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주효상(왼쪽)-최원태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1997 배터리'가 지난 12일 겹경사를 맞았다.

최원태와 주효상은 이날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최원태는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데뷔 첫 10승을 거뒀다. 주효상은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넥센은 9-1 승리를 거두며 한화에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4위 LG를 승률 1리 차로 바짝 추격했다.

1997년 1월생인 최원태는 2015년 넥센에 1차 지명됐고 1997년 11월생 주효상은 지난해 1차 지명으로 팀에 입단했다. 서울고 1년차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두 선수는 고등학교 때는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었다. 주효상이 고등학교 3학년 때 포수로 전향했기 때문. 주효상은 내야수로 뛰다 감독의 권유로 3학년 때 포수 마스크를 쓰기 시작해 1차로 지명되는 능력을 보여줬다.

프로에 와서 처음 배터리로 만난 두 선수는 올해 앞서 4번 함께 선발 출장했지만 6월 2일 두산전에서 최원태가 3이닝 9실점으로 부진했던 이후로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12일 한화전에서 실책을 범한 주전 포수 박동원이 1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장정석 넥센 감독이 최근 1군 경험이 많았던 주효상에게 선발 출장 기회를 주면서 두 선수가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최원태는 91개의 공으로 7이닝 5피안타(1홈런) 6탈삼진 1사사구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27명의 타자 중 18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고 22명과 5구 이내 승부하는 등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경기 후 최원태는 "오늘 투심 패스트볼에 힘이 있어서 안타를 맞아도 계속 공격적으로 던졌던 게 통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원태는 주자가 없을 때는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공을 던지다가 위기에서는 주효상의 리드에 따랐다. 주효상은 "주자가 없을 때는 원태 형이 자신있는 공을 던졌다. 주자가 있을 때는 제가 타자의 약점과 오늘 잘통하는 구종을 생각해서 리드했다. 오늘은 원태 형의 슬라이더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최원태 역시 "오늘 위기에서 효상이가 잘 이끌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주효상은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승리를 견인했다. 주효상은 5회 무사 1루에서 1루수 앞으로 흐르는 기습 내야안타를 때려낸 데 이어 5-1로 앞선 6회에는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그는 이어 7회 2사 1,3루에서 중월 스리런을 쏘아올리며 데뷔 첫 홈런, 첫 3안타 경기의 기쁨을 맛봤다.

이제 프로 2,3년차에 불과한 선수들의 활약은 팀에 1승 이상의 의미를 안겼다. 최원태는 올해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로 활약 중이고 주효상은 주전 포수 박동원의 뒤를 받치며 부지런히 포수 수업을 받고 있다. 앞으로 팀의 10년 이상을 책임질 투수와 포수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그라운드에서는 쾌투와 맹타를 선보인 두 선수지만 경기 후에는 쾌활한 20대 초반 청년들로 돌아갔다. 주효상은 최원태와의 호흡에 대한 질문에 "오늘 원태 형이 맛난 것 사준다고 했어요"라며 밝게 웃었고,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최원태는 주효상을 보자마자 "뭐 먹을래?"라고 물어보며 겹경사를 맞은 날 '축하 파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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