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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대축전] “라켓 하나로 87년을 버텼다” 인천시 탁구대표 장수비결

작성일: 2026.04.25 09:00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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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해, 배정호 기자] 2026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이 경상남도 일원에서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호인들의 열기 속에 탁구 종목은 진주생활체육관에서 펼쳐지고 있다.

수백 개의 공이 오가는 코트 위, 한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공을 밀어 넣는 선수가 있다. 상대가 반응하기도 전에 랠리가 끝난다. 노련함으로 완성된 ‘공격 탁구’다.

그 주인공은 인천시체육회 소속 강정자 씨. 1940년생, 87세. 이번 대회 최고령 출전 선수다.

“용띠, 87세예요. 우리나라 나이로는 더 먹었지. 손주가 열 명이에요.”

웃으며 건네는 말과 달리, 경기에 들어가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의 플레이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기회가 오면 지체 없이 끝낸다. 스스로를 “공격형 선수”라고 정의하는 이유다.

“라지볼 시작하고 나서 더 재밌어졌어요. 인천에서 3년 연속 1등 했고, 혼합복식·단식·전국체전까지 다 우승했어요. 그냥 완투 쓰리로 끝내버려요.”

그의 말처럼 경기는 길게 끌지 않는다. 빠르고, 정확하고, 단호하다.

70대 시절에는 “대회를 수백 번은 나간 것 같다”고 할 만큼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때보다 몸은 조금 느려졌지만, 판단과 타이밍은 여전히 날카롭다.

강 씨에게 탁구는 취미가 아니다. 삶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인천여상 시절 선수로 활약한 그는 은퇴 이후에도 라켓을 내려놓지 않았다. 동호회 회장을 맡으며 생활체육 현장을 이끌었고, 지역 탁구의 산증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일상은 철저하다. 월요일은 노래교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탁구장. 일주일 단위로 생활을 계획하고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밤 8시를 넘기지 않고 잠자리에 들고, 새벽 4~5시면 하루를 시작한다. 8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루틴이다.

건강에 대한 답변은 담담하다.

“혈압약이랑 당뇨약은 먹어요. 근데 어디 아픈 건 모르겠어요.”

비결은 단순하다.

“운동하면 땀 나고 혈액순환 되잖아요. 그럼 기분이 좋아요. 건강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움직임의 결과에요. 나는 평생 남이 해준 밥 먹어본 적이 없어요. 다 내가 해 먹고 살았지.”

자립적인 삶, 꾸준한 운동. 그것이 87세에도 코트에 서 있는 이유다.

인생의 굴곡도 있었다.

1990년대 호주로 이민을 떠났고, 코로나 시기 남편을 떠나보냈다. 이후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혼자 있는 게 싫더라고요. 애들은 다 호주에 있지. 근데 여기 와서 후배들 만나고 인사하고, 탁구 치는 게 너무 좋아.”

가족은 멀리 있지만, 코트 위에는 또 다른 공동체가 있다. 후배들과의 인사, 동호회 사람들과의 교류, 그리고 매 경기의 긴장감. 이것이 그가 말하는 탁구의 매력이다.

“나는 내 인생을 즐겁게 살 거야. 애들은 다 자리 잡았고, 나는 탁구랑 사는 거지.”

이번 대회에서는 유승민 회장으로부터 직접 상을 받았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받는 상은, 수십 년간 라켓을 놓지 않은 시간에 대한 보상 같은 순간이었다.

유 회장 역시 SNS를 통해 수상 장면을 공유하며 존경의 뜻을 전했다.

강정자 씨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를 향해 있다. 오는 6월 열리는 강릉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다.

“강릉 마스터즈 나가서 우승해야지. 80대부 생겼잖아요. 세계대회 가서 1등 한 번 해야지. 대한민국 국위선양 해야지.”

87세의 현역 탁구선수. 강정자의 탁구는 기록을 넘어 삶의 태도를 말한다. 누군가는 나이를 이유로 멈추지만, 그는 나이를 이유로 더 움직인다.

탁구대 위에서, 탁구선수 강정자의 시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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