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경은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가수 활동을 통해 50대 여성들의 희망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공|오스카이엔티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50대 희망이 되고 싶다."
젝스키스, S.E.S가 가요계 '컴백의 아이콘'으로 통하지만 그 한 수 위에 양수경이 있다. 1988년 데뷔해 1990년대를 뜨겁게 달군 디바다. 지난 여름 17년 만에 마이크를 다시 잡은 양수경은 소위 말해 요즘 '핫'하다. 청초했던 스무 살 디바는 어느덧 50대 중년이 됐지만 반응은 아이돌 못지 않다.
이 달 초 발매된 베스트 앨범 '양수경 Best Of Best'는 신나라레코드 차트 1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웠다. 물량이 세 번이나 품절됐다. 차트에서는 양수경 위아래로 세븐틴, NCT 등 아이돌 그룹 이름이 즐비했다. 그 틈에서 양수경은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가수가 음반 낼 때, 그 것만큼 행복할 때가 없다. 가수가 무척 하고 싶었다. 엄마로 살았지 가수 양수경은 잊고 있었다. 악플도 좋더라. 가수 양수경이 됐으니 벌어지는 일이니까."
양수경은 최근 여러 무대를 누비면서 짧은 드레스로 여전히 빼어난 몸매를 자랑하기도 했다. 순간적으로 소녀시대 멤버였던 제시카가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마이크를 다시 잡기 전까지 양수경은 '열혈 엄마'였다. 주위에서는 아들 뒷바라지에 열정적인 전교회장 엄마로도 불렸다.
"엄마가 되면서 대부분 여자이길 포기한다. 100세 시대인데 왜 포기하나. 여자는 포기하면 안 된다. 내가 그렇게 여자인 것을 잊고 살아서 그렇다. 여자와 엄마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강의를 한 번 해도 좋다. 내가 겪은 실수를 안 하게 해주고 싶다."
트로트를 마다한 이유도 이같은 정서다. 새로 녹음한 음반 속 양수경의 목소리는 전성기 시절 고상함 그대로였다. 양수경은 "원래 목소리가 가장 늦게 늙는다"고 수줍어하면서도 "50대 희망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50대를 넘긴 양수경이지만 여전히 긴 생머리와 과거 전성기 못지 않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제공|오스카이엔티
워낙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은 것이라서 녹음 과정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는 하루 만에 녹음까지 뚝딱 끝냈지만 이제는 열흘이나 걸렸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소중함 때문에 더 악착 같이 잘 하고 싶었다. 안 변했다고들 말하지만 안 변하려고 연습하는 게 힘들었다. 물건도, 바위도 20년이 지나면 변하지 않나. 그 세월동안 나는 또 얼마나 변했겠나. 예전처럼 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그래도 사랑과 이별 얘기가 아마 그 때보다는 깊어졌을 것이다."
간절했던 무대라서 양수경은 지금 신인과 같은 마음이다. 무대 위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그 하나하나가 소종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더 떨린다.
"정말 운동화만 신다가 오랜만에 힐을 신고 있다. 그동안 노래는 집에서나 불렀다. 미치도록 부르고 싶을 때엔 혼자 방에서 5~6시간 밤새 부른 적도 있다. 신인 때 하던 식으로 입에 볼펜을 물고 입모양을 교정하고 있다."
양수경은 올해 신곡 발표, 베스트 앨범 발매 등으로 복귀를 알렸지만 내년부터 본격적인 큰 발걸음을 옮긴다. 국내를 넘어 일본 활동까지 염두하고 있다. 양수경은 90년대에도 일본에서 앨범 13장, 싱글 7장을 낼 정도로 한류의 원조였다.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를 안아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과거를 혼자 돌이켜보면 나는 참 색이 없던 사람 같았다. 그런데 요즘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되는 것 같아서 행복한 나날이다. 엄마로서, 가수로서 멋진 양수경으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