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트럼프-FIFA '정의구현' 당했다...벨기에, '퇴장 징계 유예 논란' 미국 4-1 완파→8강서 스페인과 격돌

작성일: 2026.07.07 15:00 장하준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섰던 미국 축구가 결국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야 했던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이례적인 결정으로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오히려 경기 전부터 불거진 '특혜 논란'은 미국의 탈락과 맞물리며 더욱 거센 후폭풍을 낳고 있다.

미국은 7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벨기에에 1-4로 완패했다.

공동 개최국으로 안방에서 열린 대회였던 만큼 기대는 컸다. 미국은 지난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8강 진출에 도전했지만 또다시 16강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탈락했다.

반면 벨기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8년 만에 다시 8강 무대를 밟았다. 다음 상대는 포르투갈을 꺾고 올라온 스페인이다.

이번 경기의 최대 화두는 축구가 아니라 FIFA의 결정이었다. 미국은 경기 하루 전부터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발로건의 출전 여부 때문이다.

발로건은 앞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상대 선수를 밟는 반칙으로 퇴장당했다. 월드컵 규정상 다음 경기 자동 출전 정지가 적용되는 상황이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벨기에전 출전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FIFA는 경기 하루 전 돌연 징계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징계는 유지하되 즉시 효력을 적용하지 않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덕분에 발로건은 아무런 제약 없이 16강전에 나설 수 있었다.

세계 축구계는 즉각 술렁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번 사례가 월드컵 역사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결정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퇴장으로 인한 징계가 사실상 번복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1962 칠레 월드컵 당시 브라질의 전설 가린샤가 퇴장 이후 결승전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당시에는 현재처럼 자동 출전 정지 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즉 현행 규정 아래 퇴장 징계가 사실상 면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미국 언론과 글로벌 스포츠 매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 징계 문제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백악관도 이후 해당 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공교롭게도 통화 직후 FIFA가 기존 관례를 깨는 결정을 내리면서 정치권 개입 의혹까지 제기됐다.

유럽 축구계 역시 강하게 반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을 비롯해 벨기에 축구계와 정치권은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FIFA를 공개 비판했다. 월드컵이라는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특정 국가에 유리한 결정이 내려졌다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논란 속에서 출전한 발로건도 미국을 구하지는 못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벨기에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9분 니콜라 라스킨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샤를 데 케텔라에르가 문전에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미국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31분 말릭 틸먼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프리킥으로 골망을 흔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2분 뒤 다시 데 케텔라에르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이번에는 측면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연결하며 다시 리드를 안겼다.

전반을 2-1로 앞선 채 마친 벨기에는 후반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12분 미국 골키퍼 맷 프리즈가 루즈볼 처리 과정에서 판단을 망설인 사이 공이 데 케텔라에르를 맞고 뒤로 흘렀다. 이를 한스 바나켄이 그대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골을 내준 미국은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좀처럼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발로건은 후반 36분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지만 왼발 슈팅이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추격 의지가 꺾인 미국은 경기 종료 직전 또 한 번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벨기에는 역습 한 번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로멜루 루카쿠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4번째 골을 터뜨렸고, 시애틀 스타디움은 사실상 벨기에의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결국 미국은 안방에서 1-4 완패를 당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논란 끝에 출전한 발로건도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혜 의혹 속에서 얻은 출전 기회는 결과적으로 아무런 의미를 남기지 못했고, 오히려 FIFA의 공정성 논란만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미국의 탈락으로 공동 개최국 세 나라는 모두 토너먼트 첫 관문을 넘지 못했다.

캐나다는 모로코에 패하며 먼저 짐을 쌌고, 멕시코 역시 잉글랜드에 무릎을 꿇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미국마저 벨기에를 넘지 못하면서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은 단 한 팀도 8강 무대를 밟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한편 경기 결과와 별개로 발로건 징계 유예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FIFA의 결정 과정과 정치권 개입 여부를 둘러싼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례가 향후 국제대회 징계 운영에 어떤 선례를 남길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