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면 노시환-김도영도 MLB 희망 보이나… 오타니가 3위로 밀릴 정도, 日 타자들 MLB 홈런 폭격 [무라카미 돌풍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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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가 보는 일본프로야구는 분명 투수 쪽이 더 매력이 있는 무대였다. 노모 히데오를 시작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투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졌다.
실제 수많은 일본인 투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와 좋은 활약을 했고, 최근에는 리그 에이스급이 아닌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좋은 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는 아예 메이저리그 총액 기준 역대 최대 계약(3억25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야마모토를 비롯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등 여러 선수들이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타자 쪽은 약간의 의심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일본 최고의 수비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았고, 일본 최고의 거포들이라고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오타니 이전에 대성공을 거둔 타자라고 해봐야 마쓰이 히데키 정도였다. “일본 거포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선입견이 굳어졌다.
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 오카모토 카즈마(토론토)의 몸값에도 영향을 줬다. 이들은 일본프로야구 최고 타자들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정작 예상했던 것 만큼의 대형 계약은 하지 못했다. 당초 총액 2억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무라카미는 정작 2년 3400만 달러 계약에 머물렀고, 오카모토 또한 4년 6000만 달러 계약에 그쳤다.
오히려 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형, 혹은 콘택트형이었던 스즈키 세이야(5년 8500만 달러), 요시다 마사타카(5년 9000만 달러)보다도 못한 금액이었다. 여전히 메이저리그가 일본인 거포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무라카미의 경우 헛스윙과 삼진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몸값이 폭락했다.
그런데 개막 한 달 만에 많은 평가가 바뀌고 있다. 무라카미는 예상대로 삼진과 헛스윙이 많지만, 실투를 놓치지 않는 타격과 엄청난 타구 스피드를 바탕으로 홈런을 펑펑 치고 있다. 개막 직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로 우려를 모았던 오카모토 또한 질세라 홈런 레이스에 가세하며 최근 토론토 최고 타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돈값을 충분히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무라카미는 8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37경기에 나가 타율은 0.237에 머물고 있다. 37경기에서 무려 55개의 삼진을 먹었는데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지만 14개의 홈런을 쳤고, 28타점을 기록하면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다. 삼진이 많지만 볼넷도 28개를 골라 출루율(.369) 자체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무라카미의 현재 타구 속도와 배럴 타구 비율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권이다. 그 결과 OPS(출루율+장타율)는 0.934로 기대 이상이다.
오카모토 또한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296, 장타율 0.704, 7홈런을 기록하는 대활약 속에 시즌 성적을 바짝 끌어올렸다. 시즌 36경기에서 타율 0.246, 10홈런, 23타점, OPS 0.824를 기록 중이다. 최근 15경기 성적이 좋은 만큼 앞으로 점차 오르는 타격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3루 수비에서는 골드글러브를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등 공·수 모두에서 토론토의 기대치를 채우고 있다.
오히려 일본인 홈런 레이스에서 오타니가 3위로 밀렸다. 올해 타격 성적이 별로 좋지 않은 오타니는 8일까지 6개의 홈런을 기록 중으로, 이는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와 일본인 선수 공동 3위다. 무라카미가 1위, 오카모토가 2위다.
이는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한국인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KBO리그는 일본프로야구보다도 수준이 더 떨어진다. 메이저리그가 보는 시선 또한 그렇다. KBO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어느 정도는 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많지만, 계약 금액이 큰 거포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KBO리그 최고 홈런 타자였던 박병호의 실패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일본 최고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바꿔놓으면서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평가도 덩달아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현재 KBO리그 타자 중 메이저리그 진출 시점에 가장 가까운 타자는 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이자 준수한 3루 수비를 갖춘 노시환(한화)이다. 전체를 통틀어서는 2024년 38홈런-40도루를 기록한 김도영(KIA)이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들이다. 일본 선수들이 잘하면 아시아 선수들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고, 이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설 때 협상력도 더 생길 개연성이 있다. 우리로서도 나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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