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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보다 수비 잘하는 코치가 있다? 어색하지만 현실… 모두의 존경, 후계자 키워낼까

작성일: 2025.12.17 19:00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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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레잉코치로 2026년을 맞이하는 김성현 코치는 새로운 삶을 의욕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SSG랜더스
▲ 플레잉코치로 2026년을 맞이하는 김성현 코치는 새로운 삶을 의욕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공은 제일 잘 던지네”

지난 11월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서 열린 SSG 유망주 집중 육성 캠프 당시 내야수들의 수비 훈련을 지켜보던 이숭용 SSG 감독은 한 코치를 보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내야수의 짝이 맞지 않아 코치 하나는 선수와 같이 캐치볼을 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오히려 코치의 어깨가 더 좋았다. 공은 레이저처럼 뻗어 나갔다. 이를 바라보던 코치들은 “기가 막히다”며 농담을 건넸다. 그 농담을 듣는 주인공은 수줍은 웃음만 짓고 있을 뿐이었다.

내년부터 팀의 수비를 맡아 플레잉코치로 뛰게 되는 김성현(38) 코치가 그 주인공이었다. SSG의 원클럽맨 중 하나인 김 코치는 2024년 시즌을 앞두고 SSG와 3년 총액 6억 원에 계약했다.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2026년은 플레잉코치로 뛴다. 사실상 현역 마지막 시즌과 코치로서의 첫 시즌을 같이 시작하는 셈이다. 

‘플레잉코치’는 KBO리그에서도 쉽게 보기는 어려운 직책이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선수’보디는 ‘코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양쪽을 모두 다 잡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올해 키움에서 플레잉코치로 뛰었던 이용규 코치 또한 2025년 1군에서는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선수로 뛰려면 로스터에 등록도 해야 하는 만큼 실전에 나가기는 쉽지 않다. 

▲ 팀 내 내야 최고 수비수로 불리는 김성현 코치는 2026년은 선수보다는 코치에 초점을 맞춘 구상을 그리고 있다 ⓒSSG랜더스
▲ 팀 내 내야 최고 수비수로 불리는 김성현 코치는 2026년은 선수보다는 코치에 초점을 맞춘 구상을 그리고 있다 ⓒSSG랜더스

김 코치 또한 이것을 잘 알고 있었다. 구단의 플레잉코치 제안은 사실상의 현역 은퇴를 의미하는 것과 같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현역으로 뛸 수는 없었다. 팀 내 입지도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김 코치는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연속 100경기 이상을 뛰었지만, 2024년은 71경기, 그리고 올해는 59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부상도 있었지만 점차 뒤로 빠지는 모양새라는 점은 분명했다.

고심은 했지만, 끝내 플레잉코치 제안을 승낙했다. 지난 가고시마 캠프는 코치로서의 데뷔전이기도 했다. 김 코치는 “현타가 오더라”고 첫 감상을 재치 있게 드러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선수의 루틴으로 모든 캠프 일정을 소화하던 김 코치는, 이제 코치로서의 삶을 받아들이고 또 배우는 과정에 있다. 갑작스레 모든 것에 적응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선에서 선수단을 바라보고 있다.

김 코치는 팀 내야수들의 ‘우상’이자, ‘롤모델’이다. SSG 후배들은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에 대한 질문에 망설임없이 “김성현 선배님이 가장 수비를 잘하신다”고 말할 정도다.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기에 코치로서도 대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 20년 동안 한 팀에서 뛴 김성현 코치는 성공의 경험은 물론 실패의 극복 경험도 갖춘 지도자이며, 팀 내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워 지도자로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 20년 동안 한 팀에서 뛴 김성현 코치는 성공의 경험은 물론 실패의 극복 경험도 갖춘 지도자이며, 팀 내 후배들에게 신망이 두터워 지도자로서도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가고시마 캠프에서도 마치 현역과 같은 몸놀림으로 살아있는 ‘교본’이 됐다. 공을 빼는 속도, 공을 던지는 속도, 그리고 공을 잡아내는 감각까지 현역을 방불케하는 실력으로 후배들과 동료 코치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이번 캠프에서 함께 수비 파트를 이끈 조동찬 코치가 농담을 조금 보태 “적어도 수비는 가장 낫다. 시즌 때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웃을 정도다. 수비 코치로 수많은 경력을 쌓은 조 코치는 “펑고도 잘 친다”면서 후배 코치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김 코치는 프로 1군 통산 1622경기에 나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하지만 항상 영광의 시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화려했던 순간도 있지만 좌절했던 순간도 있었고, 한때는 ‘수비에서 기본적인 실수가 많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코치의 경력은 그런 압박감을 이겨내는 과정의 관통으로 봐도 틀리지 않다. 마냥 성공만 한 지도자는 아니기에 오히려 더 중요한 실패했을 때의 노하루를 잘 아는 지도자다. 이는 어린 선수들에게 큰 조언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한편으로 2006년 팀에서 데뷔한 뒤 올해까지 20년을 한 팀에서 뛰었다. 후배들의 기량과 성향을 훤히 꿰뚫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내야수들에 대한 평가도 제법 냉정했다. 그러나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많다면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선수로까지 준비는 어려울 것 같다”고 손사레를 치는 김 코치가 자신의 뒤를 이을 미래의 SSG 내야수들을 키워내는 과정도 흥미를 모을 전망이다.

▲ 코치로서의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 김성현 코치 ⓒSSG랜더스
▲ 코치로서의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 김성현 코치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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