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훈은 25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창력 논란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제공|공연세상
[스포티비스타=심재걸 기자] 김장훈은 올해로 가수 데뷔 25년을 맞았다. 그동안 '나와 같다면',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난 남자다', '혼잣말' 등 숱한 히트곡이 남겨졌고 발차기, 싸이, 기내흡연, 독도지킴이, 기부천사, 공황장애 등 관련 키워드도 장르 불문 따라붙었다.
김장훈은 "원 없이 놀았다"고 지난 25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옥과 천국을 오르내렸다. 만약 순탄하기만 했다면 25년을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바닥이 있어서 살아 남았다. 지금도 설렘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쓴다"고 했다.
끊임없이 계속되는 가창력 논란에 대해서는 먼저 입을 열었다. 김장훈은 "25년째 가창력 논란 가수를 본 적 있나. 25주년까지 왔는데 지금도 김장훈 가창력이 검색어로 남아있다. 너무 재미있다"며 웃었다.
"어떻게보면 25년을 지속할 수 있었던 나의 힘이었다. '거지같이 노래하네'라고 하다가 어떤 무대를 보면 '여기서는 또 잘 하네'라는 반응이다. 누구는 이런 소리에 꽂히면 다른 것은 못 믿겠다고 하더라. 죽는 날까지 논란이 종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를 겪고 "초기화, 포멧된 느낌"이라는 김장훈은 앞으로 써내려갈 25년을 얘기했다. 그 첫 출발은 공연과 새 앨범이다. 앨범 수록곡 대부분은 피아노 한 대, 통기타 하나로 만들어졌고 김장훈은 거칠고 토해내는 원시적 창법을 구사했다. "아마추어 정신을 살리고 있다. 26시간 노래하고 쉰 목소리로 녹음한 곡도 있다"고 묘사했다.
타이틀곡은 힙합 발라드라는 의외의 예고를 했다. 괴물같은 작곡가의 노래라고 소개한 김장훈은 "멜로디는 신중현, 노래는 김현식, 딱 나의 노래"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앨범에는 딱 7곡만 넣었다. 25년 지나고나니 뭐 어디에 끼워 맞추기 싫어진다. 자유롭고 싶다. 음반 시장이었으면 안 될 일이었지만 음원 시대가 오히려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였다. 또 요즘에는 좋으면 언젠가 다시 뜨지 않나. 예전에 발표한 '소나기'를 밀어보려고 하는데 싸이도 좀 많이 불렀으면 좋겠다."
문화 소외지역 중심의 전국투어도 계획했다. '독도의 날'에 맞춰 울릉도, 영월, 인천, 크리스마스 서울 공연, 연말 부산 공연을 마친 뒤 내년에도 끝없이 공연을 이어간다. 30주년까지 200여 군데 지방을 구석구석 순회하고 싶은 마음이다.
"눈으로는 작지만 내 인생의 가장 큰 공연이 될 것이다. 이렇게 작은 마을? 할아버지 앞에서? 뭐 어떠한가. 마음 내키면 10만원짜리 엠프 사서 시장에서 공연도 할 수 있다. 주경기장 20억짜리가 더 크다고 할 수 없다. 도의 경지다."
책도 발간한다. 세월호와 독도에 얽힌 세간의 질문을 해소하는 에세이 형태다. 또 땀흘리는 소방관, 경찰관, 묵묵히 자신을 희생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공연과 기부가 어우러진 '히어로 페스티벌', 독도 격투기 대회 등도 추진한다.
"또 나는 변화해야 한다. 굴곡이 많았다. 에어로스미스가 '이제 노래 좀 알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40년 대가의 말인데 이제야 무슨말인지 알 것 같다. 김현식도 거친 목소리로 이것저것 재지 않았기 때문에 명곡이 탄생했다. 죽음 앞에서 그냥 노래 한 번 하는 것, 나도 그 마음을 알게 되니 오히려 나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김장훈은 연예계 대표 노총각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아예 지운 것이냐고 물었다.
"벼랑 끝에서 간당간당 25년을 지냈다. 여자가 오면 칼 끝에서 떨어지는 구조여서 못 만났다. 지금은 그래도 벼랑 안에 들어왔다. 예전에는 화낼 일도 조금 여유가 생겼다. 요즘따라 결혼이 하고 싶다. 누군가에 기대고 싶다. 그런데 너무 혼자 있다보니 이 생활이 싫으면서 익숙해졌다. 깨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적지 않은 나이, 언제까지 무대와 음악, 노래를 할 수 있을 것 같냐는 말에는 짧고 묵직하게 답했다. 김장훈은 "사람들이 원할 때까지"라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