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인데 “몸은 20대 선수보다 더 뛰어나다”니… 방출된 야생마, 마지막 기회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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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이명기 SSG 퓨처스팀(2군) 타격 코치는 지난 2월 열린 미야자키 퓨처스팀(2군) 스프링캠프 당시 한 선수의 신체 능력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0대 중반의 선수인데, 몸 자체는 20대 선수들 못지않은 신선함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생마’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하재훈(36·SSG)이 모든 코칭스태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이었다. 몸의 탄력이나 배트스피드, 그리고 타구 속도 등 기본적인 신체 능력에서 젊은 선수들에 결코 뒤처지 않았고, 오히려 앞서 있는 부분들이 더 많았다. 이명기 코치는 “피지컬적으로 힘이나 스피드 같은 게 20대 선수들보다 더 뛰어나다. 신체 능력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박정권 SSG 퓨처스팀 감독 또한 “하재훈이 30대 중반의 선수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야구가 늘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기본적인 운동 능력이 받쳐주기 때문에, 그 그릇에 채울 야구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 코치는 “작년에 퓨처스리그에서 오래 있고 하면서 자신이 뭘 조금 느꼈는지 지난해 9월부터 스윙이 인·아웃으로 바뀌었다. 나도 깜짝 놀랐다. ‘이 나이에 더 좋아진다고?’라는 생각을 했다”고 기대했다.
고교 졸업 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의 걸출한 재능이었던 하재훈은 비록 미국에서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KBO리그에서 그 선천적인 운동 능력을 잘 보여줬던 선수다. 2019년 팀의 지명을 받은 하재훈은 당초 야수로 여겨졌으나 투수로 전향하며 구원왕(36세이브)에 오르는 등 ‘야잘잘’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어깨 부상 이후 다시 야수로 변신했고,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263경기에서 26개의 홈런을 치는 등 파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22년과 2023년, 그리고 이숭용 감독의 부임 첫 해인 2024년까지만 해도 1군에서 볼 수 있었던 선수였다. 좌완 상대 펀치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팀에 쓸모가 있던 선수였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수비 문제, 그리고 타격 저하까지 삼중고가 겹치면서 점차 1군 바깥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지난해에는 1군 18경기 출전(타율 0.143)에 그쳤고, 올 시즌은 1군 캠프도 가지 못한 채 2군에서 묵묵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외야에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우타 외야수로 포지션이 겹치고, 수비가 더 좋은 김성욱이 트레이드로 영입됐다. 지명타자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어쨌든 김재환이 영입됐고, 채현우 또한 올해 타격 성적이 좋아지며 하재훈의 자리가 점차 사라졌다. 이숭용 감독도 “김성욱이 오고 채현우도 성장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쉽다. 정말 열심히 한 친구인 것은 아는데 결과가 조금 더 나왔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기회가 점차 사라지는 가운데 팀도 더 젊은 외야수들에게 2군 경기 경험을 주려는 육성 기조가 뚜렷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유였다. 그렇게 SSG는 하재훈의 방출을 결정했다. 결국 그 그릇을 다 채우지는 못하고 팀을 떠나고, 이제 새로운 소속팀을 찾는 게 관건이 됐다.
하재훈은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팀들의 제안을 기다려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적이 매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운동 능력 자체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비록 2군 성적이기는 하지만 올해 평균 타구 속도가 시속 146.4㎞에 이른다. 펀치력 자체는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2차 드래프트 시장과 달리 방출된 선수라 영입과 유지에 큰 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올해 남은 기간을 보며 가능성을 타진할 구단이 있다면 모험도 걸어볼 수 있다.
SSG에는 적지 않은 추억과 기억을 남기고 떠난다. 2019년 팀 불펜이 어지러울 때 깜짝 등장해 ‘돌직구’를 던지며 구원왕을 차지한 것은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부상 후 힘든 시기를 겪었으나 야수로 돌아와 적지 않은 홈런을 때렸고, 유쾌한 캐릭터로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선수였다. 새로운 소속팀에서 못다 핀 꽃을 피울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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