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딱 한 대회' 남았다…작년보다 한 달 빨리 시즌 11승+55연승 폭주→왕중왕전 제패하면 '최다 우승·연승'에 GOAT 순위 1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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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 대회만 남았다. 그 무대마저 제패하면 시즌 12승과 60연승에 닿는다.
배드민턴 통계 매체가 산정하는 여자 단식 GOAT 순위에서도 맨 위로 올라설 수 있다.
안세영(24·삼성생명)이 안방에서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시즌 연속 11승이라는 신기원을 연 '셔틀콕 퀸'의 시선이 이제 연말 왕중왕전으로 향한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1(21-12 15-21 21-16)로 꺾었다.
올해 출전한 개인전 12개 대회에서 11차례 정상에 섰다.
준우승으로 마친 전영오픈을 제외하면 나서는 전장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트로피를 품었다.
시즌 전적은 72전 71승 1패다.
지난 3월 전영오픈에서 왕즈이(중국)에게 당한 패배가 유일하다.
승률은 98.6%에 이른다. 이날까지 55연승을 질주하며 좀처럼 추격을 허락지 않고 있다.
단일 시즌 11승은 남녀 단식에서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와 지난해 안세영만 달성했던 최다 우승 타이기록이다. 두 시즌 연속 이 고지를 밟은 랭커는 안세영이 처음이다.
기록에 도달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지난해에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11승을 채웠지만, 올해는 한 달 먼저 같은 높이에 올라섰다.
이제 '별들의 전쟁' 우승까지 석권하면 자신과 모모타가 나눠 가진 기록을 넘어선다.
배드민턴 통계 전문 ‘배드민턴랭크스’도 안세영의 다음 도전에 주목했다.
매체는 코리아오픈 결승 직후 안세영이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할 경우 달성할 기록으로 시즌 12승과 60연승을 꼽았다.
"아울러 자체 GOAT 순위에서도 수시 수산티(인도네시아)를 제치고 여자 단식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세영이 시즌 12승을 달성할 경우 모모타와 안세영 자신,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가 기록한 단일 시즌 11승을 넘어선다.
연승 기록도 걸려 있다.
구마모토 마스터스 출전을 철회한 안세영이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조별리그 3경기와 준결승, 결승을 모두 이기면 현재 55연승은 '60연승'으로 늘어난다.
배드민턴랭크스가 여자 단식 최다 기록으로 소개한 수산티의 59연승을 넘어서는 수치다.
이번 코리아오픈 우승에도 의미 있는 기록이 따라붙었다.
매체는 "2022년과 2023년에 이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안세영은 방수현에 이어 코리아오픈 여자 단식에서 세 차례 정상에 오른 두 번째 선수가 됐다"고 귀띔했다.
접전에서 드러나는 강점은 더욱 뚜렷하다.
배드민턴랭크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2024년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야마구치에게 패한 뒤 3게임까지 치른 경기에서 22연승을 거뒀다.
"해당 풀게임 승률은 백하나-이소희가 기록한 종전 최고 기록인 21연승을 넘어서는 놀라운 기록"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번 결승에서도 파이널 게임을 지배한 쪽은 안세영이었다.
출발부터 순조로웠다.
1게임 9-9에서 연속 득점으로 균형을 깼다. 끈질긴 수비로 야마구치 범실을 끌어낸 뒤 코트 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공격을 보탰다.
한 번 잡은 흐름을 놓치지 않고 21-12로 기선을 제압했다.
2게임에서는 야마구치 반격에 고전했다.
시작부터 4점을 내줬고, 네트 바로 위를 넘기는 헤어핀에 대응이 조금씩 늦어졌다.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한 채 15-21로 물러섰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가자 안세영이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3게임 첫 실점 뒤 6점을 내리 따내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야마구치가 두 차례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역전은 허락하지 않았다.
11-9로 인터벌을 맞은 뒤에는 5연속 득점으로 16-9까지 달아났다. 이후에도 차분히 점수를 보탠 안세영은 20-16에서 상대의 마지막 타구가 코트를 벗어나자 두 팔을 들었다.
1시간 2분의 접전 끝에 거둔 우승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세영은 경기 뒤 “야마구치는 매 경기 새로운 플레이를 갖고 나오는 선수라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그래도 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나오는 플레이가 있다. 차분히 기다리며 자신 있게 득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흐름을 내줬을 때 자신을 다루는 방법도 달라졌다.
실점에 매달리기보다 마음을 다잡고 다음 랠리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았다.
안세영은 “점수를 계속 내주다 보면 조급해질 때가 있다”며 “실수하더라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실수하고, 상대가 잘한 부분은 인정하는 식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승부 내내 냉정했던 안세영도 우승 순간에는 감정을 마음껏 표출했다.
관중석을 향해 귀에 손을 대고 더 큰 함성을 끌어냈다.
긴 포효를 내지른 뒤 양손으로 왕관을 만들어 머리 위에 올렸다. 3천500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빡빡한 일정을 견딘 끝에 얻은 우승이라 기쁨이 더 컸다.
안세영은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이후 짧은 휴식을 취하고 유럽으로 건너가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거푸 제패했다.
귀국한 뒤에는 재차 일주일 만에 안방 코트에 섰다.
누적된 피로 탓에 출전을 고심하기도 했다. 그래도 자신을 기다린 국내 팬들을 만나기로 했다.
그 선택에 대한 보답은 체육관을 가득 채운 함성으로 돌아왔다.
안세영은 “마음이 좀, 뭐랄까 울컥했다”며 “이렇게 배드민턴을 좋아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껴서 굉장히 뿌듯하고 좋았다. 안방에서의 우승은 늘 감회가 새롭다”고 털어놨다.
이어 “실수하면 저도 모르게 주눅 들 때가 있는데, 실수하더라도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두 시즌 연속 11승을 이룬 소감에서도 기록보다 성장에 무게를 뒀다.
그는 “꾸준히 성과를 다시 낼 수 있어 저 자신도 자랑스럽다”며 “작년에 비해 정신적으로 더 성장한 것 같다. 체력적으로 지칠 때 분위기를 어떻게 환기해야 하는지도 많이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안세영은 재충전한 뒤 다음 달 9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시즌 11승을 완성한 싸움터에서 이번엔 12승과 60연승에 도전한다.
대기록을 앞둔 마음가짐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안세영은 “기록을 크게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면서 “다음 대회에서도 저다운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담담한 '항저우 출사표'를 적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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