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에 '멘붕', 3년이나 야구공 놨던 선수가 돌아왔다 "솔직히 뽑힌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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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양, 신원철 기자] 1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열린 2027년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 행사에는 2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최지만(울산 웨일즈)이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한 가운데, 과거 전주고와 원광대에서 뛰었던 박명헌은 남다른 사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대학 시절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해 야구를 그만뒀다가 3년 동안 다시 몸을 만들어 트라이아웃에 도전했다. 그는 자신이 지명받을 확률이 희박하다는 걸 안다면서 이번 경험을 토대로 야구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명헌은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준비한 만큼 날씨도 좋았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준비한 건 보여드렸다. 수비에서 어깨를 더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라운드 상태가 안 좋았던 점은 아쉽다"며 트라이아웃을 돌아봤다.
그동안 독립리그 고양 PIC 소속으로 경기도리그에 뛰면서 인스타그램에 KBO리그 드래프트에 재도전하는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나이도 있고(1999년생) 해서 조금이라도 어필을 할 수 있다면 뭐든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어서 SNS를 시작했다. 또 많은 선수들이 SNS를 활용하는 걸 보면서 영감을 받아서 시작하게 됐다. 영상을 찍으면서 내 폼에 대해 더 자세히 보게 되더라. 편집할 때 많이 보게 된다. 그때 안 좋았던 점, 좋았을 때의 패턴 같은 것들이 보였다. 그런 걸 보면서 연구하고 그랬다"고 얘기했다.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 이유는 야구에 한이 남아서라고 했다. 22살 나이에 사고를 당해 야구를 그만두게 됐지만 아직 야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박명헌은 "(사고)당시에는 멘탈이 많이 무너졌다. 3년 동안 아무것도 안 했다. 살도 많이 쪘다. 그러다 내가 20대 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는데, 손가락 때문에 야구를 강제로 그만두게 된 게 너무 한이 됐다.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서, 딱 한 번만 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 지금은 공 던지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준비하는 시간도 길었다. 그는 "몸을 만든 기간은 2년, 야구공을 다시 잡은 건 1년 반 정도다. 3년 정도 준비했다며 "마음이 시원하다. 3년 동안 나를 통제하는 삶을 살았다. 먹는 것부터 운동하는 것까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싸움을 했다. 그래도 여기서 내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트라이아웃 전에는 중학교 때 같이 뛰었던 정철원(롯데)에게 응원을 받았다고. 박명헌은 "같이 뛰었던 프로 선수는 중학교 때 같이 한 정철원(롯데)이 있다. 안 그래도 트라이아웃 전에 연락이 왔다. 잘 하고 오라고 응원해줘서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배지환, 정은원 등과 같은 나이이기도 한 박명헌은 "야구선수 대부분이 프로에 가서도 살아남지 못한다. 나도 평범한 선수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준비하면서 딱 한 타석이라도 프로에 서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했다"며 "프로에 가서 인터뷰하는 상상을 많이 했다. 수훈선수 인터뷰 대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 하면서 힘든 시간을 버텼다"고 얘기했다.
고교 대학 졸업 선수들도 뽑히기 쉽지 않은데, 사고로 공백기가 있었던 선수가 지명을 받기는 더욱 어렵다. 사실 박명헌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현실적으로 뽑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기회가 왔을 때 꼭 잡고 싶다. 그래서 준비했고, 혹시라도 뽑힌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KBO나 구단에 소속이 돼 야구 쪽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정철원이 일본어 배워서 통역 일을 한 번 해보라고 하더라. 만약 뽑히지 않으면 일본어를 배워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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