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디즈' 지키려는 JYP vs "팀에 남고 싶다" 건일...갈등 장기화 조짐[초점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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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지호 기자]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건일을 둘러싼 탈퇴 과정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JYP엔터테인먼트가 팀 활동 중단과 전속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하며 5인 체제 전환을 선언했지만, 건일 측은 "자진 탈퇴한 적도, 계약 해지에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미 회사가 팀의 미래를 건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건일은 여전히 그룹에 남고 싶었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양측의 갈등이 계약과 활동 권한을 둘러싼 문제로 번질 가능성까지 생겼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3일 "건일과 더 이상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활동을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속계약 해지와 팀 탈퇴를 발표했다. 당시 회사는 "최근 불거진 건일 관련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당사자와 여러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한 끝에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발단은 건일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의 폭로였다. 온라인에는 건일과 나눈 것으로 주장된 대화와 음성 녹취 등이 퍼졌고, 이 과정에서 팬들을 향한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제 중 다른 이성을 만났다는 주장과 멤버 및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했다는 내용도 함께 확산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건일은 일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공개한 입장에서는 "팬들에게 상시적·반복적으로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나 멤버들을 험담했다는 내용, 교제 중 다른 이성을 만났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쟁점은 ‘탈퇴가 누구의 결정이었느냐’는 부분이다. 건일은 JYP의 발표 당일 팬 소통 플랫폼에 글을 남기며 "끝까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로 남아 여섯 명의 팀을 지키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회사의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멤버들을 응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당시만 해도 회사 결정에 따라 팀을 떠나는 모양새로 정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입장이 달라졌다. 건일 측 법률대리인은 공식 입장을 통해 "건일이 스스로 그룹을 탈퇴한 사실이 없고, 전속계약 종료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JYP가 앞서 밝힌 '상호 합의'라는 설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건일 측은 "해당 사안이 전속계약을 해지할 정도의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보다는 JYP와 원만하게 대화를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혀 협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문제는 이미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활동 체제가 건일이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건일의 이탈이 발표된 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일본 대형 음악 축제 ‘서머소닉 2026’ 출연을 취소했다. 오는 9월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예정돼 있던 세 번째 팬미팅 ‘THE X-TOWN’ 역시 열리지 않게 됐다. JYP는 주연, 오드, 정수, 가온, 준한으로 구성된 5인 체제를 공식화하며 팀 재정비에 들어갔다.
밴드라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특성상 건일의 공백은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의 멤버 변화와는 다른 부담을 안긴다. 건일은 보컬 포지션을 중심으로 개인 활동을 병행해온 멤버가 아니라 팀의 리듬을 책임지는 드러머이자 리더였다. 멤버 한 명의 빈자리가 곧바로 실제 합주와 공연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대로 건일 개인에게도 팀 탈퇴는 치명적인 변화가 될 수 있다.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수준급 연주 실력을 갖췄다고 평가받아왔지만, 아이돌 밴드에서 드럼을 맡아온 멤버가 기존 그룹의 이름과 음악을 떠나 홀로 새로운 활동 기반을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솔로 보컬이나 배우처럼 개인 이름으로 곧바로 활동 방향을 전환하기도 어렵다. 새로운 밴드를 만들거나 세션 연주자, 프로듀싱 등 다른 음악적 영역을 개척할 수는 있지만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에서 쌓아온 팬덤과 활동 기반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건일 입장에서 팀 탈퇴가 사실상 지금까지 이어온 ‘밴드 음악인으로서의 커리어’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하는 결정에 가까운 이유다.
그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자진 탈퇴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고, 앞서 팬들에게도 끝까지 팀에 남고 싶었다고 밝힌 배경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자신의 음악 활동 기반 자체가 걸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면 JYP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을 뒤집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생활 의혹과 팬을 향한 부적절한 발언이 동시에 불거진 상황에서 아이돌 밴드의 핵심 자산인 팬덤 신뢰와 팀 전체의 이미지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건일 한 명의 활동 지속 여부가 다른 다섯 멤버의 향후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로서는 개인보다 팀을 우선하는 판단을 내렸다고 볼 여지가 있다.
실제로 JYP는 논란 직후 해외 페스티벌과 팬미팅 취소라는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건일을 제외하는 결정을 택했다. 이는 단기간의 일정 차질보다 향후 팀 운영의 안정성을 더 중요하게 봤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그동안 JYP가 아티스트의 태도와 팀워크를 중요한 기준으로 강조해왔다는 점도 이번 결정을 바라보는 배경 중 하나다. 팬과의 관계가 특히 중요한 아이돌 시장에서 개인의 언행 논란이 그룹 전체로 번질 경우 빠르게 선을 긋는 것이 나머지 멤버들을 보호하는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JYP가 ‘상호 합의’를 밝혔고 건일 측은 ‘동의한 적 없다’고 맞서면서 가장 중요한 계약 종료 과정에 대한 양측 설명이 정반대로 갈렸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실제 계약 해지 절차와 협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핵심은 앞으로의 협상에 달렸다. 건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멤버와 팬들에게 사과하면서도 팀을 떠나는 결정까지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JYP는 이미 건일 없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미래를 공식화했다.
팀을 지키기 위해 건일과 결별을 택한 회사와, 그룹에 남아 음악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건일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건일 측이 현재까지는 소속사와의 원만한 해결을 희망한다고 밝힌 가운데, JYP가 5인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지, 양측이 새로운 합의점을 찾을지, 혹은 전속계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번질지가 향후 양측의 논의를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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