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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카드 목에 건 현정화, 전설은 다시 선수로 돌아왔다

작성일: 2026.06.09 15:20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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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강릉, 배정호 기자] 강릉 시내 곳곳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현정화를 알아봤다.

다만 이번에는 대한탁구협회 부회장도,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도 아니었다. 한국마사회 트레이닝복을 입고 선수 가방을 멘 채 AD카드를 목에 건 모습은 누가 봐도 한 명의 선수였다.

"어머, 탁구대회 뛰세요?"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는 길에서 시민들이 건네는 인사도 달라졌다.

정장을 입고 대회 운영을 챙기던 모습이 아닌 선수 현정화의 모습에 반가움을 표현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 노부부는 경기장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만나자 TV로 보던 영웅을 떠올리며 울컥했다.

강릉 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에 현정화가 선수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복귀는 생각보다 훨씬 긴장됐다.

현 부회장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먼저 참가 신청서를 제출한 '1호 선수'이기도 하다. 집행위원장으로 대회 준비를 총괄하면서도 직접 선수 등록을 하고 라켓을 잡았다.

"너무 긴장했다. 처음에는 서브도 실수하더라. 36탁에서 그렇게 많이 쳤는데도 진짜 긴장이 돼서 깜짝 놀랐다. 생활체육 대회다 보니 관중석이 아니라 탁구대 바로 옆에서 경기를 보지 않나. 그것도 긴장이 되더라."

세계 정상에 섰던 전설도 오랜만에 선수로 코트에 서니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위해 준비도 철저했다.

"매일같이 훈련하고 운동했다. 그런데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하루 종일 잠만 잤다. 확실히 대회라는 게 긴장이 되더라."

그럼에도 다시 한번 탁구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탁구가 참 신기한 것 같다. 오늘도 쉬는 날인데 훈련을 하고 있다. 그만큼 탁구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어려운 것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깎이고 밀리고 박자가 달라 당황했다. 선수들과 하는 경기와는 또 다르다."

하지만 승부사의 본능은 여전했다. 휴식일이었음에도 연습 상대를 구해 랠리를 이어갔고, 코트에 들어선 순간 눈빛은 선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게 뭐랄까. 승부욕이 샘솟는 것 같다. 오랜만에 진짜 느껴보는 설렘과 승부욕이다. 생활탁구에는 숨은 고수들이 많다"

"선수들은 서로 공격하려고 하지만 생활탁구는 연결도 많고 전혀 다른 구질이 온다. 이제는 내가 다 치려고 하기보다 연결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목표는 분명했다.

"우승해야지 않겠어 "

예선에서 현 부회장은 여자 55~59세부 조별리그에서 덴마크의 피아 톨회이, 한국의 임혜숙, 아일랜드의 쿽 추이 린을 차례로 꺾고 3전 전승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그는 시드 배정을 받아 32강부터 본선 일정을 시작한다. 세계 탁구인들의 축제 속에서 한국 탁구의 살아있는 전설이 어떤 여정을 써 내려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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