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때문인 것 같다" 진짜 그랬을까? 사실확인 되지 않은 충격적 발언…허위사실과 왜곡 도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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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박승환 기자]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것과 사실을 왜곡한 발언은 누군가에겐 곧바로 상처로 향한다. 국내 선수든, 코칭스태프든, 감독이든,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롯데 자이언츠 엘빈 로드리게스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5⅔이닝 동안 투구수 99구, 8피안타 3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했으나, 패전의 멍에를 쓰게 됐다.
이날 엘빈은 1회 시작부터 한 점을 등에 업었다. 빅터 레이예스가 선제 솔로홈런을 쳐준 까닭.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1회말 1, 2루 위기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동점타를 내준 까닭. 게다가 곧바로 리드도 잃어버렸다. 3회말 디아즈에게 2루타를 맞은 뒤 류지혁에게 역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로드리게스는 추가 실점 없이 5이닝을 단 2실점으로 막았다.
로드리게스의 투구 내용을 고려하면 5회까지 던진 후 교체가 되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단 한 이닝을 제외하면 매 번 주자를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80구 중반에서 6회를 맞을 수 있었고, 투구를 이어갔다. 에이스로서 6이닝은 책임지겠다는 것이었다. 롯데 벤치도 내용에 비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로드리게스를 교체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6회 또 위기가 찾아왔다. 강민호와 대타 박승규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탓. 이어지는 1, 3루에서 로드리게스는 김지찬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결국 3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래도 2아웃 1사였던 만큼 아웃카운트 한 개만 잡아내면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만들 수 있었는데, 여기서 롯데 벤치가 움직였다.
로드리게스는 김상진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할 때부터 허리에 양 손을 얹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김상진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내내 고개를 내저었다. 특히 오른손 검지를 들어올리며 남은 아웃카운트를 책임지겠다는 강한 의사를 표현했다. 책임감이었다. 하지만 벤치의 뜻을 거스를 순 없었고, 로드리게스는 5⅔이닝 3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그런데 이때 박재홍 해설위원이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쏟았다. 이날 롯데와 삼성의 해설을 맡은 박재홍 위원은 "로드리게스 선수가 3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그렇게 못 던진 내용은 아니었다. 코칭스태프는 교체를 하겠다고 올라왔는데, 로드리게스는 고개를 젓고 있다. 던지겠다는 것이다. 지금 이런 모습은 보기 안 좋다.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따라줘야 한다. 로드리게스가 이럴 이유가 없다. 투구수가 99개다. 본인이 뭔가 안 풀린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후였다. 박재홍 위원은 "앞선 장면은 여러모로 팀 분위기에 별로 안 좋을 것 같다. 로드리게스의 마음을 다 알 순 없지만, 뭘 표현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이 장면을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도 보고 있다. 지금도 표정이 불편하다. 투구수가 99구였다. 뭘 원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내 느낌은 옵션 때문에 그런 것 같다. 퀄리티스타트라던지. 유추해 보면 저렇게 할 이유가 없다. 저렇게 한다는 것은 옵션 때문에 하지 않았나. 맞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은 안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들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걸 인지한 듯 정병문 캐스터가 "전제를 드리면, 예상 혹은 생각이라는 것이다. 정확한 사실은 아니다"라고 하자, 박재홍 위원은 "유추를 해보면"이라고 빠져나갔다. 결국 로드리게스의 옵션에 이닝, 퀄리티스타트가 걸려 있는지 확인도 되지 않은 정보로 맹비난을 퍼부은 셈이다.
물론 로드리게스가 교체를 거부하는 행동이 야구인 입장에서 곱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팀 내 1선발, 에이스로서의 투지 또는 책임감으로 볼 순 없었을까. 확실한 것은 옵션과 관련된 행동이었는지 확인이 되지 않은 발언임은 분명했다. 뒤늦게 '추측', '생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영향력이 큰 전문가가 공개적으로 이런 발언을 하는 순간, 대중들은 사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사례는 박재홍 위원만이 아니다. 최근 전직 야구 선수들 또는 인플루언서들이 유튜브 채널에서 하는 발언들이 현장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올 시즌 초반 박세웅은 이례적으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쏟아지는 훈수들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박세웅에게서 그러한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염경엽 감독도 16일 경기에 앞서 목소리를 높였다. 사령탑은 "팬들에게 좋은 쪽으로 정보를 드리고 내용을 잘 공유하고 싶어서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하는 것인데,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이걸 반대로 틀어서 꼬아버린다"며 "턱도 없는 말들이 너무 많은 듯하다. 구단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감독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말하는 것이었다. 이젠 좀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부터 확인되지 않은 것을 사실처럼 이야기하고,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제대로 전했음에도 왜곡 해석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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