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KBO리그 구단에 소송을 건다? 초유의 사태 벌어지나, 현실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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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SSG의 2026년 외국인 라인업을 이룰 네 명의 선수는 팀의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콤플렉스에 합류해 정상적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모든 선수들의 몸 상태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네 명의 선수(기예르모 에레디아·미치 화이트·앤서니 베니지아노·타케다 쇼타) 중 한 명은 이번 캠프에 원래는 없었어야 할 선수였다. 새 외국인 좌완 앤서니 베니지아노(29)가 그 선수다. 당초 SSG는 올해 외국인 투수 라인업으로 미치 화이트와 재계약, 그리고 드류 버하겐(36)과 신규 계약을 결정했다. 하지만 버하겐의 메디컬 테스트에 문제가 생기면서 부랴부랴 새로운 선수를 찾은 끝에 베니지아노와 계약했다.
버하겐은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선발 자원이었다. 30대 중반이 나이가 걸림돌이기는 했지만, 선발 경험이 풍부하고 미국과 일본 무대를 모두 경험한 만큼 노련한 경기 운영이 기대를 모았다. 최고 시속 150㎞대 중·후반을 던지던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구위는 기본을 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SSG는 버하겐과 총액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그런 버하겐은 결국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캠프 합류 전 계약이 해지됐기 때문이다. SSG는 베니지아노를 영입할 당시 “메디컬 테스트에서 구단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해지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다.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SSG는 버하겐과 계약 당시 메디컬 테스트를 한 뒤 계약을 최종 결정할 것이라 밝혔고, 통과하지 못하자 곧바로 계약을 물리고 다른 선수를 찾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또 개인 사정이 있어 이 논란이 뒤늦게 불거졌다. 버하겐은 계약 후 곧바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었다. 보통의 외국인 선수 입단 계약이 그렇다. 그러나 버하겐 개인 사정으로 메디컬 테스트를 뒤로 미뤘고, SSG는 이를 양해했다. 하지만 그렇게 받은 메디컬 테스트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서 SSG나, 버하겐이나 시간을 허비한 셈이 됐다.
그렇게 SSG는 베니지아노와 총액 85만 달러에 계약해 버하겐과 동행하지 않을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버하겐 측이 반발했다. 급기야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입단도 하지 않은 외국인이 KBO리그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던 것이다.
논란은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보는 양측의 시선 차이에서 비롯된다. 버하겐은 미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그 필름을 가지고 더블 체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필름을 본 한국 의료진이 우려를 드러냈다. 정확히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던지는 팔쪽에 손상이 발견됐다. 추적 관찰을 하려고 해도 일본에서 뛰던 당시 의료 기록을 제공 받을 수가 없었다.
물론 인체의 반작용을 반복하는 투수들의 몸은 대부분이 완벽한 정상은 아니다. 어느 선수나 어느 정도의 손상은 가지고 있다. 하지만 버하겐은 여러 곳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됐고, 지금 당장은 몰라도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SSG도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탈이 나면 큰 문제였다. 단순히 대체하는 데 드는 비용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선수를 다시 찾고, 계약을 하고, 이 선수가 한국에 들어와 적응하고 빌드업을 하는 데 거의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팀에는 엄청난 타격이다. 그때가 되면 선수 풀도 좁아진다.
SSG는 비슷한 악몽을 경험한 적이 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계약한 좌완 파이어볼러 애니 로메로의 사례다. 로메로는 좌완으로 시속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강력한 구위를 가진 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다만 당시에도 메디컬 테스트에서 약간의 찜찜한 구석이 있었다. 당장 던지는 데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봤지만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투구하다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끝내 KBO리그 무대에 서지 못한 채 퇴출됐다. SSG는 엄청난 손해를 봤다.
SSG는 결국 버하겐과 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고, 선수에게 통보했다. 반대로 버하겐 측은 미국 의료진의 소견을 받은 결과 투구에 지장이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지금도 문제가 없다고 버텼다. 법적 절차를 밟는 수순도 보였다. 실제 미국·한국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소송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SSG는 계약 해지의 사유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고, 첫 계약시 이에 대해 명시한 만큼 법적 싸움으로 가도 구단이 패하는 경우가 없을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버하겐 측도 자문을 구한 결과 이기기 힘든 싸움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없고, 이대로 양자의 관계는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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