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을 감탄케 한 현답의 주인공… 시행착오 겪고 단단해졌다, ‘제2의 김성현’은 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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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너는 야구를 할 때 어떤 생각을 가지고 하니?”
지난 6월, SSG 내야수 석정우(26)가 1군에 다시 올라왔을 때 이숭용 SSG 감독은 면담을 통해 석정우의 의중을 살짝 떠봤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에게는 어쩌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 될 수도 있었다. 이 감독도 큰 기대를 안 했다. 수비에 중점을 둔다, 공격에 중점을 둔다, 중점을 두는 플레이 등 으레 나오는 답변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석정우의 대대답에 이 감독은 무릎을 탁 쳤다.
이 감독은 당시 “석정우가 ‘저는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려고 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사실 공격이든, 수비든 그게 정답이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답을 한 석정우가 달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올해 부침이 있어 1·2군을 오가기는 했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기회를 주려고 노력했던 이유다. 팀 부상자 사정도 있었으나 나름의 가능성과 함께 한 시즌을 마쳤다.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석정우는 올해시즌 1군 27경기에서 타율 0.265, 2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1의 괜찮은 타격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유격수, 2루수, 3루수 등 다양한 포지션도 소화하면서 눈도장을 받았다. 퓨처스리그(2군) 46경기에서는 타율 0.323, 3홈런, 30타점을 기록하면서 프로 데뷔 후 가장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 성과는 11월 끝난 팀의 가고시마 유망주캠프까지도 이어졌다. 석정우는 지난 캠프에서 야수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성실하게 훈련을 했고, 여러 방면에서 성장이 눈에 보인다는 칭찬을 받았다. 팀 동료들 사이에서도 큰 이견이 없는 야수 MVP 수상이었다. 석정우는 “계속 열심히 한 덕분”이라며 자신의 성과보다는 의지에서 수상 동력을 찾았지만, 주위의 평가는 꽤 달랐다. 내년 1군 진입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22년 팀과 육성 선수 계약을 하며 입단한 석정우는 올해 개인 경력 최고의 시즌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하자는 마음가짐으로 2025년을 보냈지만, 정작 잘 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수비가 그랬다. 석정우는 퓨처스팀 코칭스태프들이 뽑은 2군 최고 내야 수비수였다. 그 평가를 바탕으로 1군에 올라왔다. 그런데 정작 공격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반면, 수비는 자신이 생각해도 불만인 시즌을 보냈다.
실책이 나오자 멘탈이 흔들렸고 초심도 흔들렸다. 석정우는 “2군에서는 잘 했는데 1군만 오면 뭔가 조금 위축되어 있는 게 있었다. 압박감이 있다 보니 혼자 웅크려든 것 같다. 긴장도 많이 하고, 그런 것 때문에 내가 굳어 있었다. 그러니 내 플레이도 못하고 결과가 안 좋게 나오니 마음가짐의 문제가 컸다”고 돌아봤다. 다시 1군에 가면 그런 패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결국 믿을 건 자신이고, 믿을 건 흘린 땀이라는 결론이었다. 가고시마 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석정우는 “수비 실력을 많이 늘리고 싶었다. 수비에 중점을 두자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왔는데 마침 내야 수비 코치님(조동찬 코치)도 새로 오시고, 거의 매일 엑스트라 훈련으로 새로운 스킬도 배웠다. 코치님들이 많이 조언을 해주셨는데 여러 훈련들을 하면서 스텝업이 된 것 같다”고 캠프를 결산하면서 “올해 부족한 것은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하다 보면 나도 스스로 이겨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2026년을 기대했다.
기회는 열렸다. 그간 유격수·2루수는 물론 3루수까지 소화하며 전천후 유틸리티 몫을 했던 베테랑 김성현이 플레잉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현역 은퇴는 아니지만 그래도 코치의 비중이 절대적인 자리다. 즉, 누군가는 그 몫을 해야 한다. 석정우는 다른 선수들과 그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가고시마 캠프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1군 엔트리 한 자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석정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어필해 내년에는 더 많은 1군 경기에 나간다는 각오다. 석정우는 “어릴 때부터 모든 포지션을 다 해봤고 다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솔직히 올해 안 좋은 모습을 보여서 수비를 잘 한다고 자신 있게 말을 못 하겠는데 내년부터는 꼭 자신감을 되찾고 좋은 모습을 보여서 수비가 많이 늘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막상 뛰면 느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타트가 중요하기 때문에 많이 연습해서 도루도 가능한 선수로 인식을 바꿔놓겠다”고 강조했다.
석정우는 캠프 내내 “(김성현의 코치 전환으로) 내야 한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알고 있느냐”라는 코치들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설렜다. 그간의 설움을 풀어낼 절호의 기회고,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것도 알고 있다. 석정우는 “야구는 안 하면 다 까먹는 운동이기 때문에 몸이 잊지 않도록 기술 훈련도 하면서 스프링캠프까지 철저하게 준비를 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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