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국 정말 강하다" 韓 쇼트트랙 경고등!…김길리 2연패+임종언 합격점에도 "남자부 깊이 문제 심각"→밀라노 조연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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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약 2개월 앞두고 열린 '최종 리허설'에서 한국 쇼트트랙은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초신성 고교 스케이터' 임종언(노원고)의 국제경쟁력 증명과 '원투 펀치' 최민정-김길리(이상 성남시청) 건재를 확인한 것이 가능성이라면, 올 시즌 월드투어 크리스탈 글로브를 싹쓸이한 윌리엄 단지누-코트니 사로를 앞세운 캐나다 약진에 관한 대비는 묵직한 과제로 남았다.
한국은 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의 스포르트불레바르에서 열린 2025-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4차 대회 최종일에서 메달 4개를 쓸어 담는 쾌조의 경기력을 뽐냈다.
대회 첫 날 ‘노메달 굴욕’을 딛고 남녀 에이스가 동시에 금빛 질주를 뽐내는 반전극을 연출했다.
김길리(성남시청)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6초306의 기록으로 '최대 라이벌' 사로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과정이 일품이었다.
4바퀴를 남기고 선수 셋이 한꺼번에 넘어지는 난전 속에서 김길리는 최민정과 사로, 엘라사 콘포르톨라(이탈리아)와 생존 레이스를 이어 갔다.
사로가 먼저 승부수를 띄웠다. 선두로 치고 나섰다.
최민정이 압박을 걸었다. 결승선을 두 바퀴 남기고 특유의 아웃코스 질주로 역전을 꾀했다.
사로가 최민정 견제를 위해 바깥으로 수성(守城)에 들어가는 순간 김길리가 번뜩였다.
단숨에 인코스를 파고들어 1위를 꿰찼다.
선두권 틈을 노린 김길리가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밟았다. 사로가 2위, 최민정은 3위로 골인했다.
이로써 한국은 여자 1500m 최강국 지위를 재확인했다.
올 시즌 월드투어 4차례 대회 중 3번이나 이 종목을 석권했다.
1차 대회에선 사로에게 금메달을 내줬으나 2차 대회서 최민정이 정상을 수복했고, 김길리가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며 개선(凱旋)했다.
중국 '소후닷컴'은 김길리 경기력을 호평했다. “여자 중장거리 쇼트트랙에 새 시대가 열렸다"면서 "김길리 2연패(聯覇)는 우연이 아니다. 한국은 최민정 뒤를 잇는 또 하나의 절대자를 보유하게 됐다"며 부러운 눈길을 숨기지 못했다.
'샛별' 임종언이 금빛 배턴을 이어받았다.
남자 1000m에서 시상대 맨 위 칸에 올랐다.
최민정이 인코스를 면도날처럼 파고들었다면 임종언은 육중한 아웃코스 공략으로 관중 탄성을 자아냈다.
3위로 달리던 임종언은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빠르게 얼음을 지쳤다.
아웃코스로 빠져나와 폭발적인 역주를 뽐냈다. 이내 피에트로 시겔(이탈리아), 사오앙 류(중국)를 차례로 따돌렸다.
1분25초877로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해 '빙판 반란'을 일으킨 임종언은 동계올림픽 전초전 격인 월드투어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해 큰물에서도 통할 재목임을 입증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사오앙 류가 마지막 바퀴에서 무기력하게 추월당했다. 임종언 가속력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며 열여덟 살 신성 뒷심에 혀를 내둘렀다.
다만 월드투어가 남긴 숙제 역시 선명하다.
남자부는 임종언 외엔 확실한 '메달 카드'가 드러나지 않았다.
'맏형' 황대헌이 애초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월드투어 여정에서 1500m 은메달 1개, 1000m 동메달 1개에 머물렀다. 4차 대회에선 무릎 통증으로 남자 1000m 준결승을 단념하기도 했다.
신동민(고려대) 또한 잠재성은 보였으나 끝내 노메달로 시즌을 마쳤다.
더 큰 충격은 캐나다의 부상(浮上)이었다.
기존 네덜란드, 미국, 중국, 이탈리아가 아닌 '단풍국'이 한국 최대 위협국으로 확고히 올라섰다.
2023년부터 남자 쇼트트랙 부동의 1인자로 자리매김한 단지누는 올 시즌 역시 최강 스케이터로서 클래스를 뽐냈다.
월드투어 4개 대회에서 무려 금메달 6개를 수집했다. 최전성기 구간에 진입했음을 알렸다.
여자부 역시 사로가 금메달 5개를 몰아쳤다.
둘은 남녀 종합 포인트 1위에 올라 캐나다의 크리스털 글로브 싹쓸이를 도왔다. 혼성계주에서도 역량을 발휘해 자국 1위 등극을 일조했다.
캐나다가 조금씩 경쟁국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감지된다.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독식할 실질적인 우승후보 0순위 국가가 됐다는 평가다.
그간 쇼트트랙은 한국의 대표 효자 종목으로 꼽혀왔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이 딴 금메달 2개는 모두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번 밀라노 대회 역시 쇼트트랙 성적이 대한민국 전체 성적표를 좌우할 확률이 높다. 샛별 임종언을 얻고 김길리가 '새로운 여제'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움틔웠으며 최민정은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지만 캐나다 상승세와 남자부 ‘깊이’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실타래로 남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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