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S]② 김장훈 "세월호, 무기력-좌절...죄책감까지"
작성일: 2016.11.26 12:00
심재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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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김장훈에게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가족을 잃은 유족에 비할 것은 못되지만 김장훈도 좌절, 무기력, 몸과 마음이 피폐된 사람 중 하나였다. 누구보다 온몸으로 뛰어든 김장훈이었다. 그 당시를 다시 떠올리며 김장훈은 인터뷰룸에서 참았던 담배 한 대를 꺼내들었다. 깊이 한모금을 들이키며 속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김장훈은 "난 사명감이 없었다. 나눔, 기부? 그냥 마음이 가서 하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세월호 이후 사명감이 생겼다. 남은 세상 정말 변화를 시킬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마음 먹은 계기였다"고 돌아봤다.
김장훈은 2014년 6월 5일 처음 서울 광화문 분향소에 발걸음을 옮겼다. 6·4 지방선거에 정쟁화 도구로 영향을 미칠까봐 일부러 선거가 끝나길 기다렸다.
"지나고 보니 재보궐 선거까지 우려먹을줄 몰랐지만…. 가슴이 시켜서 광화문으로 갔고 어떤 직책도 안 맡았다.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아파서 갔다. 또 인간적으로 대신 싸워주고 싶었다."
김장훈은 유족들과 20일간 단식에 동참했다. 진도로 내려가 여전히 시신조차 찾지 못한 아홉가족을 안아주기도 했다. 당시 김장훈은 스무차례 이상 진도를 내렸다. 기자들 앞에서 '국민이 죽었는데 이게 나라냐, 진짜 내 나라 대통령 맞냐'라고 목놓아 외치기도 했다.
"무엇을 바꾸려고 그렇게 한 것은 아니다. 내가 단식한다고 무슨 규명이 되겠나. 다만 누군가 같이 굶어주면, 누군가 곁에 있어주면 든든하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진도에서 미행이 붙더라. 나는 내 친구를 시켜 미행하는 놈을 미행했다. 행동 하나하나 계속 보고하더라. "
김장훈은 단식 중에도 민중총궐기 때 선봉에 섰다. 이유는 하나였다. 유가족이 그 안에 들어가 있었고 다칠까봐 그랬다. 1주기 때에는 시민들과 같이 있었다. 당시 대통령은 남미 순방을 떠났다.

"세상을 들여다 보면 열이 받아서 견딜 수 없을 때가 많다. 결식 아동을 돕기 시작한 것은 '아직도 어떻게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가'라는 분노에서 출발했다. 전 생애가 싸움이었다. 갑질에 맞섰고 남의 일에 싸우고 지하철 성추행범하고 붙고. 그런데 세월호 당시 너무 무기력하게 깨지고 나왔다. 20일 단식하면서 몸만 망가졌다. 약한 사람들 도우며 이기고 싶었는데 그런 싸움이 되지 못했다. 아무 것도 돌아오는 게 없었다. 정말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었다."
김장훈 스스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써봤지만 돌아온 것은 좌절감뿐이었다. 단 하나도 바꾸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떠나야할 때 죄책감까지 느껴졌다. 이후 세월호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에 안부조차 묻지 못하며 시간을 보냈다."
"몸과 마음이 너무 많이 망가졌지만 후회는 없다. 똑같은 상황이면 또 갔을 것이다. 이렇게 될 바에는 차라리 몰아부칠 걸 그랬다. 영화 '아수라'에서 곽도원이 '내가 너무 휴머니즘으로 대했다'는 대사가 나온다. 정말 내가 너무 휴머니즘으로 싸웠다. 청와대로 확 돌진했어야 했는데…."
그럼에도 김장훈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주위를 의식하는데 공연한 감정을 소비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나는 부족한 놈이다. 그래서 생기는 논란도 나의 일부다. 내 이미지 관리는 진짜를 보여주는 것이다. 못된 것도 보여주고 욕도 듣고, 그래도 지지해주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거기서 끝이다. 세월호 관련 희망은 버릴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진실 규명이 될 것이다. 지금은 잠시 소나기 피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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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걸 기자 shim@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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