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허락됐던 '특별한' 선수, 폐 혈전으로 별세…향년 5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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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재키 로빈슨을 기리기 위해 등번호 42번을 달았고, 메이저리그 전체 영구결번 이후에도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선수였던 부치 허스키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뉴욕 메츠는 15일(현지시간) 구단에서 5시즌을 뛰었던 허스키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메츠는 구체적인 사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구단 동문 관계 담당 부사장 제이 호위츠는 디애슬레틱 타일러 케프너 기자에게 허스키가 폐에 생긴 혈전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허스키는 최근까지 고향인 미국 오클라호마주 로턴에서 생활 중이었다.
1971년생인 허스키는 1989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메츠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199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7시즌 동안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그중 5시즌을 메츠에서 보냈으며 시애틀 매리너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미네소타 트윈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도 뛰었다.
키 190㎝가 넘고 몸무게 110㎏에 달했던 허스키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로 이름을 알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타율 0.267, 출루율 0.318, 장타율 0.442, 86홈런, 98개의 2루타와 336타점이다. 수비에서는 3루수와 1루수뿐만 아니라 좌익수와 우익수까지 소화했다.
커리어하이는 1997년이었다. 메츠 소속으로 타율 0.287, 출루율 0.319, 장타율 0.435를 기록하면서 24홈런과 26개의 2루타, 81타점을 올렸다. 당시 바비 밸런타인 감독이 이끌었던 메츠는 88승74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올랐다.
하지만 허스키라는 이름이 메이저리그 역사에 특별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성적만이 아니다.
바로 등번호 42번 때문이다.
허스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마지막까지 42번을 달 수 있었던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로 인종 장벽을 무너뜨린 재키 로빈슨을 기리기 위해 메이저리그는 1997년 42번을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특정 구단이 아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하나의 등번호가 영구결번된 역사적인 결정이었다.
허스키는 메이저리그에 처음 올라온 1993년엔 10번을 달았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 로빈슨의 삶을 알게 된 뒤 깊은 영향을 받았고, 1995년부터 로빈슨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42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허스키는 당시 뉴욕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될 기회가 생긴다면 그의 번호를 달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그 의미를 상당히 자주 생각한다. 나에게는 정말 많은 의미가 있다. 그의 이름과 같은 문장 안에서 내 이름이 언급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리고 1997년 4월 15일, 허스키는 역사적인 순간을 현장에서 맞았다. 당시 메츠와 LA 다저스의 경기가 열린 셰이스타디움에서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로빈슨의 42번을 메이저리그 전체 영구결번으로 지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이미 42번을 사용하고 있던 선수들에게는 예외가 적용됐다. 이들은 은퇴할 때까지 계속 42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셀리그 커미셔너는 당시 관중 앞에서 "현재 42번을 달고 있는 선수들, 재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번호를 달고 있는 메츠의 부치 허스키와 같은 선수들은 선수 생활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규정 덕분에 허스키를 비롯해 훗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뉴욕 양키스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 등 기존 42번 선수들은 영구결번 이후에도 해당 번호를 달았다.
허스키는 그 순간을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였다.
그는 영구결번 발표 직후 "내 인생에서 이런 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메이저리그가 재키의 번호를 영구결번했다는 것은 내가 인생에서 받을 수 있었던 최고의 보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감격했다.
허스키는 메츠를 떠난 뒤에도 시애틀과 미네소타에서 42번을 사용하며 로빈슨을 향한 존경심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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