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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이슈] '균형 잡은' 전북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석패에도 빛난 경기력(+영상)

작성일: 2016.12.13 16:00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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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제골을 넣은 김보경과 김창수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언제부터인가 많은 스포츠 팬들에게 하나의 관용어구처럼 받아들여지는 말이다.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전북 현대는 클럽 아메리카에 1-2로 졌지만 정말 잘 싸웠다.

전북은 이번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스카우트가 심판에게 돈을 전달한 정황이 드러나 승점 9점 감점 징계를 받았다. 징계만 아니었다면 K리그 우승을 했을 것이다. '더블'에 도전할 만큼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최강' 전북의 면모를 보여줬지만 '북중미 챔피언'을 만나자 전북의 기량이 더 빛났다.


◇균형 잡은 수비

전북은 3-5-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중앙 수비수들을 빼고 전문 센터백 임종은,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 측면 수비수 최철순이 출전했다. 부상 이탈에 대응하고 빠르고 기술 좋은 공격수들을 막기 위한 최강희 감독의 선택이었다. K리그에선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늘 공격 태세를 유지한 전북이지만, 클럽 아메리카전에선 수비적으로 균형을 잡고 역습을 펼치는 전략을 펼쳤다.

전략은 들어맞았다. 전북은 섣불리 전진하지 않고 미드필더들이 수비수와 간격을 유지하며 수비를 펼쳤다. 전북 진영에서 패스를 받으려고 할 때만 따라 나가며 공을 뒤로 돌리도록 만들었다. 클럽 아메리카는 전북의 수비에 빈틈을 찾지 못해 번번이 뒤로 밀려났다.

'균형을 잡은' 전북은 무서웠다. 전반전은 경기 내용에서 완전히 클럽 아메리카를 압도했고, 선제골을 넣으며 1-0으로 앞서 나갔으니 결과도 잡았다. 북중미의 맹주는 전북 앞에서 통 힘을 내지 못했다.

리카르도 라볼페 감독은 후반전 포백에 가까운 형태로 포메이션을 바꿨다. 후방에서 한 명 더 공격에 가담하면서 전북의 수비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미드필드에서 막아야 할 선수가 늘면서 미드필더의 수비 부담이 늘었다. 전반보다 후반의 수비가 불안했던 이유다.

◇빠르고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 그리고 역습

전북의 공격도 매서웠다. 한 번 혹은 두 번의 터치로 공을 연결하면서 빠르게 침투하는 역습이 돋보였다. 빠른 공격은 미리 동료를 살펴두고 간결하게 패스를 연결하고, 공간을 파악해 빠르게 침투했기에 가능했다. 더구나 개개인의 뛰어난 주력과 기술은 전북이 수비수와 1대1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해줬다.

축구의 원리는 같다. 동료를 빠르게 파악해서 간결하게 패스를 연결하고, 공간으로 영리하게 침투하는 것은 지공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전북은 역습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공격 속도를 늦췄다. 전북 역시 전열을 재정비한 뒤 다시 공격을 펼쳤다. 전북의 지공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클럽 아메리카가 공을 빼앗기 위해 성급하게 움직여 수비 형태가 흔들릴 때마다 전북은 유기적인 공격으로 클럽 아메리카의 골문을 위협했다.

유일한 문제는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기 양상은 두 팀 중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았다. 전북의 추가 골이 터졌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

◇'영리한' 이재성과 김보경

전북의 중원 조합 이재성과 김보경은 기술이 좋다는 멕시코 리그의 선수들도 압도했다. 영리하게 움직이는 두 미드필더를 막기란 쉽지 않았다. 이재성과 김보경은 몸이 빠른 것보다도, 기술이 뛰어난 것보다도, '생각의 속도'가 빨랐다.

이재성은 두리번거리며 동료의 위치를 확인했다. 자신에게 공이 오기도 전에 어디로 공을 연결할지 파악했다. 공격 때 이재성을 거치면 전북의 공격 속도가 올랐다. 1번의 터치로 동료가 받기 좋은 위치로 공을 연결했기 때문이다.

김보경은 이재성보다 높은 위치에서 움직였다. 피치에서 '가장 영리하게 공간을 찾은' 선수였다. 김보경은 패스를 주고 난 뒤 서있지 않고 계속 공간으로 움직였다. 전반 38분 에두와 2대1 패스를 주고 받는 장면에서도, 후반 14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왼쪽 측면을 허물었을 때 김보경은 공간이 어디 생길지 알고 움직였다.

기술과 드리블까지 뛰어난 김보경은 클럽 아메리카 선수들에게도 부담스러웠다. 김보경은 후반 19분 개인 돌파로 한번에 3명의 선수를 제치고 크로스까지 연결했다. 단순한 드리블러가 아니라 '팀 플레이어'였기 때문에 김보경을 막기란 쉽지 않았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전북

'공수 밸런스'를 잡은 전북은 강했다. 북중미 챔피언과 승패를 끝까지 알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 원하는 결과만 얻지 못했을 뿐 경기력으론 '아시아 챔피언'의 위용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부드러웠던 공격이 눈에 띄었다. 이번 시즌 동안 전북의 경기에서 개인 능력에 의지해 승리를 따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전북의 팀 플레이는 매우 수준이 높았다. 전북이 투박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공이 제대로 구르지 않았던 잔디 때문이 아니었을까.

전북은 이번 경기에서 전북은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한 시즌을 치르며 다친 선수들도 많았고 체력도 떨어졌다. 새 시즌이 되면 더 완성된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전북은 현 시점에서 '완성된' 팀이다. 스쿼드도 두꺼운 편이라 따로 보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다. 조직력은 점점 좋아질 것이고 전북은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 K리그를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도 '공공의 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재성 혹은 김보경 같은 선수들의 이탈이다. 클럽 월드컵 무대까지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들은 많은 팀들의 관심을 끌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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