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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리포트③] 최두호, 맥그리거만큼 달변가…인터뷰할 때도 슈퍼 보이

작성일: 2016.12.07 06:57 백승희 칼럼니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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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백승희 칼럼니스트] 지난해 11월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서 샘 시실리아를 쓰러뜨린 '코리안 슈퍼 보이' 최두호(25,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 통증의학과)에게 해설 위원 케니 플로리안이 질문했다. "위기의 순간이 있지 않았나?"

그러자 두호는 "위험한 순간은 전혀 없었다"고 답하고 나서 아주 잠깐 생각하더니 "위험하다고 하면 위험할 수 있었는데, 위험할 때 관중들의 함성을 들으니 갑자기 아무렇지도 않았다"며 씩 웃었다. 순간 올림픽체조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슈퍼 보이는 어느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지난 7월 TUF 23 피날레에서 티아고 타바레스에게 KO승을 거두고선 "평소 겸손한 성품이라고 알고 있다"는 캐스터 존 애닉의 말에 "한국 사람들은 겸손한 걸 좋아한다. 하지만 경기할 때만큼은 파이터로서 겸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상대가 어떤 질문을 해도 카운터펀치를 잘 낸다.

▲ 저녁 식사로 브로콜리와 연어를 먹는 최두호. 배는 고프지만 참을 만하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귀국하면 맛있는 거 많이 먹으러 가자고 약속했다.
나와 두호는 나이가 두 배 정도 차이 난다. 필자는 쉰하나, 두호는 스물여섯이다. 하지만 그와 대화하고 있으면 세대 차이를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말이 잘 통한다. 이 말은 내가 슈퍼 보이의 눈높이에 맞춘다기 보다 그가 내 나이에 맞춰 조곤조곤 얘기를 잘한다는 뜻이다.

인터뷰에서도, 평소 대화에서도 슈퍼 보이는 달변가다. 학창 시절부터 소설 읽는 걸 좋아했다는 두호는 기자들 사이에서 인터뷰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말솜씨가 뛰어나다. 나와 대화할 때도 단지 조리 있게 말을 잘하는 것을 넘어서 아는 것도 많아 가끔 '과연 이 친구가 20대 중반의 젊은 청년이 맞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애늙은이?

▲ 지난 9월 27일 필자의 대구광역시 테니스 협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코리안 슈퍼 보이. 당시 함께 자리한 이태훈 달서구청장,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과 합석하면서도 전혀 어색해하지 않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평소 슈퍼 보이가 영어를 잘했으면 지금보다 훨씬 UFC 측으로부터 스타 대접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 적이 있다. 코너 맥그리거처럼. 그래서 지난 7월 타바레스와 경기 직후 스포티비뉴스가 마련한 인터넷 방송 촬영 직전에 그에게 물어봤다. 영어를 배워 볼 생각이 없냐고?

그때 두호는 "언젠가는 영어를 배워야 하겠지만 지금은 운동에 전념해서 실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할 거 같습니다"고 답했다. 하긴 영어 잘하고 실력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지금은 랭킹을 끌어올려 격투기 선수로서 입지를 다져야 할 중요한 시기인데.

그의 대답을 듣고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활동하던 일본인 야구 선수 노모 히데오와 이치로 스즈키 역시 항상 통역을 대동하고 일본어로 인터뷰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들은 전혀 문제 될 게 없었으니 슈퍼 보이도 실력으로 UFC를 평정하게 된다면 굳이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 챔피언이 된 코리안 슈퍼 보이가 통역을 대동하고 한국말로 당당히 전 세계 미디어를 상대로 인터뷰하는 그림을 상상하니 필자의 얼굴에도 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여러분은 어떤가?

▲ UFC 출전 선수들의 공식 일정은 호텔 체크인 전에 대회 포스터에 사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100장은 넘게 해야 한다고. 출전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간 이 포스터는 VIP들에게 증정된다.
은퇴 후 후진 양성을 위해 격투기 체육관을 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슈퍼 보이에게 가끔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한다. 서른다섯 즈음 현역에서 은퇴하게 된다면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게 어떻겠냐고. UFC 세계 챔피언 출신의 할리우드 액션 스타 두호 초이(Doo Ho Choi)! 생각만 해도 흥분된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언젠가는 영어를 배우긴 배워야겠지?

두호는 캐나다 본부 호텔에 체크인했다. 방에 들어가기 전에 꼭 포스터에 100장 정도 사인을 해야 한다고 한다. 7일 연어와 브로콜리로 영양을 보충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내게 "귀국하면 맛있는 거 사 달라"면서 힘을 내고 있다.

슈퍼 보이는 8일 UFC 206 미디어 데이를 거쳐야 한다. 많은 기자들이 최두호에게 붙어 여러 가지 질문 공세를 펼칠 것이다. 슈퍼 보이는 인터뷰에서도 슈퍼 보이다. 다만 감량 중이니 기력이 빠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캐나다 토론토 현지에서 컵 스완슨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슈퍼 보이가 내 칼럼을 보게 된다면 아마 얼굴에 미소를 살짝 띠지 않을까 생각하며.

D-4, 12월 7일 새벽에.

▲ 최두호가 UFC 206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영화배우 뺨 치는 분위기 아닌가?

<필자 주> 사랑모아 통증의학과의 백승희입니다. UFC 206 경기를 앞둔 최두호의 현지 소식과 과거 그의 일화를 묶어 소개합니다. 아마추어의 글이지만 최두호를 사랑하는 격투기 팬 여러분이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필자 소개- 사랑모아 통증의학과 원장. 대구테니스협회장. UFC 페더급 파이터 최두호와 테니스 국내 여자 랭킹 1위 장수정을 후원하면서 매주 대구시립희망원 진료 봉사를 나서는 동네 의사. 수필집 '사랑모아 사람모아'에 이어 소설 '내 친구 봉숙이'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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