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달았던 미국인, 구속 6㎞ 폭락 미스터리… 이러면 KBO 구단도 관심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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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6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는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WBC의 특별한 규정을 통해 세 명의 선수가 합류했다. 부모의 혈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적용되는 대회였고, 이를 이용해 미국 국적자인 데인 더닝(32·시애틀)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더닝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계 2세로 국내에 잘 알려진 선수였다.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위싱턴의 1라운드(전체 29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 당시부터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메이저리그에서 꽤 화려한 경력을 쌓기도 했다. 선발로 육성된 더닝은 텍사스 소속이었던 2023년 35경기(선발 26경기)에서 12승7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그런 더닝은 왼팔에 ‘같은 피’라는 한국어 문신을 새겨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WBC를 앞두고는 가족이 한국에 와 특별한 시간을 보냈고, 더닝 또한 “이런 멋진 팀(한국)의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더닝이 WBC에 참가한 것은 개인 경력의 하락세를 의미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뒤 애틀랜타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이 아닌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40인 로스터에 없는 선수라 출전도 자유로웠다. 더닝으로서는 WBC가 자신의 건재를 보여줄 하나의 쇼케이스이기도 했다.
더닝은 2024년 26경기(선발 15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거치며 12경기에 불펜으로 나갔으나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6.97에 그쳤다. 올해 트리플A 성적도 좋지 않아 승격도 요원한 상황이다. 시애틀 선발진에 부상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음에도 아직 콜업 대기군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다.
25일(한국시간) 더 볼파크 아메리칸 퍼스트 스퀘어에서 열린 솔트레이크(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도 선발로 나갔으나 부진했다. 3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5피안타, 그리고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 5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올해 트리플A 10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갔으나 2승5패 평균자책점 6.92의 부진을 겪고 있다.
이전까지 볼넷이 많은 유형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올해는 9이닝당 볼넷 개수가 5.13개까지 치솟는 등 지난해부터 시작된 커맨드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구속까지 뚝 떨어졌는데 이 흐름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더닝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87.1마일(약 140.2㎞), 최고 구속은 88.3마일(142.1㎞)에 그쳤다. 지난해 대비 거의 3마일이 떨어진 양상이다.
이날 하루의 일시적인 난조가 아니라 최근 경기에서 계속 보이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지난해는 불펜으로 뛴 기록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1년 사이에 구속이 3~4마일(5~6.5㎞) 떨어졌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많다. 더닝은 아직 30대 초반의 선수고, 신체 능력이 크게 떨어질 나이는 아니다. 몸 혹은 메커니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28승 투수인 더닝은 KBO리그 몇몇 구단에서도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거 신분이 아니고, 이제는 KBO리그에 올 만한 신분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닝도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있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가 몇몇 구단 내에서 나왔다. 더닝 또한 지난 WBC에 참가했을 당시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KBO리그행을 아예 배제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평균 구속이 크게 처지면서 이 수준이라면 KBO리그 구단도 부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정도 구속으로 KBO리그에서 버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게다가 급격한 구속 저하는 뭔가의 의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더닝으로서는 경력을 가를 만한 중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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