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 받아야 할 이강인, 韓 축구 팬들에 고개 숙여…“대한민국 축구로 기쁨을 드리려 최선 다하는 중,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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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모두 알다시피 지금 한국 축구가 좋은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 상황에서 축구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고,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너무 안 좋은 부분만 보지 마시고 좋은 부분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강인)
일을 벌린 건 축구협회인데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5만 관중 속 기뻐해야 할 이강인이 한국 축구에 관심을 바라며 간절하게 읍소했다.
이강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시즌 경기에 출전해 역사적인 첫 경기와 성대한 입단식을 치렀다.
지난달 일찌감치 이적을 확정했지만, 이강인은 국내 병역법과 관련된 행정 서류 문제로 인해 스페인으로 제때 출국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3년 만에 방한하는 일정이라 국내에서 개인 훈련에 매진했고, 6일 입국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팀 동료들과 함께 경기를 치렀다.
시메오네 감독 지휘 아래 단 두 번의 팀 훈련만을 소화한 탓에 선발로 맨체스터 시티전에 나설 수는 없었지만, 이강인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전 이강인을 교체 투입하며, 일단은 앙투앙 그리즈만과 흡사한 역할을 부여했다.
이강인은 투입과 동시에 날카로운 궤적의 프리킥을 선보이고,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며 최전방 빈 공간으로 찔러 넣는 정확한 패스를 공급하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7번이 지닌 무게감을 짧은 시간 내에 확실하게 증명해 냈다.
다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맨체스터 시티 화력에 꽤 흔들렸고, 전반전에 획득한 선제골을 끝내 지키지 못한 채 1-3으로 패배하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 관중의 뜨거운 환호 속에서 성대한 입단식을 가졌다. 입단식이 끝나고 마이크를 잡은 그는 “이렇게 더운 날씨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중요한 시기에 좋은 구단으로 이적했다. 선수로서 사람으로서 발전하고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드릴테니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라고 당찬 입단 소감을 밝혔다.
행사가 끝난 뒤 진행된 포스트 매치 인터뷰에서 현재 무너진 한국 축구에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북중미월드컵과 월드컵 전부터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지 못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한국 국가대표 팀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축구 팬들이 행복하고, 축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선수들도 그렇고, 많은 분들도 생각을 잘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근간이 흔들리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북중미 월드컵 이후 김민재, 이강인 등 대표팀의 핵심 선수들이 성적 부진에 대해 '우리도 못했다'며 자책했지만 축구협회 행정력 구멍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15년 전 국내에서 열린 국제경기 당시 외국인 심판들을 상대로 불법 성접대와 향응을 제공했다는 충격적인 논란까지 터져 나오면서, 한국 축구를 향한 대중의 배신감과 실망감, 좌절감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한국 최초 아틀레티코 입단식이라는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무너져가는 한국 축구의 현실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선수의 무거운 책임감이 묻어나는 이강인의 발언이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도 이강인은 “모든 분들이 알다시피 지금 한국 축구가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선수들은 이 상황에서 축구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어서 많이 생각하고 반성하고 있다. 저 뿐만 아니라 해외에 나가 있는 선수들도 그렇고, K리그 선수들도 그렇고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너무 안 좋은 부분만 보지 마시고 좋은 부분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간절히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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