도 없다. 120억 원을 전액 보장한다. 비FA 다년 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내년 연봉이 5~6억 원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5년간 115억 상당의 FA 계약이라고도 바꿔 해석할 수 있다.
보는 시선에 따라 비FA 다년 계약 역사상 야수로는 최대 규모 계약이라고도 볼 수 있다. 종전 기록은 구자욱(삼성)의 5년 120억 원이었다. 총액은 같지만 구자욱의 경우는 보장 금액이 90억 원, 그리고 인센티브가 30억 원이었다. 보장 금액만 놓고 보면 송성문이 더 높다. 물론 구자욱 계약 시점과 송성문 계약 시점 사이의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어쨌든 모두가 놀랄 만한 금액과 조건의 계약이 터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키움은 왜 이 시점에서 송성문과 대형 계약을 했을까. 키움 위재민 대표이사는 “예비 FA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FA 시장이 과열되고 있고, 계약 규모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구단은 전략적이고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라며 “이번 송성문과의 계약은 우리 구단 입장에서 상당한 규모의 투자다. 그만큼 선수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팀의 중장기 계획 실현을 위해 송성문과의 장기 계약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전력 및 전략적인 부분은 물론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우선 올 시즌 성적이 너무 좋지 않아 ‘팬심’이 싸늘한 상황에서 송성문을 잡아 팀 기조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비록 올해 성적은 좋지 않지만 안우진이 돌아오는 내년부터 3년은 성적을 위해 달리겠다는 의지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여기에 경쟁균형세 하한선 도입이 유력한 가운데 키움이 이 하한선을 채우기 위해 송성문과 계약을 서둘렀다는 평가도 있다. 하한선이 도입되면 키움의 현재 페이롤은 그 기준을 밑돌 가능성이 있고, 어차피 이를 채워 넣기 위한 과정이 있어야 했다. 보상 장벽을 생각해야 하는 외부 FA보다는 내부 최대어인 송성문을 잡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시각이 있다.
반대로 송성문이 시장에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팀들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키움이 송성문과 비FA 다년 계약을 하면서 시장에서 ‘번호표’를 뽑을 기회조차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다른 선수들의 몸값이 뛰어오를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송성문의 120억 원 계약이 시장 과열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 또한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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