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마라톤 황제' 경쟁자 살해 음모론 폭발…"무릎 꿇을 만큼 무너졌다" 가족도 협박→'서브2' 전설의 악몽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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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인류 최초로 마라톤 풀코스 '마의 2시간 벽'을 허문 레전드 마라토너 엘리우드 킵초게(41, 케냐)가 2년 전 경쟁자 죽음에 연루돼 있단 음모설에 "심신이 완전히 무너졌었다"며 아픔을 호소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2020 도쿄 올림픽 마라톤 2연패에 빛나는 킵초게는 2024년 2월 11일 충격적인 비보를 전해들었다.
케냐의 또 다른 마라톤 스타이자 선의의 경쟁자인 켈빈 킵툼(1999~2024)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단 소식을 훈련장 게이트 직원이 귀띔해 알게 됐다.
당시 킵초게와 킵툼은 '서브2(2시간 이내 풀코스 완주)' 기록을 깨트릴 최유력 마라토너로 꼽혔다.
실제 킵초게는 2019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NEOS 1:59 챌린지'에서 1분59분40초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상 최초로 42.195㎞의 거리를 1시간대 기록으로 주파해 세계 육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마라톤 풀코스를 2시간 안에 완주하기 위해선 100m를 평균 17초 속도로 계속 뛰어야 한다.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속도다.
다만 이 기록은 공식 기록으론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2시간 돌파를 목표로 철저하게 기획된 이벤트로 42.195km 거리를 제외한 모든 조건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FF)이 제시하는 마라톤 규정에 부합하지 않은 탓이다.
이날 공기저항을 줄이고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5명의 페이스메이커가 V자 모양으로 킵초게 앞에서 달렸다. 개중 2명은 킵초게 좌우에서 함께 달렸다.
아울러 4km를 기준으로 페이스메이커가 주기적으로 교체됐다. 자전거를 탄 보조요원은 언제든 음료를 전달할 준비를 했고 킵초게 앞에 달리는 차는 형광색 빛을 바닥에 쏘며 '속도 조절'을 도왔다.
당시 킵초게가 언론 인터뷰에서 입에 올린 표현대로 "인류의 1시간대 완주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한 "의미가 적지 않은" 비공식 마라톤 이벤트였다.
실제 마라톤 공식 세계기록은 킵툼이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2시간00분35초 만에 결승점을 통과해 종전 최고기록인 킵초게의 2시간1분9초를 34초나 앞당겼다.
풀코스 세 번째 도전 만에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킵초게보다 먼저 서브2 기록에 도달할 1순위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나 킵툼은 세계육상연맹(WA)으로부터 신기록을 공인받은 지 닷새 만에 운명을 달리해 전 세계 체육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케냐 리프트밸리 지역에서 킵툼이 운전하던 차가 도로를 벗어나 나무와 충돌한 뒤 도랑에 떨어졌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 미숙이 겹쳐 사고 충격에 그대로 노출됐다.
당대를 넘어 사상 최고 마라토너로 미래를 촉망받던 스물네 살 젊은 피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그를 마라톤으로 이끈 게르바이스 하키지마나 코치(르완다) 역시 37세를 일기로 함께 목숨을 잃었다.
이즈음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킵툼 사망 음모설'이 돌기 시작했다.
킵초게가 자신보다 걸출한 재능을 지닌, 15살 어린 자국 후배 교통사고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단 소문이었다.
킵초게는 12일(한국시간) 유튜브 채널 'Engage Talk'에 출연해 "사고가 일어난 날 아침, 그날도 여느 아침과 다를 바 없이 훈련을 하러 훈련장에 갔다"면서 "입구에 도착했을 때 게이트 직원이 내게 다가와 '킵툼이 사고로 사망했다' 말해줬다"며 2년 전 비극을 찬찬히 떠올렸다.
"처음엔 직원의 얘기를 믿을 수 없었다. 휴대폰을 열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는데 킵툼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단 속보가 떴다"며 "이후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렀다. 온라인에서 음모론이 퍼지기 시작했고 일부 누리꾼은 내가 이 사고에 깊이 관여돼 있단 근거 없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소셜미디어 곳곳에서 '킵초게가 킵툼을 죽였다'는 말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나는 정말 무너져내렸다.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힘없이 말했다.
킵초게는 이 같은 낭설로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실질적인 위협을 받았고 일상생활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쳤다 고백했다.
"나는 물론 가족들도 협박을 받았다. 내 아이들은 원래 자전거로 학교를 다녔지만 (킵툼 사망 이후) 그럴 수가 없었다. 결국 아내가 직접 차를 몰고 학교에 데려다주기 시작했다"면서 "협박은 광범위하면서도 강했다. (삶의 지축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기분이었다"고 귀띔했다.
"그때 사건을 통해 나를 진정으로 지지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판별할 수 있게 됐다. 내 소셜미디어 팔로워는 300만 명이 넘는다. 하나 그런 일이 불거졌을 때 내게 연락을 해준 사람은 극소수였다. 훈련 캠프에 찾아와 (진실을 묻거나 위로를 건넨) 사람도 불과 몇 명뿐이었다"며 해당 사건이 자신의 정신력을 테스트하고 결국 회복력과 믿을 수 있는 이와 함께하는 것의 중요성을 선명히 깨닫게 해준 시련이었다 강조했다.
킵초게는 "인생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좋은 일만 일어나는 삶을 기대해선 안 됩니다"라며 덤덤히 그날의 괴소문을 돌이켰다. 아울러 인간 지구력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지난 20년간 노력해온 마라톤에서처럼 일상에서도 '극한의 격랑'을 극복하기 위해 분주(奔走)를 멈추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고 또 청중에게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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