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도 3년 전에는 이럴 줄 몰랐을껄… 두산이 최종 승리자, 손익 분기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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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김원형 두산 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기억력이 좋은 지도자’다. 20년 전 이야기를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하기도 한다. 그런 김 감독의 머릿속에는 2023년 5월 25일의 일도 여전히 저장되어 있다. SSG와 두산이 1대1 트레이드를 한 날이다.
당시 SSG는 1루수 자원인 강진성을 받는 대신 우완 김정우(27)를 두산에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대형 스타들이 오가는 트레이드는 아니었지만, 양쪽 모두 현재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자원을 얻었다는 평가였다. 특히 당시 SSG는 1루를 볼 수 있는 우타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정우의 재능과 성장세가 눈에 밟히기는 했지만, 성적을 위해 달려야 하는 당시 흐름에서는 강진성이 더 필요했다.
당시 SSG 사령탑이었던 김원형 감독은 어쩔 수 없었던 트레이드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도 김정우의 볼 끝에는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김 감독은 “그때 2군 마무리였다. 퓨처스리그에서는 1점대를 찍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실제 김 감독의 기억대로 김정우는 2군에서는 평균자책점 1점대(1.42)를 기록하며 항상 1군에 추천이 올라가던 선수였다. 약점이었던 구속도 점차 상승 추세를 그리던 시기다.
다만 김 감독은 1군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으로 봤다. 기존 1군 불펜 투수들에 비해 확실한 장점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그때 팔과 타점이 낮았다. 시속 147㎞를 던지는 데 너무 원만하게 볼을 던지는 경향이 있었다. 지금은 1군에서 버티기 쉽지 않겠다는 판단을 했다”면서 “그때 불펜은 어느 정도 세팅이 되어 있었던 반면 1루는 선수가 너무 없다 보니 강진성의 매력이 크게 작용을 했다. 그래서 트레이드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우는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8년 SK의 1차 지명을 받은 선수다. 고교 시절 투수와 타자로 모두 재능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지명 당시 좋은 선발 투수로 클 수 있다고도 했고, 일각에서는 타격 재능을 살려 3루로 쓰며 ‘제2의 최정’으로 키워야 한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SSG는 일단 김정우를 투수로 활용하기로 했고, 군 복무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데뷔 초창기에는 묵직한 공과 별개로 구속이 잘 나오지 않아 고전하는 측면은 있었다. 하지만 2023년을 전후로 구속은 꾸준히 오르고 있었고, 140㎞대 후반이 나오는 경기도 곧잘 있었다. 두산도 그런 김정우의 빠른 공과 성장세를 고려해 트레이드에 응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당시 김정우를 보내는 데 있어 의사결정권자 중 하나였던 김원형 감독은 본의 아니게 큰 덕을 보고 있다.
김정우는 2024년 1군 1경기 출전에 그쳤고, 지난해에도 1군 출전은 18경기로 그렇게 많지 않았다. 사실 트레이드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막판부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는 두산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추격조부터 시작, 지금은 필승조에서도 일익을 담당하며 두산 허리를 지키고 있다.
김정우는 29일까지 시즌 41경기에서 41⅔이닝을 던지며 1승2패2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호성적으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는 불펜 투수로 발돋움했다. 계속 구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경험도 쌓이면서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 가고 있다. 트레이드 당시 자신이 두산 감독이 될 것이라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김원형 감독도 “이런 표현을 하기는 뭣하지만 나한테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라고 멋쩍게 웃었다.
김정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결혼을 했다. 김 감독은 가장의 책임감이 올해 활약에 분명히 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김 감독은 “결혼하면 책임감이라는 게 달라진다”면서 김정우가 1군에서 꾸준히 뛰면서 또 1군의 맛을 알아가고 있을 것이라 했다. 관심도는 물론 월급이 지급되는 기준 연봉부터가 확 달라진다. 그것을 놓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것이라는 믿음도 드러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정진해주길 바라기도 했다. 김 감독은 “본인이 마음을 잡고 야구를 하는 것 같다”면서 “때로는 여기서 만족하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만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을 조금씩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있어야 완벽한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3년 전 트레이드의 최종 승리자는 두산으로 확정된 가운데 손익 분기점을 넘긴 김정우의 향후 활약이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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