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전 지시하는 이정철 감독(가운데) ⓒ KOVO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제 공식적으로 칭찬하면 안 되겠다."

급기야 '칭찬 징크스'라는 말까지 꺼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칭찬하면 꼭 경기가 안 풀린다"며 나름의 고민을 털어놨다. IBK기업은행은 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셧아웃 승리를 챙기며 4승 1패 승점 12점을 기록했다. 리그 1위에 올라 있고, 2위 흥국생명과 승점 3점 차다.

이 감독은 GS칼텍스전을 앞두고 "그동안 김희진과 박정아가 같이 잘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한 명이 잘하면 한 명은 처지는 게 다반사였다"며 두 선수 덕에 올 시즌 순항하고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선 박정아와 김희진은 평소보다 몸놀림이 둔했다. 24득점을 올리며 분투한 매디슨 리쉘과 달리 박정아 10득점, 김희진 6득점에 그쳤다.

이 감독은 인터뷰실에 들어서자마자 "경기 전에 김희진이랑 박정아가 같이 잘한다고 칭찬했더니 오늘(8일)은 둘이…"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이제 조금 괜찮다 싶어서 칭찬하면 안 풀리고.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껄껄 웃었다.

1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선수들에게 조금 야박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감독은 "칭찬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도로공사와 개막전을 앞두고 김천에 가서 다들 몸이 진짜 좋았다. 징크스를 깨보자는 생각에 선수들에게 '이대로만 하면 된다'고 칭찬했다. 내심 징크스를 언젠가 깨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도로공사에 박살(0-3 패)이 났다"고 털어놨다.

소극적인 플레이를 지적했던 김미연은 반대로 경기에서 6득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하며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이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김)미연이가 득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성공률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리쉘과 관련해서는 "박정아 김희진이 무너졌을 때 그나마 반대쪽에서 (점수가) 나와서 다행이었다. 같이 전염되면 경기 못 이긴다"고 했다.

기복을 줄이면서 안정감을 찾는 게 목표다. 이 감독은 "굴곡이 심하면 벤치는 애간장이 탄다. 파도가 잔잔하게 쳤으면 좋겠는데, 힘들다. 팀에 안정감을 주려면 기복을 줄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희진과 박정아에게 한번 더 따끔한 말을 남겼다. 이 감독은 "선수 본인과 팀이 안 풀릴 때 다른 길을 찾아야 하는 데 둘은 못 찾고 있다. 예를 들어 공격이 안 풀릴 때 두 선수는 키가 크니까 블로킹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서 득점할 방법을 찾으면 공격까지 풀릴 수 있다. 안 풀릴 때 반전시킬 수 있는 걸 찾아야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과 선수가 될 수 있다"며 계속 풀어야 할 숙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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